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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닝카이X휴닝바히에 “우리는 서로의 원동력이에요”

2023.11.28김지현

휴닝카이와 휴닝바히에 남매의 굳건한 믿음.

휴닝카이 | 후드 톱, 팬츠, 모두 산쿠안즈 by 아데쿠베. 슈즈, 드리스 반 노튼. 휴닝바히에 | 블랙 셔링 재킷, 스커트, 모두 꼼 데 가르송. 롱 삭스, 슈즈, 모두 메종 마르지엘라.

GQ 휴닝카이와 휴닝바히에의 생애 첫 남매 화보네요. ‘휴닝가’ 챌린지를 같이 촬영하는 것 외에 일하는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흔치 않잖아요. 비즈니스로 서로를 만나보니 어떤가요?
HK 음악방송에서 만날 때와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네요. 휴닝바히에(이하 ‘바히에’)의 새로운 면면을 발견한 기분이었어요. 안 그래도 같이 화보 촬영을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주신 <지큐>에 감사드립니다.
HB 저도 휴닝카이(이하 ‘카이’) 오빠가 먼저 촬영한 개인 컷을 보고 ‘역시 오빠는 다르구나’라고 느꼈어요. 데뷔하고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오빠와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 보낸 게 처음이거든요. 오늘 촬영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부모님께도 얼른 보여드리고 싶어요.
GQ 바히에가 데뷔했을 당시 카이와 똑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됐죠. 화면 속에 나와 가장 닮은 사람의 모습이 비춰질 때의 감회도 새로울 것 같은데요.
HB 오빠의 직캠을 매번 챙겨 보는데, 사실 저는 화면 속에서 오빠가 비춰질 때 한 번도 닮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주변에서 많은 분이 많이 닮았다고 해주셔서 ‘그런가?’ 싶지만요. 어디가 가장 닮았나요?
GQ 실제로 보니 두 분은 코가 정말 비슷한 것 같아요.
HK 오, 알아보시네요! 바히에랑 유독 코가 똑같이 생겼어요.
HB 매부리코라고 하나요?(웃음) 저희 둘 다 옆에서 보면 콧대 중간이 살짝 들어가 있거든요. 매부리코가 된 비하인드를 이야기하자면, 저는 어릴 때 위에서 떨어지는 장난감에 세게 맞아서 움푹 파이게 됐고, 오빠는 유리창에 부딪쳤다고 들었어요. 유일하게 첫째 리아 언니만 매끈한 코를 가지고 있습니다.
GQ 외적인 모습 말고 남매가 느끼기에 내적으로 가장 닮은 지점이 있다면요?
HB 일단 저희 둘 다 굉장히 긍정적인 편인 것 같아요.
HK 맞아요. 생각보다 더 시원시원한 성격입니다. 고민이 있어도 자고 일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아져요. 저희 ‘휴닝가’의 특징인 것 같아요.

카디건, 슈즈, 모두 로에베. 스팽클 팬츠, 아미리.

