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DIRECTOR’S LETTER – 스무 살의 김주형과 스물두 살의 톰 킴

2023.10.16박나나

PGA 투어 프로 김주형과 GQ KOREA는 2002년생, 동갑이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지큐는 이런 질문을 했고 김주형은 이렇게 답했다. 톰 킴으로 불리는 지금, 그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답은 이렇게나 달라져 있다.

Q. 스무 살이 되면 해보고 싶었던 일
2021 포르쉐 타이칸을 타고 미국 동서남북 모든 주를 돌아보고 싶어요. 가족과 함께요. 물론 여자친구가 생기면 바뀔 수도 있고요. 하하.
2023 댈러스 촬영장과 그의 집은 단 10분 거리. 김주형은 흰색 포르쉐 카이엔을 직접 몰고 왔다. 트렁크에서 Titleist와 ISU 그리고 그의 이름이 새겨진 골프 백을 꺼냈다. 골프 백은 아주 무거웠다. 웬만한 체격이 아니고는 어깨에 메려고 야심 차게 무릎을 꿇었다간 일어서지 못할 수 있다. 그 정도 무게를 견디기엔 지금의 차가 적당해 보였다. 물론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얘기는 다시 달라지겠지만.

Q. 저주받은 02년생이란 꼬리표에 대한 생각
2021 제 사전엔 저주라는 단어가 없어요. 징크스도 없고요. 그런 꼬리표는 핑계라고 생각해요.
2023 지금도 김주형에게 저주나 징크스라는 심약한 꼬리표는 없다. 사소한 불행이라면 2023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공을 찾으러 갔다가 진흙 범벅이 된 정도? 결국 공도 못 찾았으니까.

Q. 요즘 고민
2021 퍼팅. 생각보다 훨씬 예민한 부분이라서요. 1밀리미터라도 어긋나면 홀에 정확히 들어가지 않거든요. 경기 외적으론 헤어스타일요. 반곱슬이라 조금만 길어도 지저분하고 짧게 자르면 도토리같이 보여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항상 고민입니다.
2023 뻣뻣한 반곱슬은 여전히 고민인 듯 보였다. 하지만 모자를 뒤집어썼을 때 이마 위로 뻗어 나오는 고집스럽게 고불거리는 앞머리는 트레이드 마크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귀엽다. 실제 경기 중에도 모자를 뒤집어쓴 채 샷을 날리는 톰 킴의 명랑한 곱슬머리를 종종 볼 수 있다.

Q. 제일 많이 쓰는 앱
2021 넷플릭스. <프렌즈> 시리즈는 언제 봐도 질리지 않아서 계속 보고 있어요.
2023 김주형은 촬영장에 넷플릭스 팀과 동행했다. 이미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그들은 톰이 입고 먹고 말하는 모든 순간을 기록했다. 그는 현재 <풀스윙 2>를 촬영 중이다.

Q. 갖고 싶은 것
2021 퍼스트 하우스. 요즘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져서요. 내 집을 갖고 싶어요. 전 도시가 좋은데, 자가 헬기 포트가 있는 가장 높은 펜트하우스가 목표입니다. 집들이한다면 초대할게요.
2023 미국 댈러스에 부모님과 함께 살 집을 마련했다. 헬기가 내려앉았다간 당장에 경찰이 출동할, 펜트하우스가 즐비한 도시와는 살짝 떨어진 고상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스코티 셰플러가 친한 동네 형이다.

Q. 2021년에 이루고 싶은 일
2021 PGA TOUR 우승이죠.
2023 김주형은 바로 다음 해인 2022년, PGA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같은 해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도 우승한다. 이 우승으로 타이거 우즈보다 먼저 PGA 투어에서 두 번의 우승을 한 선수로 기록됐다. 2023년 최고의 성적은 디오픈에서의 공동 2위. 디 오픈 참가 역대 한국인 중 최고 성적이다. 착착 도장 깨기 중이다.

포토그래퍼
곽기곤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