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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이즈 "우리의 색을 더 정확하게 가다듬는 것에 더 욕심내고 있는 시기예요"

2023.03.21신기호

주연과 큐의 멈추어본 적 없는 걸음 안으로.

큐가 입은 블레이져, 블라우스, 모두 생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주연이 입은 코트, 셔츠, 타이, 모두 드리스 반 노튼.

주연이 입은 니트 톱, 아미. 데님 팬츠, 디젤. 네크리스, 아크네 스튜디오. 큐가 입은 니트 톱, 에트로. 데님 팬츠, 디젤. 네크리스, 아크네 스튜디오.

보머 재킷, 에트로. 데님 팬츠, 돌체&가바나. 앵클부츠, 디젤.

보머 재킷, 에트로. 데님 팬츠, 돌체&가바나. 앵클부츠, 디젤.

니트 톱, 보디 at 무이.

재킷, 데님 쇼츠, 모두 펜디. 라운드 토 로퍼, 아미. 화이트 톱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더보이즈 ‘메댄즈’ 조합이에요. 둘이서 찍는 화보는 처음이죠? 주연과 큐는 평소 케미가 좋은 멤버로 꼽히는데, 어떨 때 코드가 잘 맞는다고 느껴요?
Q 음…, 술 마실 때?(웃음) 저희 둘 다 분위기가 중요해서요.
JY 주종은 상관없는데, 꼭 괜찮은 곳에서 마셔야 해요. 만약 소주에 꽂혔다면 엄청 오래된 포차를 찾아보는 식이지, 일반 삼겹살집에서 먹고 싶진 않은 거죠.
Q 가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식당을 몇십 분이고 찾는 그런 점이 닮았죠.
GQ 최근엔 뭘 마셨어요?
JY 와인.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고 찾고 또 찾아서 갔죠. 둘이 겹치는 친구가 많아서 종종 함께 마시는데‚ 둘이 술친구로 케미가 좋아요.
GQ 큐가 휴대 전화를 켜놓고 자면 자동으로 꺼지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주연이 늘 휴대 전화를 꺼준 거였다면서요. 그 밖에 둘만 아는 미담 또 없나요?
Q 그랬었나…?
JY 내가 많이 꺼줬어. 근데 사실은 시끄러워서 끈 거예요.(웃음) 미담이라고 하죠 뭐. 휴대 전화도 꺼주고, 문도 닫아주고, 많이 챙겨주고 싶었어요.
GQ 이제는 이산가족 됐죠? 전원 독방을 쓰게 되면서 숙소가 갈라졌다고요.
Q 이제 1년쯤 됐어요.
GQ 독방 쓰니 어때요?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J/Q 장점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일동 웃음)
JY 왜냐면 저희도 성인인데 7~8년 동안 숙소를 함께 썼어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안 그래도 맨날 바쁘고 24시간 붙어 있는데, 방에서 잘 때만은 편하고 싶죠.
Q 혼자만의 생각도 필요하고 힐링할 시간도 필요하고요. 근데 각자 방을 쓰니까 오히려 더 친해졌어요. 쉬는 날도 보고, 더 찾게 돼요.
JY 근데 또 사람이 간사한 것이 원래는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방을 혼자 쓰다 보니 심심해서 주로 거실에 나가 있는 것 같아요.
