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워치는 인류 문명 궁극의 첨단 기술과 수공예가 결합된 산물이다. 그런데 여기에 섹슈얼한 코드까지 포함되어 있다면 바로 이런 시계들로 표현된다.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모두 초고가 모델들이니 눈요기나 하자.
❶ 율리스 나르당 – 클래식 보이어
하이 컴플리케이션 기능인 미니트 리피터와 오토마통, 원색적인 다이얼 디자인이 결합된 형태의 시계로 2018년 발표됐다. 케이스 왼쪽 측면에 보이는 슬라이드 레버를 당기면, 시간을 알리는 청명한 소리와 함께 두 커플의 격렬한 몸짓이 시작된다. 슬라이드 레버 부품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니트 리피터들은 방수 기능이 없는데, 이 시계는 30m 방수를 지원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으며, 케이스 소재는 핑크 골드다. 42mm 지름 케이스 내부에는 36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지원하는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UN-73이 탑재되어 있다.
❷ 블랑팡 – 빌레레 까루셀 리피티션 미니트
정면에서 보면 우아한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에 까루셀을 오픈 워크로 감상할 수 있고, 케이스 왼쪽 측면에 미니트 리피터 슬라이드 레버까지 있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그러나 45mm 지름의 레드 골드 케이스 뒷면에는 옷을 입은 남성 첼리스트가 활을 들고 옷을 입지 않은 여성의 몸을 악기처럼 다루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슬라이드 레버를 당기면 두 사람의 육감적인 움직임은 오토마통으로 구현되며, 아름다운 차임 소리도 감상할 수 있다. 섹슈얼한 시계들 중에는 이렇게 다이얼과 케이스백의 디자인이 판이하게 다른 것들이 많은 편이다. 시계는 단 한 점 만들어졌다.
❸ 리차드밀 – RM 69 에로틱 투르비옹
레퍼런스 넘버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되는 이 시계는 케이스 10시 방향의 푸셔를 누르는 것으로 슬롯머신처럼 추파가 자동완성되는 기능(사진의 문구는 모든 경우의 수를 통틀어 가장 소프트한 전체관람가 멘트다)을 지녔다. 그레이드 5 티타늄으로 케이스를 만들었고, 다이얼 6시 방향에서는 투르비옹의 작동 모습과 파워리저브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파워리저브도 69시간 지원한다. 8시 방향의 푸셔는 일시적으로 핸즈를 잘 보이지 않은 위치로 변경해준다. 문구를 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2015년에 30점 한정 수량으로 출시되었는데, 그중 하나는 래퍼 드레이크가 갖고 있다.
❹ 안데르센 제네바 – 에로스 69 ‘빌 앤 모니카’
독립 시계 제작자 아카데미(AHCI)의 공동 창립자이자 놀라운 실험 정신과 유머가 함께 깃든 컴플리케이션 시계들을 발표해 온 스벤드 안데르센의 브랜드 안데르센 제네바. 스벤드 안데르센은 빈티지 무브먼트의 복원과 수정에 있어 대단한 경력을 가진(파텍 필립의 컴플리케이션 공방에서 9년간 일했다) 장인이다. 그의 명작으로 꼽히는 에로스 69 컬렉션은 경첩이 달린 액자형의 이중 시계 케이스로 만들어 시계를 뒤집어 연출할 수 있다. 이 시계는 빌 클린턴 전 미대통령 인생 최악의 스캔들인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이야기를 시계에 담고 있다. 우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에나멜을 사용한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을 도입했다. 1997년부터 적은 수량만을 생산한 에로스 69 컬렉션은 빈티지 워치 시장에서 굉장히 높은 소장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