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의 움직임을 담은 천문시계는 컴플리케이션 기능 중 가장 복잡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이엔드 메이커라고 모두 이 기능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을 정도다.
❶ 반 클리프 아펠 – 레이디 아펠 플라네타리움 워치
일반적인 컴플리케이션인 크로노그래프 같은 메커니즘은 전혀 소개하지 않지만, 낭만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천문 시계와 오토마통 등의 하이 컴플리케이션들만큼은 그 어떤 브랜드보다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반클리프 아펠. 이 시계는 나이테처럼 홈이 파인 어벤추린 다이얼 한가운데 로즈 골드로 만든 태양을 두고, 핑크색 자개로 수성, 그린 에나멜 페인팅으로 금성, 터콰이즈로 지구, 다이아몬드로 달을 묘사했다. 천체의 움직임 그대로 움직이고 있음은 물론이다. 지름 38mm의 케이스는 화이트 골드 소재이며, 내부에는 36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하는 오토매틱 무브먼트가 탑재되어 있다.
❷ 파텍 필립 – 6102R
파텍 필립 그랑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을 대표하는 모델인 이 시계는 검은 사파이어 크리스털 디스크 위에 표현된 은하수와 스카이 차트, 문페이즈가 압도적인 위용을 드러낸다. 파텍 필립의 고전적인 드레스 워치로는 드물게 지름이 44mm나 되지만, 다이얼이 담고 있는 우주에 비하면 작게 느껴진다. 로즈 골드 케이스 내부에는 마이크로 로터 사양의 오토매틱 칼리버 240 LU CL C가 탑재되어 있으며, 다이얼 외곽을 따라 날짜를 핸드로 표현한다.
❸ 율리스 나르덴 – 트릴로지
율리스 나르덴을 대표하는 동시에 시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천문 시계로 꼽히는 이 트릴로지는 이 분야의 거장 루드윅 외슬린 박사의 참여로 탄생했다. 왼쪽이 1985년 처음 등장한 아스트롤라비움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현재 지구에서 보는 천체의 움직임이 그대로 담겨있고, 일출과 일몰 시각까지 알려준다. 오른쪽은 1988년에 나온 후속작 플래니타리움 코페르니쿠스로 다이얼 가운데 위치한 태양을 일곱개의 행성이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한다. 시계는 365일 5시간 48분 46초를 1년으로 계산하게끔 설계했기에 완벽한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는 1992년에 등장한 텔루리움 요하네스 케플러다. 다이얼 가운데 에나멜링으로 표현한 큼지막한 지구의 모습이 인상적인 시계다. 이 시계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낮과 밤의 길이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이외에 문페이즈와 월식, 일식 표시 등 일반적인 시계가 절대로 구현할 수 없는 놀라운 기능까지 갖췄다.
❹ 예거 르쿨트르 – 마스터 히브리스 메카니카 칼리버 185
경첩을 달아 케이스를 회전시켜 시계의 양면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리베르소 컬렉션의 매력인데, 이 시계는 무려 4개면을 활용했다. 첫 번째 면에서는 퍼페추얼 캘린더와 플라잉 투르비옹을 볼 수 있는데 날짜 인디케이터가 모두 스켈레톤 디지털 방식인 것이 돋보인다. 두 번째 다이얼은 분을 점핑 아워 방식의 디지털 인디케이터로 표현하며, 미니트 리피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페이지에서는 기계식 손목 시계 최초로 일식, 월식, 슈퍼 문이 언제인지를 알려주는 문페이즈가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케이스백에는 남반구의 문페이즈와 스카이 차트를 담고 있다. 히브리스 메카니카가 예거 르쿨트르 기술력의 정점을 보여주는 라인이긴 하지만, 특별히 이 모델은 다른 시계보다 많은 다이얼을 가질 수 있는 리베르소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걸작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