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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면 마음이 식는 이유 4

2023.12.07정은아

그거 짝사랑 중독이야.

자존감이 낮다

“나같은 애를 좋아한다고?” 내가 생각해도 나는 내 자존감이 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감정을 상대방에게 보낼 줄만 알지 상대방에게서 그 감정을 받으면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다. 남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면 더 좋아진다는데 나는 나를 괜찮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왜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하니까. 아직도 내게 사랑은 조금 어렵고 부담스럽다. 김00 (26, 여)

가까워지면 깬다

짝사랑을 하면 그녀가 되게 신비롭게 보인다. 왠지 혼자 있을 때도 집에서 뜨개질을 하며 차분한 취미를 가지고 매일 밥은 이쁜 그릇에 담아 소담스럽게 차려 먹을 것만 같고. 맞다, 그냥 나 혼자 마음대로 상상하며 그녀를 다른 세계의 사람마냥 신비롭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그녀가 돌연 자기도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나는 혼자 이 환상 속에서 그녀를 멋대로 오해하면서 만끽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다가오니 부담스러워서 그냥 도망가 버렸다. 최00 (31, 남)

짝사랑을 즐긴다

나는 지금 좋아하고 있는 남자와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사실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다기 보다는 혹시나 마음을 표현했다가 잘 유지되고 있는 친구 사이마저 깨져버릴까봐 두렵다는 말이 더 맞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냥 아무런 도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 이 상태 그대로가 좋다. 아, 아니다. 어쩌면 나는 짝사랑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이지 나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매번 짝사랑만 하는 건가? 이00 (25, 여)

자극 중독이다

연애라는 것은 현실의 세계로 들어가는 거다. 잘 맞지 않으면 싸우기도 해야 하고 그 사람의 단점까지도 다 품고 이해해야 한다. 근데 나는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에다가 금식빠(금방 사랑이 식는 사람)라서 책없사(책임 질 자신이 없는 사람)다. 그게 바로 내가 썸만 타는 이유다. 연애를 하면 안정감에서 오는 행복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짜릿하고 자극적인 썸에서 느껴지는 책임없는 쾌락이 더 재밌다. 딱 그 두근두근한 감정 하나면 사랑이 충족된다니깐. 박00 (28,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