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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사람들은 이 맛집을 사랑해

2023.07.19하예진

후쿠오카 사는 일본인들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가고 싶은 맛집은?

야스베(安兵衛)
YASUBE

62년 역사의 오뎅 노포
로컬 추천사: “60년 넘게 맛있는 오뎅을 끓이는 일에만 전념해온 82세 장인의 오뎅이 기다리는 식당입니다. 62년동안 명맥을 이어온 만큼, 니시 나카스의 고급 식당가 골목에 들어선 팬시한 식당 사이에서 거의 유일하게 오래된 외관이 오히려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주인 할아버지의 컨디션 탓인지 정기 휴무일인 일요일 외에도 평일에 종종 가게 문을 닫을 때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신을 돌보는 동안 잠시 쉬어간다’고 공지하니 방문 전에 꼭 영업 여부를 체크하세요. 가게의 계정은 손자 재롱에 푹 빠진 노사장의 ‘할비스타그램’으루 운영되는데, 그 덕분인지 정겨운 고향 할아버지네에 오뎅을 먹으러 가는 기분도 듭니다.”
주소: 2-17 Nishinakasu, Chuo Ward, Fukuoka, 810-0002 일본

하이볼바 나카스1923 (ハイボールバー 中洲1923)
HIGHBALL BAR NAKASU 1923

100년 하이볼 바
로컬 추천사: “2023년인 올해 100세를 맞이한 하이볼의 성지입니다. 100년 동안 나카스를 지키며 후쿠오카 애주가들의 2차집이 되어주었죠. 야마자키 18년, 히비키 21년, 하쿠슈 18년, 맥캘란 18년 쉐리 등, 일본 위스키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귀한 위스키를 하이볼로 맛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하이볼 뮤지엄 같아요. 그야말로 genuine quality’ 하이볼을 만날 수 있죠. 그것도 합리적인 가격으로요. 테이블 차지 550엔이 부과되지만 땅콩과 과자 안주가 무제한입니다. 그 맛은 둘째 치더라도, ‘100년 바가 말아주는 하이볼’이라는 점에서도 찾아볼 이유는 충분하지 않나요.”
주소: 4 Chome-4-10 Nakasu, Hakata Ward, Fukuoka, 810-0801 일본

유키(游來)
YUKI

10만원에 만나는 미슐랭 야끼니꾸 오마카세
로컬 추천사: “20석 내외의 프라이빗한 카운터 바에서 미슐랭 셰프가 구워주는 일본산 소고기 오마카세를 즐기는 야키니꾸 식당입니다. 코스는 고기의 질에 따라 8800엔, 11000엔, 13200엔 코스로 나뉘는데, 약 10만 원에 미슐랭 식당의 소고기 코스를 경험한다고 생각하면 이만한 궁극의 가성비도 또 없을 겁니다. 훌륭한 고기의 질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각기 다른 부위마다 저마다 어울리는 다채로운 소스와 가니쉬를 손님 상에 냅니다. 가이세키 요리처럼 정교하고 세심한 페어링을 경험하는 재미가 남다르죠. 올 여름 유튜브 인기 채널 ‘오사카에사는사람들’의 마츠다 부장이 소개한 덕인지 요즘은 한국인 여행자들이 방문이 부쩍 늘었습니다. ‘고기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다’는 말을 온몸으로 느껴보세요”
주소: 5-6 Nishinakasu, Chuo Ward, Fukuoka, 810-0002 일본

멘도 하나모코시 (麺道はなもこし)
MENDO HANAMOKISHI

프라이빗 심야 식당이 숨겨진 라멘 맛집
로컬 추천사: “닭고기 육수의 토리파이탄과 중화 소바를 메인으로 하는 라멘 맛집입니다. 이 가게에는 현지 사람들도 잘 모르는 비밀이 있는데, 밤에 주점으로 심야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오모리현에서 공수한 오리 고기를 DIY 스타일로 육수에 데쳐 먹는 오리탕 샤브샤브가 애주가들을 맞이합니다. 후쿠오카의 미슐랭 셰프들도 몰래 먹으러 올 정도로 소문이 자자한 맛이죠. 이 식당의 본업이 라멘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됩니다. 고기 육수가 배어나 걸죽해진 국물에 자가제면한 다양한 면을 넣어 먹는 코스가 압권이거든요. 하나모코시의 심야식당은 지인과 친구를 대상으로 영업하지만, 지큐 독자라면 환영이니 카모 셰프에게 예약을 문의해주세요!”
주소: 2 Chome-4-35 Yakuin, Chuo Ward, Fukuoka, 810-0022 일본

