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지도 높은 크로노그래프 워치 제조사들의 최신 모델들.
태그호이어 –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레이싱 크로노그래프에 있어서만큼은 어떤 하이엔드 제조사에도 밀리지 않는 이 분야의 선두 브랜드인 태그호이어. 불과 며칠 전 <LVMH 워치 위크>를 통해 이 시계를 발표했다. 기존 동 컬렉션의 엔진이었던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02T의 와인딩을 개선한 새 심장 칼리버 TH20-20을 이식했다. 가장 큰 변화는 모던한 느낌을 주는 세라믹 타키미터 베젤과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의 입체적인 베젤을 없애 보다 클래식한 느낌을 추구했고, 45mm였던 케이스 지름을 42mm로 줄여 웨어러블하게 연출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청록색 브러시 가공 다이얼이 유니크하며, 3천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다이얼 6시 방향에서 회전하는 투르비용 케이지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구매를 자극하는 요소다. 확실히 태그호이어는 이 바닥의 게임 체인저다. 그 역할을 50년 넘게 해왔다는 게 가장 대단한 거고.
오메가 –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
오메가는 역사적으로 라이벌인 롤렉스처럼 컬러 베리에이션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브랜드를 전개해왔다. 그래서 새로운 색상 하나만 레퍼런스에 추가가 되어도 출시일만 기다리며 밤잠을 설치는 유난스런 롤렉스 마니아들과 달리, 오메가 수집가들은 애초에 넉넉하게 4~5개 색상으로 발표되는 최신 컬렉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걸 집어 들면 되는 일이었다. 이번에 출시되어 전세계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 가장 주목받는 모델로 떠오른 화이트 래커 다이얼 버전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색상은 아니다. 스누피가 그려진 역사적인 모델 중 한 점이 화이트 다이얼이었고, 착탈 가능한 붉은 보호 케이스가 있던 알라스카 프로젝트도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모델이 특별하게 주목받는 까닭은 스페셜 버전이 아닌 정규 라인업의 레귤러 모델이라서가 아닐까 싶다. 42mm 지름의 스틸 케이스에는 수동 칼리버 3861이 탑재되어 있는데, 문워치 애호가들은 아무리 좋은 새 무브먼트가 나왔다고 한들 3861 사양을 훨씬 마음에 들어 하는 법. 50m 방수 사양을 고집한 부분 역시 바라던 바다.
롤렉스 –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롤렉스는 지난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레이스인 <르망 24시>의 100주년을 기념해 공식 타임키퍼로서 이를 기념하고자 새로운 버전의 데이토나를 내놨다. 타키미터의 100을 붉은색으로 장식해 100주년을 마킹한 이 시계는 검은 배경에 흰 서브 다이얼, 6시 방향 서브 다이얼 위에 빨간 ‘DAYTONA’ 표식을 넣었다. 이는 빈티지 롤렉스 중 ‘성배 중의 성배’로 여겨지는 Ref. 6263을 연상시킨다. 게다가 탑재한 오토매틱 칼리버 4132의 모습을 볼 수 있게 글라스백을 적용했는데, 글라스백 사양을 좀처럼 채택하지 않았던 롤렉스였기에 이 사양 역시 시계의 소장가치를 엄청나게 높이는 요소 중 하나가 됐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아니지만, 그 어떤 리미티드 에디션보다 구하기 어려운 시계로 여겨질 것이 분명하다.
브라이틀링 – 어벤져 B01 크로노그래프 44
파일럿 크로노그래프의 아이콘 브라이틀링은 지난해 하반기 자사의 모던 파일럿 워치를 대표하는 어벤져 컬렉션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기존 범용 무브먼트를 수정해 사용하던 것과 달리 브랜드의 상징적인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B01을 이식했고,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의 위치도 변경했다. 크로노그래프 워치의 특성상 날짜창만 추가해도 복잡함이 두드러질 수 있기에 최신 버전은 6시 방향 카운터 내부로 날짜창을 이동시켜 눈의 거슬림을 최소화했다. 베젤의 가공도 0, 15, 30, 45를 마킹한 돌출부는 폴리싱이었던 전 세대에 비해 새틴 브러시 가공으로 정돈시켰고, 원통형의 푸셔도 사격형으로 교체했다. 동일한 사양의 블루, 샌드 베이지 컬러도 함께 선보인다.
IWC – 파일럿 워치 퍼포먼스 크로노그래프 41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포뮬러 원™ 팀
IWC의 파일럿 워치 컬렉션은 이름 그대로 항공 크로노그래프로서의 존재감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본격적인 레이싱 워치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괜히 루이스 해밀턴을 홍보대사로 쓰고 있는 게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F-1의 <라스베가스 그랑프리>를 앞두고 IWC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메르세데스-AMG 팀을 위해 새로운 시계를 선보였다. 그중 하나인 사진의 모델은 지름 41mm의 케이스를 세라타늄® 소재로 만들었다. 이는 IWC가 자체 개발한 티타늄 합금으로 티타늄의 가벼움과 세라믹의 경도를 갖춘 신소재다. 케이스 내부에는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69385가 탑재되어 있으며, IWC만의 손 쉬운 스트랩 교체 방식인 EasX-체인지 시스템이 적용되어 다양한 컬러와 소재의 IWC 스트랩으로 교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