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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장관리 구별 체크리스트

2023.09.29조서형

썸인지 어장인지 헷갈릴 때, 이렇게.

1️⃣ 불규칙한 연락의 빈도

연락의 빈도로 애정의 정도를 판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많지 않더라도 꾸준히 연락하게 된다. 어장관리하는 사람과의 연락은 몰아치다가도 며칠씩 없어진다. 특히 내가 필요로 할 때 먼저 연락하면 대체로 답이 없을 때가 많다. 만나서 같이 있을 때는 휴대전화을 붙들고 있으면서. 연락이 왜 되지 않냐 물으면 “휴대전화을 잘 안 보는 스타일이라서.”, “일할 때는 휴대전화을 보기 힘들어서.”라 답한다. 상대가 잠수를 탄 이유는 뻔하다. 다른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느라 바빴던 것.

2️⃣ 데이트는 아무 때나 자기 맘대로

주말과 평일 저녁과 같은 황금 시간대에 미리 약속을 잡는 일은 좀처럼 없다. 뭘 먹고 싶은지 어디서 만나고 싶은지 의논하는 일은 더욱 없다. 그런 일은 우선순위의 다른 이성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장관리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상대의 무료함을 채우기 위해 이용당하는 것이다. 주로 선약이 깨졌을 때나 늦은 밤 술 한잔하고 싶을 때처럼 틈이 나는 시간에 갑자기 만나게 된다. 데이트의 시작이 “지금 뭐 해? 영화 볼래?” 같은 연락이 대부분이라면 당신도 어장 속 물고기일 확률이 높다.

3️⃣ 변명과 사연 보따리

어장관리하는 사람은 온갖 사연을 두르고 있다. 여러 명과 유사 연애를 하면서 누구 하나 책임을 질 생각이 없기 때문에 변명은 필수다. ‘집에 일이 좀 있어서’, ‘지병이 있어서’, ‘이전 연애에서 상처받아서’처럼 예민한 주제로 접근하지 못하게 방패를 세운다. 챙겨주고 싶은 마음을 자극해 놓고 자기 시간과 영역은 침해받지 않고 지킨다.

4️⃣ 헤픈 스킨십과 칭찬

서슴없이 팔짱을 끼고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웃는 얼굴이 귀엽다거나 너랑 사귀는 사람은 정말 좋겠다거나 하는 얘기도 쏟아진다. 칭찬 감옥에 넣어놓고 플러팅 떡밥을 끊임없이 던진다. 연인 사이에나 하는 짙은 스킨십과 멘트도 주저하지 않는다.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너랑 노는 게 제일 재밌어. 너 없으면 어떻게 살지?”

5️⃣ 우리 사이 비밀

당장이라도 사귈 것처럼, 또는 이미 오래 사귀어 온 것 같은 특별한 사이지만 누구도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된다. 어장관리하는 사람은 주변 지인에게 나를 소개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는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대하며 둘의 사이를 티 내지 않는다. 수시로 주변 이성을 살피며 새로운 물고기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누군가 눈치를 채고 “둘이 무슨 사이야?”라고 묻는 일을 좀처럼 만들지 않는다.

6️⃣ 중요한 순간은 회피

어장관리를 알아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백이다. 사귀자는 얘기가 나올 것 같은 결정적인 순간 어장관리하는 사람은 고개를 홱 돌린다. “아직 나는 너에게 부족한 사람이라.”, “내가 준비되지 않아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등의 예스, 노가 불분명한 답변이 단골이다. 연애에 필요한 준비는 좋아하는 마음이 전부다.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어장관리는 처음부터 사귈 마음이 전혀 없이 감정만 이용한다. 사실을 아는 일이 두렵더라도 관계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