GQ 그럼 유년기를 돌이켜볼 때 카이와 바히에는 어떤 오빠, 동생으로 기억되나요? 어렸을 적 ‘나만 기억하고 있는’ 서로의 모습을 회상해본다면요.
HB 오빠는 진짜 칠칠치 못했어요.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요. 제가 항상 오빠 등교하기 전에 가방도 싸주고, 입을 옷도 정해주고, 뭐라도 잊고 갈까 준비물까지 챙겨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빠도 기억나지?
HK 기억나지. 근데 이건 현재진행형인 것 같아요.(웃음) 아직까지도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사실 어렸을 적 바히에는 동생보다 누나 같았어요. 실제로 바히에가 더 성숙했고요. 모두가 다 알아요. 멤버들도 입을 모아 동생한테 잘하라고 해요.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고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싶네요.
GQ 남매의 사춘기 시절도 문득 궁금해지네요. 사춘기는 어떻게 보면 가족만이 알 수 있는 어릴 적 흑역사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이 시기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을 텐데, 그때 그 시절을 간증하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HB 제가 기억하는 카이 오빠의 사춘기는 조금 안쓰러웠어요. 연습하느라 집에 잘 오지도 못했지만, 가끔 오빠를 볼 때마다 너무 바뀌어 있는 거예요. 예전에 내가 알던 칠칠치 못한 오빠가 아니었어요. 너무 빠르게 성숙해진 느낌이 들었죠. 제가 말하는 건 좀 그렇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카이 오빠 참 잘 컸다!
HK 나 잘 컸어?(웃음) 바히에가 잘 컸다고 해주니 다행이에요. 그 당시 제가 어리긴 했지만 혼자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 많아서 철이 빨리 들었나 봐요. 그래도 연습생 시절에는 가족이 더 그립고, 보고 싶었죠.
GQ 오히려 가족들의 소중함을 느낀 애틋한 시절이었네요.
HK 네,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아련했어요.
GQ 두 사람은 크게 다툰 적도 없을 것 같은데요. 바히에가 종종 “오빠, 엄마한테 연락 좀 해”라고 귀엽고 따뜻한 잔소리만 할 뿐, 둘 다 무던한 성격인 것 같아요.
HK 맞아요, 저희 싸운 적 거의 없어요.
HB 오빠가 하는 말과 행동이 다 진심인 걸 아니까요. 아, 그래도 엄마한테 연락하라는 잔소리는 여전히 하고 있어요. 오늘도 연락 안 하고 있길래 아까 촬영 중간에 영상통화 걸어서 같이 인사하고 왔어요.

시스루 터틀넥, 슬리브리스, 스커트, 팬츠, 이어링, 모두 지방시.

GQ 보통 ‘현실 남매’와 ‘비현실 남매’로 나뉘잖아요. 근데 두 분은 비현실 남매에 가까운 것 같아요. 서로를 조금 더 존중하고 이해하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HK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사실 어렸을 때는 완전 현실 남매였는데, 제가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고 바히에와 공백이 생긴 뒤로 서로를 더 아껴주려고 노력해요. 같이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깨달은 거죠.
HB 저희처럼 4년 정도 떨어져서 지내보면 아마 비현실 남매가 될 수 있을 거예요.
GQ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둘 다 같은 꿈을 이뤘어요. 카이는 바히에가 서바이벌 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에 출연하는 모습을 어떤 심정으로 지켜봤나요? 이 과정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 것 같아요.
HK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워낙 힘든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죠. 저도 같은 길을 걸어왔으니까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하지만 그 당시 바히에가 너무 간절했고, 원하는 게 눈에 보여서 제가 말릴 수는 없었어요. 꿈을 막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래도 잘 버텨서 대견하고 감격스러워요.
GQ 바히에는 카이가 해준 조언 중 가장 위로가 되었던 말이 뭐예요?
HB 오빠는 늘 좋은 말만 해줘요. 항상 곁에서 칭찬만 해주니까 이게 일상이 된 것 같아요. 그냥 오빠가 해준 모든 말이 저에게는 위로가 됐고, 오빠의 존재 자체가 가장 큰 힘인 거죠.
GQ 혹시 그럼 서로의 앞에서 펑펑 울어본 적도 있어요?
HK 아, 있죠. 본가에서 엄마의 일기를 보고 운 적이 있어요. 데뷔 이후 거의 운 적이 없었는데, 되게 오랜만에 울었어요. 옆에 있던 바히에도 같이 울더라고요.
HB 울기 싫어서 눈물을 참고 있었는데 일기장 위로 뚝뚝 떨어지는 오빠의 눈물을 봤어요. 그걸 보자마자 같이 펑펑 울었던 것 같아요.
GQ 엄마의 일기장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쓰여 있었나요?
HK 엄마가 딱 저희 나이 때 겪은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어요. 고생했던 감정들,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같은 거요. 그게 좀 슬프더라고요.
HB 그니까 엄마한테 연락 좀 자주 해!

휴닝카이 | 슬리브리스, 팬츠, 롱 부츠, 모두 릭 오웬스. 휴닝바히에 | 카디건, 니트, 스커트, 롱 부츠, 모두 릭 오웬스.

