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홍삼이나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은 중고거래가 일체 금지돼 있었다. 이제 가능해진다.
“또 홍삼이야?” 포장지를 뜯은 부모님 표정이 차갑다. 스팸도 아니고 올리브유도 아니고 홍삼인데, 기껏 고심해서 골랐건만 괜히 분위기만 어색해졌다. 찬장을 열어보니 그럴만했다. 여기저기서 선물로 들어온 홍삼, 비타민이 가득했다. 평생 다 먹어도 못 먹을 것 같으니 다음에는 돈으로 달란다. 맞다. 결국 부모님 마음을 녹이는 건 세종대왕, 신사임당뿐이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감지했다. 이제 홍삼이나 비타민 같은 건강기능식품의 중고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은 영업신고를 한 사람만 판매할 수 있다. 중고거래 등 소규모 재판매는 금지돼 있다. 실제로 중고거래 플랫폼에 건강기능식품 거래글이 올라오면 자동으로 차단되거나 신고를 통해 삭제된다. 개인이 판매하면 안 된다는 규정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홍삼이나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등 제품이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조2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10가구 중 8가구는 연 1회이상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다. 선물 중 차지하는 비중도 26% 수준이다. 먹는 것보다 들어오는 게 많아지면서 계속 쌓이는 실정이다. 이런 지적이 많아지자 정부는 1년간 시범적으로 건강기능식품 개인 간 재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거래횟수와 금액, 위반 시 처벌 규정 등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