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지를 받아오는 것도 정말 오래 걸렸다. ‘이런 게 플러팅이라고?’ 싶을 만큼 티가 안나도 사실 그들은 일주일 내내 당신 생각만 했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절대 못 느꼈겠지만 이미 당신에게 했을 지도 모르는 엠비티아이 I 남자들의 플러팅 방법을 공개한다.
먼저 질문한다
나는 사람한테 궁금한 게 없는 사람이다. 어떻게 살던 그건 그 사람 인생이라고 생각하기에 관심이 없다. 근데 사랑이 뭐라고.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 속에 들어온 그녀만큼은 모든 게 궁금했다.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나는 지, 혹시 친구를 만나면 내 얘기는 하는 지까지 말이다. 그럼에도 이 질문들은 머릿 속에만 있을 뿐 절대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다. 극 I인 나는 여러 질문만 떠올리다가 용기내서 입을 연 게 고작 “올 때 뭐 타고 왔어?”따위 였으니까. 당연히 버스 타고 왔겠지! 아니면 지하철 타고 왔겠지! 말같지도 않은 질문을 했다는 탓에 혼자 마음 속에서 이불킥을 하는데 그녀가 천사같은 미소로 대답하더라. “택시!” 여태 택시라는 말에 반한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 (INTJ, 남)
근처를 빙빙 맴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클럽에 갔다. 그런데 내가 짝사랑하고 있는 그녀가 그 클럽에 있는 게 아닌가. ‘인연인가?’ 이렇게 우연적으로 만난 우리가 진정 인연이 아닐까 생각했다. 반가운 마음에 당장이라도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고 인사를 하고싶었지만 I인 나에게 그건 취해야만 할 수 있는 아주 어려운 행동이다. 그래서 죄없는 맥주만 펑펑 마셔댔는데 이게 술 기운인 건지 아니면 내 마음이 그녀에게 기운 건지 정신만 차렸다하면 내가 그녀 근처만 서성이고 있더라. 설령 그녀가 안 보일 때면 여기저기 찾다가 딱 맞닥뜨려 홀라당 도망을 간 적도 있다. 아마 날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겠지. 사실은 네가 좋아서 그런 건데. (INFP, 남)
연락이 느려도 답장은 한다
“살아있어?” 내 친구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나는 진짜로 죽은 거 아닌가싶을 정도로 연락을 정말 안 한다. ‘굳이?’ 연락을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부고장을 받는 게 아닌 이상 살아있다는 건데 미주알고주알 주고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이런 습관이 오랜 기간 고착된 탓에 고치기가 어렵다. 친구는 쌩까도 그만이지만 썸은 그게 아니지 않나. 답하기 싫어도 연락을 해야만 이어지니까. 좋아하는 사람의 “뭐해?”라는 연락에 답장 하나 보내는 게 몇 날 며칠을 고민할 만큼 내게는 어려운 일이다. 지금 바쁜 건 아닌지 혹은 관심이 없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걸 어떡해. 너도 내게 관심이 있다는 걸 확실하게 표현해준다면 이제부터는 칼답할 수 있는데. (INTP, 남)
눈을 못 마주친다
미치겠다. 그녀의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3초는 무슨 0.0003초도 못 쳐다보겠다. 내 심장 소리가 귓가에 들릴 정도로 뛰어서 고개를 푹 숙이고 폰만 쳐다보게 된다. 나의 이런 행동 때문에 떠나간 여자들이 많지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그러니 잘 될 일이 만무하겠나. 지금도 핸드폰만 보며 이 답변지를 작성하고 있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녀가 한 마디를 건넸다. “나는 네가 좋은데 너는 나한테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그 말을 듣자마자 핸드폰을 던졌다. 사실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은 인스타그램 속 여자들이 아닌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너야. 나는 이제 그녀의 예쁜 눈을 마주해야 해서 답변지는 여기까지만 쓰겠다. (ISFP, 남, 연애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