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너무 단단해 긁힘 방지 용도로 시계에 사용되어 왔다. 그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깎아 시계 케이스로 제작한 제품이 있다. 그 놀라운 마스터피스들을 소개한다.
1️⃣ 리차드밀
‘RM 07-02’
긁히지도 않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깎아 시계로 만드는 ‘미친 짓’을 처음 시도한 것은 리차드밀이었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만큼 리차드밀은 거의 해마다 이런 방식으로 제작한 시계를 하나씩 선보이고 있고, 어느덧 브랜드의 대표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았다. 핑크색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케이스에 다이아몬드까지 세팅한 이 시계는 래퍼 니키 미나즈가 착용하기도 했으며, 자동 무브먼트의 로터에서까지 다이아몬드를 발견할 수 있다. 블루 컬러의 베리에이션 모델도 있다.
2️⃣ 위블로
‘MP 15 무라카미 타카시 투르비용 사파이어’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시계를 두 번째로 세상에 선보인 브랜드는 위블로였다. 론칭 당시부터 항상 신소재 적용의 최전선을 지켜 온 워치메이커였기에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최신 버전인 이 시계는 위블로의 모그룹인 LVMH와 전설적인 협업을 지속해 온 무라카미 타카시의 시그니처인 꽃 모양 케이스가 돋보인다. 아마도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시계 중 제작 난도가 가장 높은 시계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왜냐하면 너무나 단단한 물질이다 보니 평면으로 깎는 것보다 곡면으로 깎는 것의 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 노력은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아참! 투르비용 중에서도 이 시계처럼 무브먼트 정중앙에 투르비용을 위치시키는 건 가장 어렵다. 장난감 같은 겉모습과 달리 안팎으로 현존 최상의 기술력이 녹아든 시계인 셈이다.
3️⃣ 벨앤로스
‘BR 01 사이버 스컬 사파이어 아이스 블루’
벨앤로스 역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워치를 선보인 초창기 브랜드 중 하나다. 하지만 하이엔드급으로 분류되지 않던 브랜드에서 이러한 시계를 선보인 것은 놀랄만한 일이었기에 이벤트성 제품으로 여기는 눈길도 많았다. 하지만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 컬렉션을 지속해서 운영하고 있어 어느덧 브랜드를 상징하는 요소의 하나로 꼽히게 됐다. 시계의 전면부를 장식한 해골 조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수동 와인딩시 턱이 움직이는 오토마통 기능을 수행한다. 동력 공급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이마의 밸런스 휠이 작동하는 아이디어도 훌륭하다.
4️⃣ 제니스
‘데피 제로 G’
무브먼트 기술력에 있어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받는 제니스는 비현식적으로 가느다란 체인을 무브먼트 배럴에 감아 일정한 속도로 풀리게 하는 동력 시스템 ‘퓨지 앤 체인’과 중력의 영향을 최대한 상쇄시켜 밸런스를 수평 포지션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이 적용된 ‘데피 제로 G 컬렉션’을 운영하고 있다. 46mm 지름의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케이스로 제작된 부티크 에디션은 다이얼에 운석과 어벤추린 글라스, 그랑 푀 에나멜 등의 최고급 사양까지 적용된 모델.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케이스 워치 중 흔히 찾을 수 없는 드레스 워치 타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