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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부터 우디까지 위스키 맛을 표현하는 용어 8

2024.02.29박민정

아는 만큼 느낀다. 위스키 좀 아는 사람들이 위스키 맛을 표현할 때 쓰는 이토록 풍부한 단어들.

우디(Woody)

위스키를 마시다 숲을 걷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면 그건 ‘우디’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나무에서 맡을 수 있는 모든 냄새’를 뜻한다는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더 많은 향을 포함한다. 시가 상자, 생강, 넛맥에서 나는 향기인 ‘뉴 우드’와 연필, 코르크, 잉크 등을 연상케 하는 ‘올드우드’ 커스터드, 캐러멜, 토피 향을 자아내는 ‘바닐라’ 토스트와 커피 향을 지닌 ‘토스트’까지 포함한다.

페인티(Feinty)

어딘지 모르게 매캐한 위스키 특유의 향미, 전문용어로 ‘페인티’라고 한다. 꿀, 가죽, 담뱃잎, 치즈, 그을린 플라스틱에서 나는 고소하고도 알싸한 향과 맛을 뜻한다. 위스키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류액의 일부가 위스키에 섞이며 생기는 독특한 맛이라고.

와이니(Winey)

위스키에선 때로 달달하고도 부드러운 와인의 맛과 향이 느껴진다. ‘와이니하다’고 하면 된다. 쉐리 캐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 특유의 맛, 견과류 그리고 초콜릿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피티(Peaty)

‘수술방 냄새’ ‘정로환 냄새’라고도 불리는 독특한 이것, ‘피트’라고 부른다. 위스키의 원료인 맥아를 건조할 때 입혀지는 향이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가만히 집중하면 흙, 인센스, 재, 훈제연어에서나는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수술방 냄새’라는 표현도 완전 맞다. 전문가들도 ‘피트’를 표현할 때 요오드, 병원, 타르, 디젤 같다는 단어를 쓴다.

씨리얼(Cereal)

‘몰트향이 진하다’는 표현대신 ‘씨리얼 노트가 강하다’는 표현을 써보면 어떨까. 삶은 곡물류와 삶은 감자, 맥아, 말린 홉, 에일, 효모 등에서 나는 극강의 고소한 향과 맛을 일컫는 단어다. 일부에선 삶은 돼지고기, 그레이비 소스의 맛과 비슷하다고도 한다. 

플로럴(Floral)

푸른 나무 잎과 꽃에서 맡을 수 있는 향이 위스키에서 난다면 ‘플로럴하다’고 표현한다. 허브, 섬유유연제, 완두콩 껍질, 건초더미, 코코넛에서 나는 향도 같은 범주에 있다.

프루티(Fruity)

위스키에서 오렌지, 파인애플 등의 과일향이 나는 경우가 많다. 신선한 생과일부터 조리된 과일까지 모든 향을 ‘프루티하다’고 말한다. 같은 계열의 향이되 조금 특이한 일례도 있다. 풍선껌, 젖은 페인트, 매니큐어 리무버 향이 나도 프루티다.

설퍼(Sulphur)

단어 그대로를 해석하면 유황이다. 피트가 강한 위스키가 목으로 넘어갈 때 희미하게 폭죽, 성냥 등의 향을 느낀 적이 있다면 이게 바로 ‘그거’다. 유황이 지닌 향 자체는 악취로 분류되지만, 위스키를 한 모금마실 때 느껴지는 약간의 향기는 외려 풍미를 좋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