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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커부터 팝가수까지 전설의 아티스트가 사랑한 위스키 5

2024.01.25이재영

커트 코베인은 잭 다니엘 없이 노래를 하지 않았고, 윌리엄 포크너의 손이 닿는 곳이면 어김없이 버번 위스키가 놓여있었다. 한 손으로는 창작을, 다른 한 손으로는 위스키를 드높이 창작도 음주도 부지런히 해온 아티스트 다섯 명.

커트 코베인(1967-1994 록커)

전설이 되어버린 ‘NIRVANA’의 리더 커트 코베인은 생전 테네시 위스키, 잭 다니엘을 즐겼다. ‘NEVER MIND’ 앨범 재킷 촬영 당시 잭 다니엘을 혼자 다섯 병이나 마시다가 기절한 적도 있으며 녹음실에서 위스키가 없으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고도 전해진다. 부드러운 목 넘김과 달콤한 바디감 덕분에 국내에서도 꽤 대중적인 위스키로 알려져 있다. 콜라와 섞어 마시는 잭 콕은 어느 록 페스티벌에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칵테일이기도 하다.

윌리엄 포크너(1897-1962 소설가)

‘소리와 분노’, ‘ 성역’, ‘압살롬, 압살롬’ 등의 작품을 쓴 윌리엄 포크너는 노벨 문학상과 두 번의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대문호 알려져 있다. ‘문명은 증류와 함께 시작했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윌리엄 포크너의 위스키 사랑은 남달랐다. 그의 손이 닿는 곳이면 어김없이 위스키병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동료 작가들은 그의 소설을 읽으면 어느 지점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 그는 미국 남부 출신답게 버번위스키를 즐겼다. 특히, 버번위스키로 만든 민트 줄렙이라는 칵테일을 좋아했는데, 위스키와 으깬 민트잎과 설탕을 넣은 심플한 스타일이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버번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에반 윌리엄스 블랙’과 민트잎만 있으면 대문호의 취미를 따라 할 수 있다.

숀 코너리(1930-2020 배우)

영원한 제임스 본드. 숀 코너리는 일곱 편의 ‘007시리즈’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짙은 눈썹과 선 굵은 얼굴로 많은 여성에게 사랑을 받은 배우로도 유명하다. 스코틀랜드 출신답게 ‘맥켈란’ 위스키를 사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판매하는 맥켈란 라인업 중 그와 가장 잘 어울릴 만한 위스키는 맥켈란 18년 셰리 오크다. 오로지 셰리 오크에서만 숙성하여 풍부한 단맛이 일품이다. 거기에 은은하게 치고 들어오는 건포도의 풍미는 매력 넘치는 할리우드 섹스 심볼과 아주 잘 어울린다.

제니스 조플린(1943-1970 싱어송라이터)

여성 블루스 보컬 하면 가장 먼저 불리는 이름. 요절한 천재 뮤지션들인 3J 중 한 명. 담배와 술을 사랑했던 싱어송라이터. 그녀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절규하듯 내뱉는 쇳소리 가득한 창법은 지금까지도 전무후무하다. 그녀가 죽을 때까지 마시며 삶보다 사랑했던 술은 ‘서던 컴포트’다. 리큐르로 분류하고 있지만, 베이스는 버번위스키다. 1874년 당시 위스키의 품질이 고르지 못해 최대한 마실만한 수준의 술을 고안해 낸 것. 복숭아, 계피, 바닐라 등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 달콤하고 향긋한 맛이 특징이다. 혹독한 삶 속에 노래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던 그녀의 모습과 닮았다. 대표곡인 ‘SUMMER TIME’을 들으며 달콤쌉쌀한 인생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리아나 (1988~ , 팝 가수)

‘다이아몬드’와 ‘엄브렐라’ 등 음악으로 21세기 빌보드 싱글 차트의 여왕으로 불리는 팝스타 리아나. 그는 제임슨 위스키를 사랑한다. 2010년에 발표한 ‘치얼스’란 앨범에는 아예 대놓고 제임슨을 노래한다. “제임슨 들이부어 나는 그걸 마실래 (Oh let the jamerson sink in. I drink to that yeah yeah)” 제임슨은 일부 국가에서 ‘제머슨’으로 발음된다. 세 번 증류한 아이리시 위스키로 목 넘김이 부드럽다. 리아나 뿐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과 레이디 가가, 핑크 등 여자 유명인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레이디 가가는 다이어트를 할 때도 위스키를 절대 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는 애주가다. 2012년 아일랜드 더블린의 공연에서는 제임슨 병을 들고 나와 “나는 제임슨 회사에서 1달러도 받은 적이 없지만, 제임슨 덕분에 노래를 쓸 수 있었다” 말하기도. 가수 핑크는 아들을 낳으면 좋아하는 제임슨 위스키 이름을 따서 제임슨으로 짓겠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2012년 둘째를 낳자마자 낳겠다고 실제로 아들 이름을 제임슨 문 하트라고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