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에서 누군가 다가와 말할 것이다. “시계 멋진데요?”
1️⃣ 리차드 밀 ‘RM 66’
사회적인 시선에 묶여 있는 시간에서 벗어나 방탕한 자유를 갈망했다면 ‘악마의 뿔’을 상징하는 손 제스처가 레드 골드로 조각된 리차드 밀의 시계를 차보자. 케이스는 첨단 소재인 카본 TPT®와 레드 골드를 층층이 쌓아 다마스커스 나이프 같은 결을 완성했고 플라잉 투르비용은 스켈레톤 다이얼 12시 방향에서 찬란하게 움직인다. 시계가 발산하는 격조 높은 퇴폐미에 누구라도 시선을 빼앗기고 말 거다. 이런 시계를 착용했다고 요란하게 차려입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말길. 하이 게이지의 크루넥 블랙 스웨터,사이즈가 잘 맞는 블랙 트라우저, 미끈한 라스트의 블랙 첼시 부츠, 요란하지 않은 블랙 레더 재킷 정도면 딱 좋다.
2️⃣ 브레게 ‘클래식 5177BB/2Y/9V6’
연말 파티에서 블랙 턱시도 대신, 네이비 턱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취향이라면 손목시계 하나까지 밤하늘을 닮은 미드나이트 블루 컬러로 통일해 보자. 혼자 서 있을 때는 검게 보이지만, 블랙 컬러의 남자들 틈에 껴 있으면 은은하게 튄다. 이런 컬러감은 뭘 모르는 사람들에게 ‘밋밋한 느낌’으로 와 닿을 수 있으나 높은 안목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그랑 푀 기법으로 완성한 에나멜 다이얼의 깊은 색감이 끝을 알 수 없는 저 우주 너머처럼 여겨질지 모른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38mm이며 셀프와인딩 칼리버를 탑재했다.
3️⃣ 바쉐론 콘스탄틴 ‘히스토릭 222’
‘올드 머니 룩’이 대세인 요즘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시계를 하나 꼽는다면 이거다. 많은 사람이 빈티지 워치로 오해할 만큼 최신 디자인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보이는 ‘히스토릭 222’는 실제로 1972년 바셰론 콘스탄틴이 발표했던 Ref.222를 원작에 충실하게 리메이크한 것이다. 다만 예거 르쿨트르의 칼리버 920을 베이스로 수정한 칼리버 1121을 탑재한 오리지널 모델과 달리 인하우스 칼리버 2455/2를 탑재했다. 크림색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고 이 시계 하나만 차면 룩은 완성된다.
4️⃣ 피아제 ‘알티플라노 오리진’
Simple is the Best. 이 시계를 위해 존재해 온 말 같다. 피아제 알티플라노는 모던하고 심플한 드레스 워치의 대명사다. 그중에서도 이 모델은 시, 분만을 가리키는 극도의 심플한 기능에 울트라-씬 430P 칼리버로 정교함을 더했다. 그리고 베젤에는 78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수놓아져 있다. 이것이 턱시도용 드레스 워치의 정석이요, 포멀중의 포멀이다.
5️⃣ 폴로 랄프 로렌 ‘스키 폴로 베어 42MM 스틸 워치’
크리스마스 파티의 드레스 코드 중에 ‘어글리 스웨터’라는 게 있다. 화려한 색감의 루돌프나 산타, 크리스마스 트리 등이 로우 게이지로 수놓아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글리’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그렇지 사실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만큼은 가장 사랑스럽고 푸근한 정서가 느껴지는 옷차림일 거다. ‘어글리 스웨터’차림에 폴로 랄프 로렌의 곰이 스키를 타는 모습이 그려진 시계를 착용하는 것만큼 완벽한 룩의 완성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연말 파티룩을 연출하는 색다른 방법을 보여주는 전설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42mm 스틸케이스 뒷면의 시스루백을 통해 무려 스위스제 오토매틱 칼리버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