GQ 남매가 아닌 동료로서 카이와 바히에는 서로 어떤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HB 오빠는 제 롤 모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어요.
HK 진짜로? 내가 그 정도야?
HB 이유가 있어요. 오빠는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제가 오빠한테서 나오는 에너지와 열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사람 중 한 명이잖아요. 오빠의 현재 위치가 여태까지 이룬 노력의 결실이라는 것도 잘 알아서 이 과정을 모두 본받고 싶어요.
HK 저에게 바히에는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저를 지켜봐주고 있으니까. ‘바히에가 보고 있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 ‘부끄럽지 않은 오빠이자 동료, 선배가 되어야겠다’라고 늘 생각하죠.
GQ 만약 두 사람이 유닛으로 활동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스타일의 노래와 무대를 선보이고 싶나요? 남매가 그리는 콘셉트가 비슷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HK 저희 둘 다 팝송을 좋아해요. 같이 기타를 치면서 누구나 듣기 쉬운 이지 리스닝 음악을 해보면 어떨까요. 저희만의 음색으로 화음도 쌓으면서요.
HB 맞아요. 얼마 전에 같이 커버곡 해보자고 얘기했거든요.
HK 말 나온 김에 ‘Jason Mraz – I’m Yours’ 어때? 우리랑 잘 어울릴 것 같아.
GQ 혹시 모를 두 남매의 유닛 활동명을 지어본다면요?
HB 악뮤 선배님들처럼···, 악동 휴닝?(웃음) 오빠 이런 거 잘 짓잖아.
HK 음···, 우리 둘 다 여름에 태어났으니까 ‘Summer with you’ 어때? 아, 휴닝카이의 ‘휴’랑 휴닝바히에의 ‘휴’를 넣어서 ‘Summer with Hue’가 좋겠다.

휴닝카이 | 슬리브리스, 앤더슨벨. 팬츠, 아미리. 슈즈, 로에베. 휴닝바히에 | 시스루 롱 드레스, 아크네 스튜디오. 이너 드레스, 메종 마르지엘라. 슈즈, 디젤.

GQ ‘휴닝가’ 남매가 서로에게 바라는 2024년의 모습이 있다면요?
HK 건강, 행복이 1순위예요. 그리고 바히에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들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저도 마찬가지로 제가 목표하는 지점에 꼭 도착했으면 좋겠고요.
HB 저도 개인적으로 더 성장하고 싶어요. 작곡, 미디 연습을 시작하다 보니 욕심이 좀 생기더라고요. 2024년에는 집중해서 작업에 몰두해보려고 해요.
G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었던 진심 혹은 밝히고 싶은 남매의 비밀을 알려주세요.
HK 전하고 싶은 진심은 바히에가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더 성장할 거라고 믿어요. 바히에가 굳건히 마음먹으면 절대 실패한 적이 없거든요. 그만큼 끈기 있고 꾸준함이 몸에 밴 친구라 원하는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어요. 저도 같이 도와줘야죠.
HB 그렇다면 저는 오빠의 비밀을 밝힐게요. 오빠가 원래 쇼핑을 잘 안 하는데, 요즘 옷이 많아진 것 같아요. 스타일이 살짝 바뀌었어요. 무슨 일이죠?
HK 어! 맞아. 요즘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노력 중이거든요.(웃음) 이제 제 차례죠. 바히에의 비밀은···, 손재주가 좋아요. 저희 팀의 범규 형 같은 느낌이에요. 베이킹도 잘하고, 꾸미는 것도 잘하고요. 이게 비밀이 맞나?
HB 오늘도 오빠 주려고 만든 게 있어요. 인터뷰 끝나면 줄게.
GQ 뭐 만들었어요?
HB (촬영일 기준으로) 어제 빼빼로 데이였잖아요. 직접 빼빼로 만들어왔어요.
HK 와···, 이게 비밀이었네!

에디터
김지현
포토그래퍼
장덕화
스타일리스트
임혜림
헤어
김승원 (휴닝카이), 아름 at 위위아뜰리에 (휴닝바히에)
메이크업
노슬기 (휴닝카이), 아영 at 위위아뜰리에 (휴닝바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