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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인들도 궁금한 호텔, ‘도쿄 에디션 긴자’ 후기

2024.06.27전희란

도쿄 에디션 긴자의 달콤한 부름.

화려하지만 침착한 외관의 도쿄 에디션 긴자.

“도쿄 에디션 긴자에 묵는다고?”
20년 넘게 긴자에 살고 있는 한 일본인 애주가와의 술자리에서 나는 머무는 호텔의 이름만으로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단골로 채워져 있던 아담한 바에서 손님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정말로 근사해?”, “도대체 어떤 분위기야?”, “그래서, 좋아?” 도쿄 에디션 긴자 The Tokyo EDITION, Ginza는 오픈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은, 현시점 긴자의 가장 핫한 이슈다. 도쿄 에디션 토라노몬 The Tokyo EDITION, Toranomon에 이은 도쿄 내 두 번째 에디션으로, 긴자를 잘 아는 토박이들은 더 이상 새롭게 내어줄 땅이 없는 긴자 한복판에 새로운 호텔이 들어선 것만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도 앱을 켜지 않고 이곳을 지난다면 긴자에 수두룩한 럭셔리 매장 중 하나겠거니 싶겠지만, 상주하는 도어맨이 활짝 열어주는 문 사이로 발을 딛는 순간 알던 긴자는 새롭게 갱신된다.

1층의 로비 바.

르 라보에서 에디션 호텔만을 위해 만든 시그니처 블랙 티 향에 잠시 취해 미끄러지듯 들어서면 1층 정면에는 로비 바가 주얼리 장식장처럼 번쩍이고, 오른쪽으로는 우아하게 직조된 하얀 계단이 눈을 사로잡는다. 화려하지만 침착하고, 요란하지 않게 멋스럽다. “긴자는 세계 최첨단과 일본의 전통 문화가 얽혀있고, 다양한 도시 기능이 중첩되고 엮인 지역이죠. ‘직조’라는 개념을 차용해 긴자를 하나로 엮고 세계와 연결하는 뉴 랜드마크로 이곳을 디자인했어요.” 이안 슈레이거와 손을 잡고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 구마 겐고의 말처럼, 양극단의 요소를 엮은 디자인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객실 창으로 들어오는 클래식한 긴자의 풍경마저 디자인인 양 계산적으로 아름답다.

프리미어 스위트의 배스룸.
단 하나뿐인 스튜디오 킹 객실.

도쿄 에디션 긴자는 단순히 투숙객을 위한 호텔이라기보다는, 여행자의 데스티네이션에 가깝다. 한 예로 에디션 호텔 런던에서 시작한 바 ‘펀치룸 Punch Room’은 시그니처 펀치 칵테일로 유명해 바 애호가들의 버킷 리스트로 꼽힌다. 모든 에디션 호텔이 펀치룸을 갖추지는 않는데, 도쿄의 첫 펀치룸이 바로 도쿄 에디션 긴자 2층에 있다. 이곳에서는 펀치룸의 시그니처인 커다란 은색 펀치볼에 일본 각지의 니혼슈, 료쿠차 차, 향신료 등 로컬 주류와 재료로 만든 칵테일을 담아 서빙한다. 펀치룸에서 1층 로비를 내려다보면 메인 입구 너머 긴자 거리를 바라볼 수 있게 설계한 구조 또한 영특하다.

옥상의 내추럴 와인 바 더 루프 The Roof는 긴자에서 도쿄 타워를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올리브 나무와 식물들로 채운 정원 사이로 빼꼼히 머리를 든 도쿄 타워와 빌딩 숲의 풍경이 여러 시대의 미학을 오려 붙여 콜라주한 작품처럼 눈앞에 걸린다. 긴자의 한복판에서 긴자를 한발 떨어져 낯설게 보기. 그것이 지금 도쿄 에디션 긴자가 여행자에게 허락하는 드물고 귀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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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 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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