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에 향긋한 이탈리안 리큐르를 곁들여보자. “부오노!” 절로 외치게 된다. 술을 마시고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 먹어본 경험이 있는 모두에게 추천한다.
❶ 팔리니 – 리몬첼로
팔리니는 로마의 유서깊은 리큐르 제조사로 가문 대대로 내려오던 리몬첼로 레시피를 활용해 1999년 사진의 술을 론칭했다. 아말피 해변에서 자란 껍질이 두껍고 산미가 덜한 레몬을 재료로 만드는 이 술은 알코올 함량이 26%로 소주보다 독하지만, 음료수처럼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상큼한 레몬맛이 지배적이다. 원래는 다양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리큐르로 쓰인다. 하지만 플레인한 맛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이 술을 뿌려 마시면 레몬의 상큼함과 유크림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레몬 슬라이스나 레몬 제스트로 장식하면 꽤 근사한 디저트가 되기도 한다.
❷ 일말로 – 노치노
노치노는 덜 익은 호두로 만드는 이탈리아의 리큐르다. 알코올이 38%나 되지만 생크림처럼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는데다 호두의 고소함이 느껴져 베일리스와 조금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술을 호두 아이스크림에 뿌려먹으면 견과류의 고소함에 대해 진지한 고찰을 시작하게 된다. 우아하면서도 기품있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만약 이 조합으로 멋진 디저트를 완성하고 싶다면, 설탕을 직접 녹여 만든 캐러멜 파편들과 넛맥을 활용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그 두가지 재료로 더욱 완벽한 식감과 꽉 찬 맛의 레이어를 완성할 수 있다.
❸ 티냐넬로 – 그라파
와인으로 유명한 토스카나 지역에서 6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안티노리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들의 수많은 명작들 중 슈퍼 투스칸의 효시로 꼽히는 티냐넬로는 토스카나 와인이 가야 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바로 그 티냐넬로를 만들기 위해 포도를 압착하고 나면 부산물이 남는데, 이를 원료로 만든 증류주가 바로 사진의 술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라파를 식후주로 많이 즐긴다. 에스프레소 커피에 넣어 카페 코레토로 변형해 마시기도 하고, 커피를 다 마신 잔에 몇 방울 떨어트려 헹궈 마시기도 한다. 이런 문화에서 딴 아이디어로 커피 아이스크림에 이 술을 뿌려 마시면 카페 코레토와 비스무레하다. 티냐넬로의 그라파에서는 다양한 견과류와 흰 건포도, 포도씨, 곶감, 사워 크림 등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커피맛 아이스크림의 맛에 고급스러운 복합미를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