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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썸타는 상대와 사귀지 못한 이유 5

2023.04.28정은아

‘나는 왜 썸이 흐지부지되고 연애까지 가질 못할까?’ 에디터의 주변 친구들이 저 한 편에 묵혀두었던 아픈 기억을 용기내서 털어놓았다. 이 기사를 읽는 사람들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당신도 모르게 했을 지도 모르지만 썸탈 때 절대 하면 안되는 행동들을 공개한다.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

20대 초반 연하의 남자와 썸을 탔던 적이 있다. 나이가 어려서일까? 연락을 할 때도 파이팅이 넘쳤다. 그는 매일 본인이 뭘 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사소한 것도 카톡으로 보내왔다. 심지어는 본인이 시내버스에서 마을버스로 갈아탔다는 환승 정보까지 알려줄 정도였으니까. 마치 내가 그의 선임이 되어 일상을 보고받는 것처럼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 때는 그런 모습이 내 또래의 남자들과는 달라 귀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났을 때도 그는 너무나 TMI였다. 첫 만남에 본인의 아픈 과거사부터 시작해 미래에 어떤 꿈을 이룰 것인지까지 줄줄 얘기했다. 좀 궁금한 게 있어야 관계를 이어나가기 마련인데 나는 지금 그의 인생 철학이 “Do or Die”인 것까지도 알고 있는 상태다. 더 이상 그에게 질문할 게 없어서 결국 연락을 관뒀다. (K, 29, 여)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남자가 좋아하면 먼저 연락을 해야지’ 그런 마음을 호기롭게 먹어놓고서 오지도 않는 그의 연락을 기다리며 슬픈 노래를 듣는 청승맞은 여자가 있다고? 그런 여자가 바로 나다. 내가 썸을 탔던 남자는 당장이라도 사귀고싶을 만큼 내 이상형이었는데 연락하는 패턴이 너무 자기 멋대로였다. 어느 날은 칼답을 하다가도 다음 날이면 3시간에 한 번씩 오는 둥 연락 패턴이 일정치 못했으니까. 그런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내 딴에는 경고를 주는 느낌으로 대뜸 연락을 씹었다. ‘그럼 본인도 잘못된 연락 패턴을 되돌아보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연락도 썸도 끊겼다. 시간이 지나 구)썸남과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는 내가 연락을 씹은 행동이 썸을 끊자는 의미인 줄 알고 상처를 받아 더 이상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아, 그게 아니었는데. (L, 27, 여)

재미가 없다

나는 평소 재밌다는 말을 듣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상대 앞에만 서면 뇌가 고장나서 뚝딱거리는 사람이다. “뭐해?”같이 가벼운 카톡을 보내는 것에도 상대가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수많은 생각을 할 만큼 참 소극적이게 되곤 했으니까. 근데 상대도 그런 나에게 흥미를 잃었는지 점점 연락 빈도 수가 줄다가 결국엔 썸이 끊겼다. 나중에 주변 친구들에게 들어봤는데 내가 재밌는 사람처럼 보여서 매력적으로 느껴졌는데 막상 가까워지고 보니까 본인 생각보다 재미가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만 재미지 매력이 없다는 말과 마찬가지처럼 들려서 심장이 너무 아팠다. 그냥 나대로 할 걸. 역시 자연스러운 게 가장 매력적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매번 써서 먹지 않았던 소주가 그 날만큼은 내 인생보다 달아서 냅다 세 병을 깠다. (J, 24, 남)

남사친이나 여사친이 많다

지인이 연 파티에서 어떤 남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날 서로 눈이 맞아 인스타그램 맞팔로우를 하고 다음날 천천히 인스타그램을 둘러봤는데 아뿔싸. 그는 여사친이 많은 남자였다. 댓글 창이 모조리 여자인 게 상당히 거슬리긴 했지만 댓글을 단 그녀들은 딱히 남자로 생각하진 않는 것 같아 내심 안심이 되긴 했다. 어느 날 만나서 그의 핸드폰으로 같이 유튜브를 보는데 여사친의 카톡이 띠링 울렸다. “내가 짜준 코스대로 데이트하고 있어? 나중에 후기 ㄱ” 데이트 코스마저도 여사친에게 물어봐서 하라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같은 남자라니. 정이 다 떨어졌다. 만약 연애를 시작하게 되더라도 우리가 결혼한 것도 아닌데 이미 시누이가 몇 명은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그만 연락도 마음도 접어버렸다. (H, 28, 여)

썸을 타는 기간이 길다

그녀와 썸 탄 지도 세 달이 넘어간다. 내가 썸을 시작한 날부터 연애를 한 친구가 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자친구 100일 선물 뭐가 좋을까?”를 물어보며 내 속을 박박 긁는다. 남자가 돼서 고백도 안하고 왜 썸만 주구장창 타고 있냐고? 정말로 나는 도저히 이 여자의 속을 모르겠다. 막상 만나면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연락할 때는 전혀 관심없는 사람처럼 보여서 나도 답답해 미칠 정도다. 이 질문을 보내온 에디터이자 내 유일한 여사친에게 그녀의 마음이 어떨지 물어봤더니 썸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여자는 마음이 식는다고 한다. 이 답변지도 보내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쓰리다. 여자는 썸 기간이 길어지면 남자에게 식는다는데 정말 맞을까? 확신이 있을 때 고백하고 싶은데 그녀는 조그마한 틈도 보여주질 않는 걸. (B, 31, 남)

에디터
글 / 정은아 (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