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에 따라 현대인의 분노 유형은 아주 다양하게 발현된다. 유형을 알아두면 상황 판단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잠재적 분노
분노는 항상 어떤 사건이 있을 때 바로 즉각적인 반응으로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천천히 누적되기도 한다. 잠재적 분노의 경우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여 있다가 결국 바깥으로 분출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 집단에 분노와 증오를 나타내며, 점진적으로 성격 변화를 겪거나 계획적으로 습격하려는 행동 등이 그렇다.
생존성 분노
실제로 자신이 육체적으로, 물리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살아남기 위한 대응책으로 발생하는 생존성 분노도 있다. 이런 분노는 자기 마음대로 폭발시키거나 표출할 수 있는 종류의 감정이 아니라, 신체적인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급하게 발현되는 분노라고 볼 수 있다.
습관성 분노
습관성 분노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키워 사람들을 짓누르고 자신도 주체하지 못한다. 때문에 즉각 고치지 않으면 주변에 곤란하거나 심각한 일이 점점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 늘 습관적으로 화를 내고 불만을 터뜨리며 각종 부정적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습관성 분노의 이면에는 애써 무시해왔던 좌절, 원한 등이 숨어있다.
책임 회피성 분노
어떤 사람에게 잘못했을 때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면서 그 잘못을 지적한 사람에게 나쁜 마음을 갖는 분노도 있다. 책임 회피성 분노는 자신의 잘못과그 결과를 인정하는 대신 벌컥 화를 내면서 잘못을 부정하거나, 오히려 상대에게 책임을 미루는 성향도 엿볼 수 있다.
은폐성 분노
내면의 분노가 이미 최고점까지 치솟았음에도 겉으로는 여전히 웃는 얼굴을 유지하면서 진짜 감정을 흔적조차 없이 숨기는 사람들이 있다. 분노란 어떤 일에 대한 반응이며, 적당한 정도라면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은폐성 분노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모두 무시하고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만 대처한다는 게 문제다.
병리적 분노
병리적 분노 유형은 유년기에 주어진 고통의 경험과 유년기에 형성된 심리구조 등을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감정이다. 삶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심한 경우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과잉 죄책감이나 자기 처벌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체념성 분노
체념성 분노는 무력감으로부터 오는 분노에 가깝다. 자기 마음대로 상황이 조절되지 않거나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을 때, 자신이 중요한 상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사실을 참기 힘들 때 나타나는 분노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허공을 향해 삿대질하는 것과 같은 심정이다.
대리성 분노
다른 사람이 느껴야 할 분노를 대신 느낄 때 발생하는 대리성 분노도 있다. 이는 공감에서 비롯된 감정이라 볼 수 있는데, 가장 약한 사람이 불합리한 상황에 맞닥뜨릴 때 나타난다. 이를테면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화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 본인이 갑갑한 마음에 대신 울컥하게 되는 분노도 대리성 분노에 해당된다.
파괴성 분노
화가 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반드시 대갚음해서 상대방의 기를 꺾어놓고 좌절케 하는 파괴성 분노. 하지만 이렇게 하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의 행복을 방해하기 위해 살게 된다. 결국 파괴성 분노의 끝에는 승자 없이 패자만 남는다.
-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