CULTURE

첫 데이트에서 공개해야 할 필수 항목 9

2023.03.17김지현

데이트 초반, 서로가 서로에게 어디까지 알려줘야 할까? 직업부터 정치 성향, 종교, 알레르기 유무까지. 선택이 아닌 필수로 공유해야 하는 항목.

① 당신의 계획이나 의도

상대방에게 당신이 세워 둔 노후 계획이나, 가지고 있는 재산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당신이 결혼을 목표로 장기적이고 진지한 만남을 유지할 생각이 없다면 상대방에게 당신의 의도를 명확하게 표현하자. 상대방은 결혼을 위해 만남을 이어갈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첫 데이트에서 당신과 상대방의 의도가 동일하지 않다면, 애초부터 서로의 기대치를 조율하고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② 정치 성향

아무리 캐주얼한 관계 일지라도 각자의 정치 성향은 밝히는 게 좋다. 서로 다른 정치 성향이 다툼의 소지가 되기 충분하다. 두 사람이 만나는 동안 정치적인 이야기를 절대 언급하지 않기로 약속한다면 괜찮다. 그렇지 않은 이상 더 깊은 관계에 이르기 전에 상대방이 선호하는 정당, 정치와 관련된 가치관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자.

③ 자녀 유무

‘프렌즈 위드 베네핏’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숨겨둔(?) 자녀가 있는지 알아야 하며, 당신의 자녀 유무 역시 알려야 한다. 상대방이 당신의 아파트에 널려 있는 장난감을 발견하기 전에 말이다.

④ 알레르기 유무

당신은 메신저, 각종 SNS 프로필 이미지 모두 반려묘로 도배되어 있는 프로 ‘집사’이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상대방과 세 번째 데이트 중,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 당신 니트에 붙은 몇 가닥의 고양이 털만으로도 이미 상대방의 코가 간질거리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약을 복용하며 알레르기를 극복하지 않는 이상 당신은 더 이상 만남을 이어갈 수 없다. 더불어 당신이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첫 데이트에서 말해주지 않아 남모르는 배신감만 들 뿐이다.

⑤ 사는 곳

바로 맞은편에 살 필요는 없지만, 너무 먼 곳에 산다면 미리 알려야 한다. 합정에 사는 당신과 술 한잔 하기 위해 천안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⑥ 종교

12월 25일.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공휴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중요한 종교 기념일이다. 당신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계획할 수 있지만, 상대방은 교회 혹은 성당에 가야 하는 일정이다. 결국 크리스마스에 제대로 된 데이트를 즐기지 못하게 된다. 물론, 연애 초반에는 서로 일정을 조율하며 종교 문제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관계가 깊어질수록 이 평화가 유지될까. 절대 아니다. 종교 문제는 그 무엇보다 두 사람 사이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니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설명이 필요하다.

⑦ 못 먹는 음식이나 금주 여부

소개팅하는 상대가 비건이라면, 데이트를 할 때 고기를 먹자고 제안하기 어려울 것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상대에게 술을 권하거나 바에서 즐기는 데이트를 계획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식단에서 제한적인 부분은 미리 말해주는 게 좋다. 그 누구도 상대방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사실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을 거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⑧ 직업

만약 소개팅한 상대방이 바텐더라고 생각해 보자. 새벽 2시에 출근, 오전 9시 퇴근 후 오후까지 연락 두절이다. 당신과 생활패턴이 전혀 다른 사람과의 연애는 쉽지 않다. 데이트 가능한 시간대도 맞지 않으니, 만날 수도 없다. 관계를 발전시키기 전 상대방의 직업과 생활패턴을 미리 파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

⑨ 데이트가 만남의 목적이 아닌 경우

첫 데이트에서 서로 꺼려 하는 스타일에 대해 언급하는 게 좋다. ‘크롭티’가 유행이라지만, 만약 당신이 배꼽을 드러내고 데이트를 나온다면 상대방은 당황할 수 있다. 관계가 잘 이어지는 상황이더라도 자신이 꺼려 하는 모습을 본다면 솟아오르던 애정도 차갑게 식게 되니 말이다.

에디터
글 / 베카 그림(Beca Grimm)
이미지
엘리샤 테이톤(Alicia Tat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