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랑 노는 게 이제 재미가 없어.
친구들과 더 많이 만난다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재밌어” 이상순이 이효리에게 했던 대사다. 나 역시 그랬었다. 초반에는 여자친구랑 손만 잡고 걸어도 뭐가 그렇게 웃기고 재밌었던 건지 그녀와 있는 게 가장 행복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녀와 노는 것이 즐겁지가 않다. 요즘에는 쉬는 날 여자친구를 만나기보다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 친구들이랑 시덥잖은 농담이나 하면서 술 한 잔 기울이는 게 제일 재밌다. 남자들은 연인에게 마음이 뜨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최대한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는데 그런 걸 보면 내가 지금 권태기가 맞는 거 같다. 정OO (26, 남)
기다려주지 않는다
요즘 그녀는 내게 불평 불만이 잦다. 며칠 전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는데 저 멀리 뒤처진 그녀가 왜 이렇게 빨리 걷냐고 화를 낸 적도 있었고 밥을 먹을 때도 내가 친구들과 있을 때처럼 10분 만에 다 먹고서 핸드폰만 보며 앉아 있더라. 예전에는 여자친구의 발걸음에 맞춰서 걷고 밥을 먹을 때도 속도가 느린 여자친구를 위해 천천히 먹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맞추고 기다려주는 것 자체가 귀찮다. 본인이 조금 더 빨리 걷고 빨리 먹을 수는 없는 건가? 이제는 데이트도 설렌다기보다 그저 주말이면 무조건 해야하는 의무처럼 느껴져서 하고 있다. 황OO (30, 남)
싸우고 나서 먼저 연락을 안 한다
많이 지쳤다. 진짜 맨날 싸운다. “뭐가 미안한데?”를 선두로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며 쏘아부칠 상황을 상상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오늘은 같이 탕후루를 먹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싸웠다. 아니 나는 그 설탕 덩어리를 왜 먹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예전에는 싸울 때마다 내가 먼저 사과를 했지만 이제는 별 것도 아닌 걸로 맨날 부딪히고 싸우니까 솔직히 마음도 예전같지가 않다. 미안하지도 않은데 미안하다고 하기도 싫고 차라리 관계를 그만두는 게 서로에게 좋겠다는 생각만 자꾸 든다. 나는 너가 탕후루를 같이 잘 먹어주는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면 좋겠어. 신OO (33, 남)
선물을 부담스러워 한다
나는 내가 지금 권태기라는 걸 알고 있다. 근데 여자친구도 내가 권태기라는 게 느껴지나보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한테 맞추려고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차량용 방향제를 새로 사야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기념일도 아닌데 갑자기 선물을 해오지를 않나 고수 향도 못 맡는 그녀가 요새는 내가 좋아하는 쌀국수 집만 자꾸 가자고 한다. 사실 고마워야 정상인데 이렇게까지 노력을 해도 나는 이미 식은 마음이 다시 전처럼 데워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그래서 그녀의 선물이 부담스럽기만 할 뿐이다. 이제 내가 그녀에게 선물해줄 건 이별밖에 없는데. 김OO (29,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