로바타 산코바시 (炉ばた 三光橋)
ROBATA SANKOBASHI

다찌 바에 앉아서 즐기는 숯불 로바다야끼
로컬 추천사: “해산물 숯불구이를 선보이는 로바다야끼입니다. 다찌바에 앉아 셰프가 하나하나 구워 주는 구이를 한점씩 받아먹는 운치가 남다르지요. 해산물 로바다야끼 식당을 표방하는데, 이집의 숯불 위애선 닭고기와 소고기는 물론 야채마저도 불향이 물씬 밴 근사한 음식으로 완성됩니다. 추천 메뉴는 닭모듬구이인 ‘토리 모리아와세’ 인데요. 일본어를 잘 모르는 한국 분이라면 “난코츠(연골) 본지리(엉덩이)”라는 단어를 꼭 외어서 방문하길 권합니다. 한 점 더 추가 주문하고 싶어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죠. 구이가 유명한 가게지만, 후쿠오카의 지역 음식인 참깨 소스 고등어 회인 ‘고마바사’는 여느 횟집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퀄리티를 뽐내므로 도전해봐도 좋겠습니다. 후쿠오카에서 제대로 된 로바다야끼를 만나고 싶은 미식가에게도, 현지 이자카야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도 제격입니다.
주소: 3 Chome-22-17 Haruyoshi, Chuo Ward, Fukuoka, 810-0003 일본

네기마 우동 이와베 (葱鮪うどん 岩兵衛 – がんべい)
NEGIMA UDON IWABEI (GANBEE)

해장하러 갔다가 술이 더 들어가는 사쿠라 우동
로컬 추천사: “로컬의 2차집 냄새가 물씬 풍키는 우동 이자카야. 나카스 강 근처에 위치했는데, 현지 애주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해장하러 갔다가 우동 육수 맛에 매료되어 술이 더 들어가는 마법이 펼쳐지는 가게거든요. 우동 외에도 이자카야로서 갖추어야 할 메뉴를 고루 갖추었는데, 술자리의 마지막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인기 메뉴는 작은 밥새우 볶음을 토핑으로 올린 사쿠라 우동입니다. 우동 한그릇 위에 핑크빛 새우 토핑이 얹어진 자태가 마치 나카스 강물에 벚꽃(사쿠라) 꽃잎이 흩날리는 것 그림같기도 합니다. 우동이 시그니처 메뉴라고 이집의 다른 메뉴들을 얕보아서는 안돼요. 주인장이 특별할 것 없는 메뉴인데 자꾸 손이 가는 엄청난 내공을 음식에 불어넣기 때문이죠. 특히 이곳의 된장 오이무침은 단골들의 숨은 술도둑이니 기억해주세요.”
주소: 4 Chome-5-1 Nakasu, Hakata Ward, Fukuoka, 810-0801 일본

리빙 스테레오 뮤직바 & 레코드 스토어
LIVING STEREO MUSIC BAR & RECORD STORE

음악 애호가와 애주가의 아지트
로컬의 추천사:
“조용한 주택가에 비밀스러운 아지트 같은 공간이 홀로 들어섰습니다. 이 뮤직바는 공간의 분위기도 맛이라고 생각하는 애주가를 위한 이정표입니다. U자의 곡선을 그리는 근사한 카운터 바에 앉아, 프라이빗 청음회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죠. 음악을 안주삼아 조용히 술을 즐기는 공간으로 JBL 스피커에서 아날로그한 사운드가 내내 흐릅니다. 실제 색소폰 모양으로 디자인된 맥주 탭도 공간에 유니크함을 더하죠. 가게 한편에 꾸며진 조그만 레코드 샵에서도 낚아보세요. LP 양이 방대하지는 않지만 숨어 있는 레어한 음반을 득템했다는 간증이 끊이지 않습니다.”
주소: 2 Chome−18−10 K.S マンション薬院 102, Yakuin, Chuo Ward, Fukuoka, 810-0022, 일본

코가센교 (古賀鮮魚)
THE FISH MONGERS & RESTAURANT KOGA SENGYO

어물전에서 먹는 카이센동
로컬의 추천사:
“야나기바시 시장의 생선 가게 옆에 딸린 조그만 식당에서 신선한 사시미 요리를 즐겨보세요. 한국으로 치면 정육식당에서 고기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알맞은 비유일까요.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를 찾는 여행자라면 도미 사시미와 밥, 육수를 함께 맛보는 ‘타이 차즈케’를 추천합니다. 따끈한 밥에 신선한 도미 회를 얹어 센동처럼 즐기다가 마지막에 뜨끈한 다시 육수를 부어 먹으면 국밥이 따로 없지요. 이 식당 건너편의 ‘쇼쿠도미츠’라는 센동 가게가 여행자 사이에서는 유명한데, 오히려 로컬들의 맛집은 이곳이 아닐까 합니다. 숨겨진 맛집 옆집이랄까요. 이집 역시 점심 시간에는 줄을 서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인기이지만, 감내할 수 있는 정도예요.”
주소: 1 Chome-1-1 Haruyoshi, Chuo Ward, Fukuoka, 810-0003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