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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괜히 바쁜 척하는 법 7

2023.12.26주현욱

이미 업무는 모두 종료되었는데, 출근은 해야 하는 연말의 회사원들이라면, 괜히 바쁜 척하는 방법 및 편법 몇 가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지친 표정을 지을 것

표정은 다른 사람에게 나의 여러 가지 상황을 한 번에 보여주는 가장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다. 한결같이 밝은 표정을 하는 것은 이미지에 있어서는 좋겠지만, 늘 웃는 표정은 사람들에게 여유 있는 모습으로 비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약간 지치고 힘들어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면? 아마 사람들은 내가 많은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누구도 지친 사람에게 더 많은 업무를 요구하지 않는다. 지친 표정은 안 그래도 바쁜 직장 생활에 작은 여유를 가져다줄 수 있다.

일에 집중하느라 못 들은 척을 할 것

무언가에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도 그 부름을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그렇게 때문에 가끔씩 한 번쯤은 모르는 척을하는 게 좋다. 하지만 너무 여러 번 못 들은 척하는 것은 상사나 동료들의 짜증을 유발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딱 한 번의 부름을 모른 채 하는 건 사람들에게 내가 지금 일에 집중력 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올 땐 숨을 몰아쉴 것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회사 안에서 잠깐의 여유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런 여유시간에 커피를 한 잔 마시기도 하고, 친구나 연인과 통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사람들은 그 비어 있는 자리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나는 여유 같은 것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숨을 몰아쉬며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사람들은 내가 매우 바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거래처에 두 번 연락할 것

거래처에 메일을 보낸 후, 거래처에서 메일을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또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전화상으로 똑같은 내용을 다시 한번 전달하는 것이다. 사실 효율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일 같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이있다. 두 번 연락함으로써 사무실 내 다른 이들 앞에서 바쁜 척을 할 수 있고, 거래처에서도 두 번 확인할 수 있어 오히려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무엇이든 적을 것

직장에서 컴퓨터에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고 딱 30분만 있어 보자. 아마 차가운 눈초리가 꽂힐 것이다. 이때 상사는 내가 일을 찾아서 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오해를 막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든 워드나 엑셀 같은 문서 파일에 입력하는 일이다.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하는 것도 좋고, 회사에 대한 관찰 일기도 좋다. 다만 무엇을 적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할 때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할 것

가끔 식사 자리에서 상사의 옆자리에 앉았을 경우,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업무 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상사와 개인적으로 친밀해지는 것은 관계에 있어서 나쁜 시도는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국 상사와 친구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업무 외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면 상사는 나의 업무가 바쁘지 않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상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업무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퇴근 전에는 야근할 것처럼 할 것

퇴근 5분 전부터 슬금슬금 나갈 준비를 하는 직장인들은 상사에게 미움받을 만한 용기가 충만한 용사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 용기가 없다. 그렇다면 퇴근 시간 직전에 시계를 바라보며 “큰일이네, 벌써 6시야?”와 같은 혼잣말을 해보자. 이 말은 상사에게 오늘 하루 종일 바빴고, 그럼에도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았다는 메시지로 전달된다. 조금 늦어져 6시 30분에 퇴근을 하더라도 아마 상사는 내가 야근한 것으로 기억할 수도 있겠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