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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도 스크린 골프도 없던 시절, 골프에 진심인 골퍼들이 쓴 책 8

2023.10.13신기호

우린 골프를 글로 배웠습니다만?

THE GOLF SWING 1990
넓디넓은 미 대륙에서 “최고의 골프 코치”로 불리는 남자. 이 책은 바로 그 타이틀리스트, 데이비드 리드베터가 썼다. 책에는 무려 2백50개의 삽화를 삽입해 스윙의 A-Z를 낱낱이 분석해 전달한다. 레전드 닉 팔도의 서평은 이렇다. “I could never have been without the teaching methods of David.”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닉 팔도도 없었단 얘기.

벤 호건 모던 골프 1994
이 책은 현존하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스포츠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연재를 엮어낸 것이다. 전설적인 골퍼로 평가받는 벤 호건과 미국 초대 골프 전문 기자였던 워렌윈도, 유명 삽화가 안토니 라베리의 조합이라니, 이들의 친절한 골프 처방전은 당시 골퍼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와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초판이 발행된 연도는 무려 1957년!

보기에서 버디로! 1995
궁서체와 고딕체 사이, 당시의 폰트가 꽤 귀엽다. 책을 쓴 마이크 파머는 PGA의 프로 선수이자 골프 코치로 활약한 인물. 그는 프로 선수를 가르치기보다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가르치는데 더 집중했는데, ‘일주일에 아마추어 골퍼 100명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삼았을 정도로 아마추어 골퍼들의 성장을 돕는 데 진심이었다.

골프 입문 도서 1990년대 후반~2003년
그때의 입문 도서들은 하나같이 성격 급한 골퍼들을 공략한다. 당장 이 책을 읽으면 언더 파는 물론이요, 프로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며 뻔뻔한 홍보도 이어간다. 당시의 골린이들을 유혹하는 주문(?)들을 보고 있으면 픽 웃음이 새어 나올 정도. 최초, 최고급, 극비, 속성, 기밀 공략법 등 막대하고 자극적인 단어들의 향연이 표지에 한가득 도배돼 있다.

TOP GOLF, GOLF HERALD 2002.07~08
팔팔하고 맹렬하던 박세리의 기세가 표지에 그대로 박제됐다. 구릿빛 피부, 샷의 찰나, 어금니를 꽉 깨문 하관의 근육마저 하나같이 멋지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시즌 2승째를 챙긴 톱 골퍼 박세리”. 뒤에 포개진 <골프 헤럴드>는 ‘슈퍼 땅콩 김미현’을 집중 조명한다. 우먼 골퍼의 파워가 우뚝하던 2002년이었다.

PAYNE STEWART’S 2002
유튜브 이전에 DVD가 있었다. 당시의 골퍼들에게 이토록 생생한 교본은 없었을 거다. DVD에 등장하는 페인 스튜어트는 “필드 위의 신사”로 불렸던 인물. 그는 120분 상영 시간 동안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18홀 레이스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에티켓에 대해 친절히 설명한다. 감상 포인트는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적절한 골프 의상에 대해 설명하는 아이러니한 장면.

버디 1, 버디 2 2007
<버디>는 ‘만화 거장’ 이현세의 대표 시리즈물이자, 한국 최초의 ‘골프 만화’다. 당시 김영숙 <스포츠 서울> 사회부 기자는 그런 <버디>를 향해 속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 생생한 인물 묘사, 꼼꼼한 정보 등 골프뿐만 아니라 인생을 깨우치는 재미까지 만끽하게 해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현세 작가는 <버디>로 2007년 대한민국 만화 대상을 수상했다.

HARVEY PENICK’S LITTLE RED BOOK 2022
사진 속 책은 출간 20주년을 기념하는 에디션이다. 그러니까 초판은 992년에 나왔다. 당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 셀러가 됐는데, 그도 그럴 것이 하비 페닉은 미국인들 사이, ‘골프 레슨의 원조’로 통하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책의 제목은 그가 늘 지니고 다니던 빨간 노트에서 가져왔다고. 그는 1995년 아흔한 살의 나이로 타계했다.

포토그래퍼
김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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