GQ 여전히 숙소 생활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어요?
Q 가끔 나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혼자 있는 게 편할 때도 있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멤버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한 시기를 넘기고 있더라고요.
GQ 멤버 한 명씩 인터뷰하던 콘텐츠는 잠정 중단인가요? 자칭 천재 PD 주연의 유튜브 <이주연의 동행>요.
JY 무조건 할 거예요. 장기 프로젝트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GQ 촬영마다 천재 PD가 질문지를 직접 준비했다고 들었는데, 큐에게 했던 질문을 역으로 준비했어요. “연습생 때 꿈꾸던 아이돌의 삶과 실제 아이돌의 삶의 모습이 다르냐”고 물었었죠?
Q 기억나요. 얼마나 차이 있어?
JY 엄청 크죠. 전 데뷔하면 1년 안에 슈퍼스타가 될 줄 알았거든요.
GQ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는 뜻이겠죠?
JY 네. 자신 있었고, 멋지고 좋은 모습만 보여줄 줄 알았는데 현실은 너무 다른
거예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커서 힘들었어요. 불과 작년까지도요.
GQ 음악 방송에서 1위 하는 인기 그룹인데도요?
JY 팬들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더보이즈의 희망과 기준치는 되게 높단 말이에요. 올해 들어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삶은 재밌는 게임인 거고, 한 번에 내 맘대로 안 되니까 재밌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전환하게 됐거든요. 지금은 과정 자체를 즐기려고 바라보는 편이에요.
GQ 옆에서 이렇게 고민하면 큐는 뭐라고 해줘요?
Q 실은 11명 다 똑같이 느끼고 있는데, 저도 올해 되게 건강한 마인드로 세팅했어요. 극장판 <짱구>에서 중성 마녀가 하는 말이 있어요. “얘야, 인생이란 원래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란다. 그래서 인생이 재밌는 거 아니겠어?”
JY 딱 내 마인드네! 이런 게 비슷하다니까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
Q 처음엔 재밌어서 외웠는데, 이 대사를 생각하고 내뱉는 것 자체로 마인드가 다시 세팅되더라고요. 힘든 순간에 주문처럼 말해보면 ‘그치, 그래서 인생이 재밌는 거 아니겠어?’ 하고 열심히 하게 돼요.
GQ 반대로 큐가 주연을 인터뷰한다면 뭘 물어볼 거예요?
Q 많은 사람한테 하는 질문인데, 어떤 걸 할 때 즐거운가?
JY 설레는 어떤 것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존의 방식을 벗어날 때 즐거운 것 같아요. 뭔가를 새롭게 시도할 때 짜릿해요.
Q 저는 퇴근 후 씻고 나와서 침대에 누울 때. 엄청 소확행을 많이 느끼려 하는 편인데, 요즘은 침대에 눕는 순간이 가장 즐겁네요.

