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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고수들이 알려주는 밀당 잘하는 법 8

2023.03.18정은아

여지껏 당신은 밀당에 대해 착각하고 있었다. 밀당은 단어 그대로 밀고 당기는 게 ‘동시에’ 일어나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말을 해도 잘 모르겠다고? 그런 당신을 위해 썸타는 상대를 안달나게 하는 고단수의 밀당법을 공개한다.

읽고 씹어라

첫 번째부터 이게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싶을 거다. 미안하지만 어그로 끌었다. 잠깐 화는 가라앉히고 한국말을 끝까지 들어보자. 여기서 중요한 점은 ‘카톡을 읽고 씹은’ 뒤에 답장을 하라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톡 ‘1’ 숫자가 없어지는 것 때문에 읽으면 바로 답장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카톡이 왔을 때 이미 미리보기로 다 읽은 뒤에 일부러 늦게 보내면서 그걸 밀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애석하게도 그거 밀당 아니다. 1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답장이 없다면 바쁘겠거니 넘어갈 수 있지만 1이 사라진 상태인데도 답장이 없는 경우라면? ‘이렇게 연락이 끊기는 게 아닐까?’ 상대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당신의 답장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그 때 당신에게 상대의 관심이 한 번 더 쏠리게 된다. 그래서 이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을 안달나게 만드는 밀당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자주 하게 되면 상대의 마음이 식어버릴 수도 있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니 최대 2번까지만 해보는 걸 추천한다.

먼저 자라

썸을 타다보면 ‘내가 왜 이런 쓸데없는 말들을 주고 받으면서까지 연락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지 않나? 서로 썸이라는 명목 하에 재미없는 대화들로만 꾸역꾸역 이어나가던 상황이 올 때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럴 때는 그냥 먼저 자라. 연락을 멈추기에 잔다는 것만큼 가장 좋은 핑계가 없다. 본인의 일정을 핑계삼아 바로 끊어버리되 내일 일어나서 연락한다는 약간의 당기기도 꼭 포함시키자. 그러면 밀당의 효과는 모두 적용이 되면서 상대 역시도 연락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내일 올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연락은 지속적으로 주고받는다고 해서 그것이 관계를 계속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재미없는 대화를 질질 끌고 가면 당신을 지루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될 수도 있다. 가끔씩은 둘 사이의 공백이 있어야 그 사이에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되고 본인의 감정도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법이다. 오늘의 연락은 여기까지만 하고 내일 더 재밌게 하면 된다.

마지막 카톡에 답장을 해라

먼저 자라고는 했지만 카톡을 씹으라고는 안 했다. 보통 사람들은 밀당을 한답시고 자기 전 상대방에게 온 ‘잘자’같은 마지막 카톡에 답을 안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사실 이건 당신 혼자서만 밀당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다. 실이 되면 실이 됐지 절대로 득이 될 수가 없는 행동이다. 이건 완전한 밀기에 해당하는 행위라 상대방은 읽고 씹혔다는 느낌을 받는 바람에 되려 상처를 주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럴 때는 짧막한 카톡을 보내더라도 무조건 마지막 답장을 하는 것은 당신이 되어야 한다. “잘자”라며 마무리를 암시하는 연락이 왔을 때 “넹” 정도의 가볍고 쿨한 답장을 보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이미 답장을 받은 상황이라 더 보낼 말이 없게 되고 자연스레 내일 선톡 연락의 주도권도 상대방이 갖게 된다. 그저 당신은 내일 상대방의 잘 잤냐는 선톡과 함께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할 준비만 하면 된다.

사소한 질문에도 성의있게 답장을 해라

“밥 먹었어?” “뭐해?” “잘 잤어?” 이 삼총사는 썸 타는 사이에서 꽤 자주 등장하는 질문일 것이다. 관계 진전에 아무런 효과도 없는 진부한 질문이지만 여기서도 당신이 상대방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밥 먹었어?”라고 물었을 때 “나 오늘 라멘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가고 싶었던 맛집이 문을 닫아서 그냥 옆집에서 아나고 텐동 먹는중”이라고 답장해보자. 지금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의 표정이 보인다. 무슨 보고서 제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뭔가 싶을 거다. 상대방 역시도 밥 먹었냐는 질문에 저렇게 자세하고 긴 대답을 받아본 적이 없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이런 대답 방식이 실제로 먹히는 것이다. 연락 이어가기 느낌으로 전혀 의미없이 하는 메뉴얼적인 질문에도 이런 성의있는 대답으로 간접적인 호감을 보여줘야만 한다. 사람들은 본인에게 성의있게 대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지 결코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의 그런 모습이 여태 만난 사람들과는 다른 신선하고 의외의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썸에서 중요한 건 뻔하지 않은 신선함이라는 걸 잊지 마라.

