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시간을 지킨다는 건 상대가 시간이 남아 돌아서가 아니라 당신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존중의 첫 번째 태도다. 기본 중에 기본이라 불리우는 ‘시간 약속’인 만큼 혹시나 본인이 아래에 해당된다면 고치도록 노력이라도 해보는 게 어떨까?
시간 계산을 안 한다
이들과 7시까지 만나고 싶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6시에 만나자고 해라. 정직하게 7시에 만나자고 했다간 8시에 만나는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 분명하니까. 예를 들어 집에서 약속 장소까지 지하철 30분 거리라면 이들은 그저 30분 전에 나가면 되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준비한다. 당장 집에서 역까지 가는 시간,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 내려서 약속 장소까지 가는 시간 등 추가로 걸리는 시간 따위는 개의치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 잘 아냐고? 이 기사를 작성한다고 했더니 지각쟁이 친구가 솔직하게 불더라. (J, 26, 여)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압구정에서 만나기로 한 어느 날이였다. 도착하기 직전에 그녀의 위치를 알기 위해 연락을 했다. 그녀는 평소 내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리면 가장 먼저 보고 카톡도 1이 생길 틈도 없이 재깍재깍 답을 하는 핸드폰 중독자임에도 매번 약속 시간이 다 와 갈 때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럴 때면 나는 약속 장소에 가만히 서서 담배를 뻑뻑 뿜는다. 분노와 함께 연소된 첫 담배를 끄고 해탈의 마음으로 꺼내든 두 번째 담배를 물 때쯤 전화가 온다. “어디야?” 이제는 안다. 그녀가 지금 집에서 나왔다는 걸. (K, 28, 남)
애매하게 말한다
“가고 있어” 혹은 “다 와가”라는 말을 친구가 했다면 먼저 가게로 들어가서 맥주나 한 잔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 말을 철썩같이 믿은 채 밖에서 1시간을 넘게 기다렸던 멍청이가 바로 본인이다. 30도가 넘어가던 작년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서 있던 나를 보고 되려 사장님이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할 정도였으니. 화가 난 나는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물어봤다. “솔직하게 말하면 괜히 너한테 욕 먹을까봐···” 그냥 차라리 솔직하게 말해줘, 너의 애매한 말들이 더욱 더 목구멍에 욕을 차오르게 만들 뿐이야. (C, 23, 남)
이미 지각할 생각을 한다
지각쟁이들의 변명은 똑같다. “코리안 타임이야” 처음 들었을 때는 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검색을 해본 적이 있다.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한국인의 시간이라는 뜻으로 약속시간에 일부러 늦게 도착하는 행동이나 그 버릇을 이르는 말이다, 주로 시간 관념이 떨어지는 한국인의 습관을 빗댄 표현이며 늦을 경우 변명을 위해 많이 쓰인다’ 그 놈의 코리안 타임. 친구야, 코리안 타임을 알 시간에 시간 관념을 알아줄 순 없을까? 이런 게 한국인이라면 아마 나는 한국인이 아니라 독일인일 지도 모르겠다. (L, 29,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