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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필라델피아로, 숙소부터 맛집까지 에디터 픽 여행 가이드

2024.01.05전희란

뉴욕과 필라델피아를 반반씩 걸었다.

“필라델피아에 살면서 뉴욕으로 출근하는 사람도 많아요.” 몇 번이나 뉴욕에 드나들었지만 필라델피아를 같이 여행할 생각은 해보지 못했는데, 실제로 두 도시는 꽤 가까웠다. 뉴욕 진출을 꿈꾸는 셰프들의 테스트 키친이 되는 도시가 바로 필라델피아고, 두 도시는 암트랙을 타면 1시간 30분 남짓 걸린다. 한 도시를 거점으로 두고 다른 도시를 여행한다는 건 한 번의 여행에서 두 개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때 두 도시의 얼굴이 다를수록 여행은 더 짜릿하다. 아보카도 오일을 뿌린 샐러드와 삶은 달걀만 먹다가 가끔 먹는 불닭볶음면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처럼, 엘튼 존의 ‘Philadelphia Freedom’과 필라델피아 출신 릴 우지버트가 뒤섞인 나의 이번 여행 플레이 리스트처럼. 뉴욕이 이글이글거린다면, 필라델피아는 잔잔했다. 파워 ‘E’ 같은 뉴욕에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I’ 같은 필라델피아를 걸으며 에너지를 충전했다. 뉴욕에 미국의 최전선이 있다면, 필라델피아에는 미국의 처음과 역사가 있었다. 시간을 들여 걸으며 여행하는 것이 곧 럭셔리로 느껴지는 요즘, 목적지와 목적지를 빠르게 잇기보다는 걸으며 도시의 풍경을 내 안으로 들이고 각인하려 했다. 그 가운데 에디터의 시선으로 추린 포켓 리스트를 공유한다.

뉴욕

Eat & Drink

마켓 57

마켓 57
2023년 4월에 오픈했다. 서쪽 맨해튼을 핫한 거점으로 만든 주인공 중 하나로, 허드슨강 위에 동동 떠 있다. 미식계에서 굉장한 권위를 지닌 제임스 비어드 재단 James Beard Foundation, JBF의 지도와 멘토링 아래 선정된 마켓이 모여 있다. 제임스 비어드가 지원하는 신진 셰프들의 테스트 키친인 플랫폼 Platform, 로테이션되는 팝업 레스토랑을 비롯해 뉴욕의 명물 브루어리 할렘 홉스 Harlem Hops, 소문난 딤섬 놈 와 Nom Wah 등 다양한 레스토랑, 누구나 와서 일할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을 갖췄다. 매일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는 캘린더에서 확인할 수 있다.

틴 빌딩
브루클린 브리지 근처의 2층 건물, 틴 빌딩은 요즘 뉴요커들도 ‘핫한 곳’이라고 별명 짓는 곳이다. 장조지의 프렌치 감성에 걸맞은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그중에서도 프렌치 비스트로 ‘티 브라세리 T.Brasserie’, 이탤리언과 프렌치를 믹스한 ‘더 프렌치맨스 도 The Frenchman’s Dough’, 인도식 도사와 프렌치 크레페를 결합한 ‘크레페 앤 도사스 Crepes & Dosas’가 눈여겨볼 만하다. 그밖에 비건 레스토랑, 스시, 멕시칸 등 다양한 옵션이 있고, 감각적인 아이템이 한데 모인 숍도 있다.

Experience

서밋 원 밴더빌트

서밋 원 밴더빌트
팬데믹 한복판인 2021년 10월에 오픈했다. 미드타운 맨해튼에서 상업용 빌딩으로는 초고층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30개 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 상공 335미터의 투명 유리 스카이박스에서 뉴욕을 바라본다면, 그전에 알던 뉴욕과는 다른 도시로 느껴진다. 유리 바닥 엘리베이터를 타고 370미터까지 순식간에 올라가면 뉴욕의 정수리를 배경에 두고 쿠사마 야요이의 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쿠사마의 예술 세계가 현실화된 것 같은 은색 풍선이 가득한 공간에서는 이 모든 게 비현실 같다. 꼭대기 층의 바 아프레 Aprés에서는 시그니처 칵테일을 맛보기를.

