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에 핑크색은 귀족 소년을 상징하는 색이었고, 조선 시대에는 사대부의 기품을 표현하는 색으로 쓰였다. 하지만 그런 이유 없이도 핑크색 시계는 그냥 예쁘다.
롤렉스
데이트저스트 36
긴 겨울의 막바지에 피어나는 반가운 매화처럼 눈부신 선레이 가공과 18K 골드 &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인덱스가 빛나는 핑크 다이얼을 지닌 시계.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이지만, 각도에 따라 현란하게 빛나는 플루티드 베젤은 인덱스와 마찬가지로 골드다. 높은 항자기성과 70시간의 롱 파워리저브, 오차범위 -2~+2초로 크로노미터 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고성능 무브먼트는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3235다.
오리스
아퀴스 데이트 36.5mm
아퀴스는 뛰어난 퍼포먼스와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지녀 스위스 다이버 워치의 기준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오리스는 다이얼에 다양한 컬러와 소재를 시도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데, 이 시계 역시 그러하다. 바닷물 속에 산호가 파도에 일렁이는 모습처럼 보이는 아퀴스 데이트 36.5mm의 다이얼 소재는 자개다. 쨍한 파랑색, 초록색, 옥을 연상시키는 그린 컬러 버전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으며, 프로페셔널 다이버 워치답게 300m 방수 사양이다.
제니스
크로노마스터 스포츠 핑크
지난 2022년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500점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 판매 수익의 20%를 유방암 환자를 위한 비영이 단체 ‘수잔 G. 코멘 재단’에 기부한다. 참으로 신사적인 시계이지 않은가? 5Hz 고진동으로 0.1초의 시간 측정이 가능한 인하우스 엘 프리메로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시계의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지름 41mm 케이스는 100m 방수가 가능하고, 고전적인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의 배열이다. 개인적으로 날짜 창까지 핑크색을 적용한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
태그호이어
까레라 데이트
조금 더 핫한 핑크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 시계다. 케이스 지름 36mm로 50m 방수가 가능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다. 회전하는 듯 곡선을 그리는 선레이 다이얼은 실크처럼 보인다. 아플리케 로고의 배경색도 동일한 핫핑크 컬러를 적용했다. 태그호이어는 이 시계를 여성 고객에게도 판매하고 싶은지 브랜드 앰베서더인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가 이 시계를 착용한 사진으로 홍보 중이다. 그래서 구매를 망설이는 남자가 있을 수 있는데, 당신이 그녀를 실제로 만난다면 시계 덕택에 말 한마디라도 걸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될 거다. 미소 짓는 그녀의 눈을 마주 볼 수도 있는데 465만 원이라는 비용은 싸다. 참고로 소문난 시계 애호가인 라이언 고슬링이 영화 <바비> 시사회 때 이 시계를 찼다.
지샥
GMD-S5600BA-4DR
연어 먹으러 갈 때 깔맞춤으로 착용하면 좋을 토이 워치다. 지샥의 아이콘인 DW-5600을 작고 슬림하게 만든 모델로 다양한 컬러의 베리에이션을 만날 수 있다. 14만 원이라는 가격도 너무 신난다. 핑크색 시계에 너무 큰 돈을 쓰고 싶지 않다면 진짜 자주 차게 되는지 시험해 볼 생각으로 구입해도 부담 없을 정도다. 벚꽃놀이를 갈 때 착용해도 좋겠다! 아! 벚꽃놀이 갔다가 연어 먹으면서 매화수를 마셔라. 솜사탕 먹으면서 사진도 찍고, 딸기 우유도 한잔해라. 그런 게 진정으로 토이워치를 즐기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