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겉옷을 걸쳐야 하는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트렌드코리아 리포트가 온다. 꼭 알아두면 좋을 핵심 다섯가지를 뽑아 요약했다.
1️⃣분초사회 | 시간의 가성비
예전에는 비싼 소유물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자기 경험을 SNS에 자랑하는 시대다. 여행지, 맛집 등 ‘핫플레이스’를 경험하고, 인증샷을 찍어 공유한다. 경험을 하려면 돈 만큼이나 시간이 중요한 자원이다. 넷플릭스도 2배속으로 보며 트렌드 파악에 드는 시간을 줄이는 사람들이 많아질 정도다. 자원을 아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경험을 하는 건 앞으로 당연한 경제 개념이 됐다. 이렇듯 시간에 대한 가성비, 즉, ’가치 있는 시간’을 추구하게 되면서 ‘무엇이 사람들을 더 오래 머물게 하는가’가 모든 분야에 있어 중요해질 것이다.
2️⃣육각형 인간 | 완벽을 추구
SNS에서 통용되는 표현 중 ‘육각형’이 있다. 대상의 특징을 드러내는 여섯 개 축의 그래프에서 각 기준 축이 모두 꽉 찬 상태, ‘완벽’을 의미하는 말이다. ‘육각형 아이돌’이라고 한다면 노래와 춤, 연기 같은 재능은 물론이고 외모, 인성, 집안까지 좋다는 식이다. 2024년의 젊은이들은 이처럼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 모든 것에서 완벽한 ‘육각형’을 꿈꾸고 동경한다. 육각형의 축에서 타고난 재능이나 집안 배경처럼 노력으로 되지 않는 것도 있다. 자수성가한 부자보다 물려받은 부자를 선망하며, 고진감래의 서사가 통하지 않는 시대에 육각형 인간은 좌절도 일종의 놀이로 바꾸는 유희가 된다.
3️⃣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 최적가의 시대
무조건 ‘최저가’를 추구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최적가’의 시대. AI의 발달로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변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상품에 정해진 하나의 가격, 즉, 일물일가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무엇이든 ‘최적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피트니스에서 로커 사용, 샤워장 등 부대 시설을 선택 사양으로 설정하고 기본 가격을 낮춘다고 치자. 고객은 필요에 따라 선택 사양을 골라 자신에게 맞는 가격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2024년엔 고객이 버라이어티하게 제시된 가격 중 ‘최적’을 고르는 ‘일물N가’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4️⃣도파밍 | 재미를 좇는 사람들
2024년은 ‘재미’가 더욱 중요해진다. 게이머가 ‘파밍’을 하며 아이템을 모으듯이 사람들은 재미를 모으고 있다. 진득하게 사색에 잠길 만한 서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고 기발하지만 동시에 무의미한 일에 주목하고 자극을 받고 이를 추구한다. 현재 모든 플랫폼에서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고 또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당분간 도파밍 트렌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5️⃣디토 소비 | 인플루언서를 따라서
‘디토’는 뉴진스의 히트곡이기도 하지만 ‘나도’라는 의미를 가진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의미하기도 한다. 제품력이 상향 평준화된 시대, 이제는 상품의 가치를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구매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나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관계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들의 상품 해석에 사람들이 호응하고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구독자 1만 명 미만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관계성에 있어 밀도가 높아 디토 소비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그들을 따라 ‘나도’ 사게 되는 소비, 디토 소비의 확산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올 거다.
- 사진
- 미래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