컬리너리 백스트리트 퀸즈 푸드 투어
“이곳은 미국도, 뉴욕도 아닌 ‘퀸즈’입니다.” 푸드 투어 가이드는 퀸즈를 이렇게 소개했다. 규모로 미국에서 가장 큰 주이자,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퀸즈는 여러 문화와 인종, 언어가 뒤섞인 기묘한 동네로 뉴욕의 새로운 데스티네이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러 문화가 존재한다는 건 곧, 현지인이 만드는 가장 진짜에 가까운 요리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 점을 이용해 2009년에 시작한 이 푸드 투어는 퀸즈를 차분히 걸으면서 셰프 출신 가이드의 다정한 설명과 함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뉴욕 시티 패스
뉴욕의 핫스폿을 최대 40퍼센트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패스. 지정된 2개의 어트랙션(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미국 자연사박물관)과 나머지 3개의 어트랙션(탑 오브 더 락 전망대, 자유의 여신상, 911 메모리얼 뮤지엄, 서클라인 리버티 크루즈,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 구겐하임 뮤지엄)을 선택할 수 있다. 처음 개시한 날부터 9일 동안 사용 가능하다.

Stay

콘래드 뉴욕 미드타운

콘래드 뉴욕 미드타운
맨해튼 미드타운 중심에 위치한 호텔. 카네기홀 도보 5분, 센트럴 파크 도보 7분, 타임스퀘어 도보 8분, 모마 도보 6분, 록펠러 센터 도보 11분 거리로 그야말로 뉴욕을 걸어 다니기에 최적의 위치에 있다. 덕분에 룸 안에서 담기는 시시각각의 차경이 그 자체로 ‘뉴욕 뉴욕’이다. 모던한 호텔 디자인과 오전의 룸 클리닝, 저녁의 턴다운 서비스 등의 객실 서비스로도 훌륭한 평을 받는다. 호텔 로비에서 만날 수 있는 캐롤 퓨어맨 Carole A. Feuerman의 작품 등 호텔 곳곳에서 만나는 아트 역시 별미.

필라델피아

Eat & Drink

레딩 터미널 마켓

레딩 터미널 마켓
넷플릭스의 <필이 좋은 여행>으로 잘 알려진 필로즌솔은 ‘필라델피아 편’에서 레딩 터미널 마켓을 이렇게 설명한다. “어디에도 없는 최고의 메뉴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파머스 마켓으로, 1893년에 탄생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이스크림 가게 바셋 Bassetts도 이곳에 있다. 필라델피아 치즈 스테이크, 필라델피아 로컬 비어, 치즈케이크는 반드시 맛보길 권한다. 입구 쪽에서는 필라델피아가 속한 펜실베이니아주 지역의 위스키도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다.

버닉 피시
필라델피아 로건 스퀘어의 중심, 포시즌스 필라델피아가 있는 컴캐스트 테크놀로지 센터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오이스터 바를 갖춘 굴과 해산물, 조개류, 다양한 채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신선한 식자재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하는 레스토랑인데, 우아한 일식 터치의 뉘앙스가 반갑게 다가온다. 데일리 오이스터 셀렉션으로 굴을 여러가지로 즐길 수 있고 스파클링 와인도 다양해서, 굴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방문해볼 법한 필라델피아 레스토랑이다.

JG 스카이하이 라운지 필라델피아
아무래도 필라델피아의 세련된 멋쟁이들은 다 이곳으로 모이는 것 같다. 필라델피아의 유일한 장조지 레스토랑, JG 스카이하이 라운지필라델피아는 멋스럽게 한잔하며 분위기 내기에 딱이다. 파노라마 뷰로 도시 전체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전망도 좋지만, 천장이 거울처럼 되어있어 또 다른 풍경을 빚는다. 월넛 라이 불바디에, 유즈 위스키 사워 등의 시그니처 칵테일도 흥미롭고, 캐러멜라이즈드 애플파이, 피그 & 요거트 선데 등 디저트도 훌륭하다.

어번 파머
이름에 걸맞게 윤리와 환경을 고려하는 식자재를 이용하는 다이닝이다. 지역 공동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다지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스테이크 하우스를 운영한다. 지역 메뉴, 아메리칸, 채식, 비건 등 다양한 메뉴를 내며, 그중에서도 에그 베네딕트, 팬케이크가 별미다.

그린 에그 카페
아메리칸 스타일의 요리를 내는 카페로, 문을 열기도 전에 줄 서는 행렬이 늘어선다. 달걀 요리만 10가지에 달할 정도로 달걀을 여러 방식으로 즐길 수 있고, 여러 종류의 샴페인 베이스 칵테일, 블러디메리가 있는 점이 독특하다. 킷캣 프렌치토스트, 비건 진저스냅 프렌치토스트, 론 스타 베네딕트도 인기 메뉴다. 단, 현금만 사용할 수 있다.