사진을 찍어 보내라

이 행동은 지큐의 예전 기사 중 썸 판별 체크 리스트에도 실제로 있는 항목이다. “나 지금 누구와 뭐 하고 있어”를 함축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바로 ‘사진 전송’이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상대방 모습도 볼 수 있고, 지금 뭘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에 썸의 필수 코스니까. 그래서 사진을 보내면 호감이 있다는 걸 들킬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밀당이랍시고 보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되게 하수의 사고방식이다. 이 세상에서 통상적으로 호감 시그널이라고 못박아둔 행동인데 그걸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진짜 바보같은 짓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히는 사람들을 위해 사진을 보내면서도 은근한 밀당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예를 들어 음식 사진을 찍어 보낼 때는 “내가 아무한테도 안 알려준 맛집인데 너한테만 알려주는 거야”라며 특별하게 상대에게만 해준다는 것을 어필하는 거다. 이것이 대놓고 같이 가자는 둥 직접적으로 호감을 내비치는 표현은 아니기에 상대방 입장에서는 본인에 대한 약간의 호감을 느끼면서도 적당히 생각할 여지도 남게 된다.

번개 약속에 나가지 마라

밤 늦게 뜬금없이 보자고 불러내는 연락이나 잠깐 보자고 하는 약속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거절해라. 잠깐 만났을 때 고백을 받아 썸이 연애로 발전했다는 경우는 태어나서 들어본 적이 없다. 외롭거나 심심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게 뚜렷한 상대의 의도가 이미 굉장히 불순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은 우아하게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미안해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주말에 볼까?” 꼭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내용을 담아야한다는 점도 잊지 말자. 여기서 내포되어 있는 포인트는 네가 만나자고 할 때마다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은근슬쩍 보여주는 것이다. 만약 거절하면 마음이 식을까봐 걱정이 된다고? 그러면 그 사람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거나 이기적인 사람일 게 분명하다. 설령 사귀게 되더라도 당신의 상황은 고려하지도 않고 항상 본인이 보고싶을 때 봐야하고 본인 시간될 때 맞춰줘야 하는 피곤한 스타일인게 뻔히 보인다. 만약 지금 썸 단계에서도 만나주지 않는다고 서운한 티를 낸다면 옳다구나 사람 한 명 쉽게 걸렀다고 생각하고 당장 그 사람 곁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도주하자.

뜬금없는 시간에 연락을 해라

뜬금없는 시간에 연락을 하라고 했다고 전 남자친구마냥 모두가 잠든 새벽 세시에 “자니?” 따위의 연락을 보내라는 게 아니다. 그건 정말 너무 뜬금없는 거다. 당신과 상대가 연락을 어느 정도 주고받은 상태가 되면 분명 24시간 중에서 연락을 하지 않는 시간대가 존재할 거다. 예를 들어 당신이 아침 시간에는 출근 준비로 바쁜 사람이라면 아침 7시에 일어나서부터 9시 출근 버스를 탈 때까지 두 시간은 답장을 하지 않는 유형인 것처럼 말이다. 평소에는 안 하던 아침 7시부터 9시 사이, 바로 그 때가 당신에게 뜬금없는 시간이다. “출근 준비하면서 듣고 있는 노랜데 좋아서 보내”같이 평소에는 연락을 하지 않던 뜬금없는 시간에 네 생각이 나서 연락했다는 식의 카톡을 한 통 띡 보낸다면 진짜 이건 고단수의 밀당이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당신과 썸을 타는 상대방은 아마 그 날 출근부터 퇴근까지 주구장창 그 노래만 연속재생으로 들을 지도 모른다.

전화하다가 끊어라

자꾸 극단적으로 말해서 진심으로 미안하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효과는 확실하니 집중하자. 썸을 타게 되면 기본적으로 전화를 오래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 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한창 전화를 하다 “잠시만 나 지금 꼭 받아야 하는 전화가 와서 조금 이따 연락할게”하고 전화를 끊어라. 본인보다 다른 사람의 전화가 더 우선이라는 생각에 연락이 없는 동안 상대가 서운함을 느끼게 될 수는 있다. 그래서 끊은 뒤에 보내는 답장이 매우 중요하다. “친구랑 진지한 이야기가 있어서 이제 끝났어” 혹은 “당장 처리해줘야 하는 급한 연락이었어”처럼 상대의 전화를 끊고 그 통화를 꼭 했어야만 하는 이유를 친절하게 카톡으로 설명해주면 된다. 초반에는 상대도 서운할 수는 있겠지만 그에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준다면 서운해도 이해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전화를 끊는 행동으로 약간 밀었다가도 나중에 누구랑 무엇때문에 통화를 했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당기기까지 확실하다. 이건 뭐 아주 혼자 북도 치고 장구도 칠 수 있는 상당한 밀당이다.

주의점

연애를 잘 하고 있거나 썸이 확정인 상태로 잘 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절대 사용하지 말자. 그건 예쁘고 단단하게 모래성을 빚고 있는데 갑자기 물을 확 끼얹는 거나 마찬가지인 어리석은 행동이다. 이건 약간 헷갈리는 썸린이 초기 단계에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승부수 밀당인 점을 고려해서 알맞게 사용하도록 하자. 

에디터
글 / 정은아 (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