큐가 입은 셔츠, 슬랙스, 모두 우영미. 스니커즈, 펜디. 주연이 입은 블레이저, 팬츠, 모두 아크네 스튜디오. 스니커즈, 돌체&가바나.

GQ <이주연의 동행>처럼 개인 콘텐츠를 한다면 큐는 어떤 기획을 할 것 같아요?
JY 추천해줄게. <큐감>.
Q 큐의 감성이라는 뜻이에요.
JY 큐가 보러 가는 전시, 그림, 그리고 쇼핑하러 가는 장소. 네가 좋아하는 것들이 되게 좋더라고. 본인이 뭔가를 좋아하는 테이스트 자체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거니까, 큐의 감성을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사람들이 좋아해줄 것 같아.
GQ 최근 여덟 번째 미니 앨범 로 활동을 끝마쳤어요. ‘큐감’과 주연의 색은 더보이즈 활동에 어떻게 반영됐어요?
JY 팀원이 워낙 많다 보니 프로듀싱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신 멤버들이 회사에 스태프에 대한 니즈는 많이 어필하죠.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Q ‘ROAR’ 트레일러가 정말 멋있게 나왔거든요? 영상 감독님을 저희가 추천했어요. 슬기 선배님 트레일러 작업하신 걸 보고, 회사에 이 감독님이랑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죠. 평소에도 좋은 콘텐츠 보면 항상 캡처해서 함께 공유해요.
GQ 앞으로는 <지큐>도 지정해줄 거죠?
JY 아! 저 <지큐>랑 하고 싶은 게 있어요. 콘셉트부터 로케이션까지, 화보 기획
을 직접 해보고 싶어요. 꼭!
GQ 더보이즈 얘기도 좀 해볼까요? ‘ROAR’ 무대를 봤는데 그냥 ‘섹시하다’, ‘성숙해졌다’는 표현 이상의 무르익은 무언가가 느껴지더라고요.
Q 생각보다는 그런 얘기 많이 못 들었어요.(웃음) 다만 이번엔 마음가짐이 좀 달랐어요. 무대에 설 때 표정부터 무심하게, 열심히 하는 느낌을 내지 않으려 노력했거든요. 자연스럽게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느끼신 게 아닐까요?
GQ 특히 큐의 복근은 작정하고 운동해서 나온 줄 알았죠.
Q 하하, 그런 건 아니에요. 운동은 몸이 안 좋아서 살려고 한 거였는데 우연히 제 의상으로 크롭트 티셔츠가 왔더라고요. 더보이즈 모두가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긴 해요. 타이밍이 ‘ROAR’의 퇴폐미 콘셉트랑 잘 맞아떨어졌고요.
GQ ‘ROAR’ 가사가 범상치 않던데요. “타락한 천사, 낙원, 진실을 뱉은 자, 굶주린 목마름” 등 ‘광야’를 넘어선 느낌이었달까.
Q 가사는 켄지 작사가님이 써주셨어요. “타락한 천사”가 다소 생소한 말이기도 하고, 사실은 저희도 타락해본 적이 없어서 표현하기가 좀 어렵기도 했어요. 그런데 해석하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단어 선택에 전율을 느끼시기도 하고, 좋아해주시는 분도 많아 너무 다행이었어요.
JY 서사와 콘셉트를 가진 곡을 표현해보는 건 아티스트로서 특별한 경험이잖아요. 이렇게 콘셉추얼한 곡도 해봤으니 리스너가 남녀노소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이지 리스닝한 곡은 안 해봐서.
GQ 데뷔 6년 차 아이돌이에요. 그동안 더보이즈의 색을 단단하게 각인시켜 왔는데, 아티스트 개인의 색에 대한 고민도 생길 시기 같아요.
Q 그보다는 여전히 진짜 더보이즈의 색깔은 뭘까 하고 고민하는걸요. 더보이즈 하면 뭐가 떠오를까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더라고요. 우리의 색을 더 정확하게 가다듬는 것에 더 욕심내고 있는 시기예요.
GQ 전 더보이즈 하면 생각나는 말이 “두렵지 않아졌다”예요. 지난 인터뷰에서 종종 그렇게 말한 걸 보고 아티스트로서 나아간다는 건 두렵지 않은 일이 늘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거든요. 최근에 두렵지 않아진 게 있다면요?
JY 말. 예전엔 말하는 게 너무 조심스러웠는데, 오히려 제가 편하게 얘기했을 때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평소에 제가 안 좋은 표현을 하는 사람도 아니니, 그냥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줘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Q 더비를 만나는 게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밝은 모습만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긴장하고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 실망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이제는 팬들이 지창민과 큐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친구같이 편해요.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동료 같은 느낌이랄까.
GQ 주연과 큐는 나중에 어떤 친구가 되고 싶어요? 이를테면 이정재&정우성 배우의 청담 부부처럼.
Q 두 분이 청담 부부예요? 저희는 노부부 케미 하고 싶은데요? 오랜만에 “밥 한번 먹을까?”, “술 한잔할까?” 하면 “좋지~” 하고 만나 쓸데없고 맥락 없는 얘기를 마구 들어주는 편안한 친구가 좋겠어요.
JY <슬램덩크>의 한 장면 같은 친구? 강백호랑 서태웅이 엄청난 회심의 페어플레이를 해서 골을 넣고, 케미라고는 없던 둘이 하이 파이브를 하는 명장면 있잖아요. 저는 그 장면이 그렇게 감동적이었어요. 훗날 우리가 지금 이 시간을 돌아봤을 때, 그렇게 아름다운 장면이 떠오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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