파르크
필라델피아의 작은 프랑스 같은 분위기의 브라세리. 벨기에식 홍합 스튜와 프렌치 프라이, 어니언 수프, 그라탱, 농어 요리, 시저 샐러드 등 요리 자체는 화려하지 않지만, 어떤 메뉴도 실패는 없다. 연극 배우처럼 걷는 점원들의 걸음걸이부터 고전적인 신문 가판대 같은 오브제들, 물랭루주 매표소 같은 계산대 등 다소 연극적으로 꾸민 프렌치 무드가 하나의 쇼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다.

Experience

필라델피아 미술관
미국에서도 규모나 소장 작품 컬렉션으로 손꼽히는 필라델피아 미술관은 이 도시 여행의 시작으로 좋은 곳이다. “딴, 딴딴딴” 하고 시작되는 사운드와 함께 록키가 뛰던 계단도 바로 여기,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에 있다. 현재 대규모 한국 현대 미술 전시회 <시간의 형태: 1989년 이후 한국 미술(The Shape of Time: Korean Art after 1989’ Exhibition)>이 열리고 있다. 정연두, 서도호, 함경아 등 28명의 한국 예술가가 한국 사회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복합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다.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 웰스파고 센터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아이스하키 팀이다. 2회의 스탠리컵 우승, 8회의 컨퍼런스 우승, 16회의 디비전 우승에 빛나는 팀의 가장 박진감 넘치는 홈경기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 웰스파고 센터. 아이스하키 룰을 몰라도 괜찮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불 쇼부터 중간중간 나오는 고전 록의 세레나데, ‘돌아이’로도 유명한 팀의 마스코트 그리티 Gritty의 괴짜 같은 퍼포먼스, 연기인지 진짜인지 헷갈리는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을 로컬 비어와 거대한 피자를 우걱우걱 씹으며 지척에서 감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즐거우니까.

러브 파크 / 러브 사인
로버트 인디애나의 상징적인 작품인 ‘Love’ 조각상이 전시되어 ‘러브 파크’로 불리는 JFK 광장. 1976년부터 필라델피아를 찾는 숱한 여행자가 이 작품 앞에 서서 저마다 사랑을 꿈꾸고 그렸다. 분수대, 잔디, 벤치를 찬찬히 누리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Stay

캐노피 바이 힐튼 필라델피아 센터 시티
미국의 산 역사인 필라델피아 시청, 원 리버티 전망대, 올드 시티 등 필라델피아의 주요 스폿을 대부분 곁에 두어, 필라델피아를 걸어서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호텔. 2020년에 오픈해 시설도 깔끔하고, 모든 객실이 금연이다. VIP 체크인 서비스, 프런트 데스크 안전 금고 등의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텔 1층에 미국 클래식 기반의 프랑스 레스토랑 더 웨이워드 The Wayward, 도넛 맛집 페데럴 도너츠 Federal Donuts가 있다는 점도 반갑다.

뉴욕으로 가는 스마트한 방법,
에어프레미아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항공사는 곧 LCC 아니냐고? 모르는 소리다. 에어프레미아는 대형 항공사와 LCC의 장점만을 더한 하이브리드 항공사다. 대형 항공사의 서비스는 그대로 제공하되, 저렴한 비용으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저비용 항공사처럼 서비스 대비 가격이 합리적이다. 탄소 복합 소재로 만든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기는 타는 순간 느낌부터 다르다. 습도는 쾌적하고, 소음은 줄어들었다. 넓은 스크린(프리미엄 이코노미는 풀 HD 고화질 13인치 터치스크린, 이코노미는 12인치)은 영화 보는 맛을 돋우고, 전 좌석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은 (비행기 안에서만이라도 잠시 쉬고 싶은 이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뜻밖의 이득이다. 창문 덮개 대신 5단계로 창문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점, 화장실이 기존 항공기보다 넓다는 점, 네이비 컬러로 단정하게 통일한 디자인은 여행의 피로를 줄여준다. 일반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에 해당하는 에어프레미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동급 대비 가장 넓고 안락한 42인치 간격(이코노미 35인치)의 좌석을 확보한다. 전용 체크인 카운터 및 수하물 처리, 우선 탑승하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내식 맛집으로도 이미 정평이 났다. 이코노미석에서도 더 글렌리벳 하이볼 세트, 에어프레미아 전용 맥주인 비어 프레미아, 스파클링 와인 등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인천-뉴욕 노선은 일·월·수·금요일, 주 4회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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