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orial

DPR “저흰 말 안 해도 다 알아요”

2024.07.18하예진

크림, 이안, 그리고 아틱. DPR 2막 1장.

아이웨어, 미우미우. 이어커프 , 네크리스, 모두 톰우드. 니트, 블레이저, 쇼츠, 모두 잉크. 슈즈, 발렌티노.

GQ 평소에 셋이서 대화를 잘 안 한다고요?
CR 할 때는 엄청 깊게 하고 안 할 때는 몇 주 동안 안 해요.
AT 서로 적당한 거리도 필요한 것 같아서요. 맨날 너무 붙어 있으니까.
GQ 그래도 몇 주는 너무한 거 아니에요?
AT 근데 할 얘기가 정말 많이 없어요. 다 남자들이라서.
GQ 그래서 오늘은 서로에게 궁금한 질문을 준비해오기로 했잖아요. 인터뷰라기 보다는 DPR의 추억을 슬쩍 들춰보고 싶었거든요.
IA 저부터 할게요.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언제야? 전 날씨에 예민한 사람이라 계절이 바뀌면 저도 바뀌어서 가끔 제 자신이 아닌 것처럼도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이 사람들은 어떨까 궁금해요.
CR 지금입니다. 여름. 뭔가 야외 활동하기 좋지 않아요? 햇빛 받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밖에서 커피도 마시고 맥주도 먹으면서 나가 있는 걸 좋아해요.
AT 반대네. 저는 겨울을 좋아해요. 몸에 열이 좀 많아서요.
IA 가을 좋아해요. 공기 냄새에 예민한데, 항상 가을 즈음이 제일 좋아요.
CR 가을에는 어떤 냄새가 나나요?
IA 차가운 풀 냄새가 나요. 가을이 딱 2주 차에 접어들면 딱 일주일 동안 나는 냄새가 있어요. 호주에서 ‘모닝 듀’ 라고 부르는, 새벽에 일어나면 풍기는 공기 냄새가 있는데 호주에서는 그런 냄새가 더 부각되는 것 같아요.
GQ 첫 질문부터 죄송하지만, 같은 DPR 크루라면 좋아하는 계절 정도는 알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웃음)
CR 오히려 알면 이상하지 않아요? 저희 엄마가 무슨 계절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웃음) 우리 엄마, 만약 이 글을 본다면 무슨 계절을 좋아하는지 댓글 달아주세요.

이어커프, 링, 모두 샬롯킴. 셔츠, 블레이저 , 팬츠, 모두 생 로랑.

IA 두 번째 질문! 만약 이 일을 안 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CR 예전에는 뭐가 됐든 가르치는 일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뭔가 창작을 해내는 사람이요. 만약에 음악을 안 했다면 조각 목수나 미술가가 됐을 것 같아요.
AT 음식 쪽에서 일했을 것 같아요. 요리 자영업, 장르를 좁히자면 일본 라면?
IA 군인…? 특수요원? 목숨을 걸고 책임이 주어진 걸 진짜 좋아해요. 제 목숨과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잘못될 수 있는 확률이 엄청 높은 하이 스택, 하이 리스크 직업을 택했을 것 같아요.
IA ‘본인이 가장 본인다운 순간’은 언제예요? ‘Be yourself’한 순간은?
AT 혼자 일하고 혼자 살아서 루틴대로 있을 때가 제일 저다운 것 같아요. 혼자 있을 때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거든요. 머릿속이 엄청 명확하게 뚫려요.
CR 엄청 좋아하는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뭔가 시간 가는 줄 모를 때요. 최근에 제 앨범 작업할 때 제가 온전히 제 걸 다 담을 수 있어 좋았어요. 가장 나다운 순간이었죠.
GQ 크림은 그동안 프로듀서로만 활동하다가 최근에 플레이어로 나서서 더 의미 있는 앨범이었잖아요. 한 곡 콕 집어서 추천한다면요?
AT 저는 형 노래 중 ‘uzuz’에서 “어질어질 이빨이 빠질 것 같다”라는 가사가 좋더라고요. 중독성이 장난 아니에요.
CR 진짜 많이 취하면 이빨이 흐물거리는 느낌이잖아요. 뭔지 아시죠? 그나저나 쉴 때는 뭐 해? 사실 진짜 잘 몰라서….
IA 저는 주로 LA에 머물러서요.
GQ 진짜 안 만나는구나.(웃음) 좀 안 봐야지 쉬는 느낌이 들어요?
CR 쉴 때 아니고는 맨날 보니까 서로 안 보는 게 좋을 수도.
AT 쉬는 날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만 있어요. 집돌이인데 그래도 하루에 한 번은 꼭 작업실 나오는 스타일이에요.
IA 잠시 몰입시킬 겸 게임 했다가 요리하고 그래요. 안 해본 모바일 게임이 없어요. ‘스쿼드 버스터즈’라는 게임도 좋아하고, 옛날엔 황금 돼지라고 불릴 정도 로 ‘카트 라이더’ 진짜 잘했어요.
CR 쉴 때는 친구들이랑 여행 가는 걸 좋아해요. 시간이 없어서 자주 못 가긴 하지만. 강원도 좋더라고요. 고성에서 수영하는 거 좋아해요.

이어링, 링, 모두 젬앤페블스. 셔츠, 블레이저, 팬츠, 모두 에트로. 슈즈, 루부탱.

GQ 크림이 멤버들에게 궁금한 두 번째 질문은?
CR 냉장고에 뭐 있어? 현재 먹을 수 있는 음식들.
AT 집에 냉장고가 없어요. 혼자 사니까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다 없애고 조그마한 음료 냉장고 하나 있거든요. 거기에 물이랑 제로 콜라 두 개 들었네요. 무조건 다 배달 라이프스타일이에요.
IA 저는 냉장고 안에 장 본 거 진짜 많아요. 달걀, 양파, 당근, 다진 고기, 치즈…!
CR 우리 할머니 냉장고보다 뭐가 많더라고요.
GQ 이안만의 치트키 있어요?
IA 연두. 그거만 있으면 msg 해결이에요. 미국 거라면 안초비 통조림 있죠? 요리할 때 소금 쓰지 말고 통조림 안에 든 기름을 쓰세요. 그러면 맛이 더 깊고 고소해요. 특히 파스타나 빵에 뿌리면 맛이 더 깊어져요.
CR 제로 콜라, 제로 아이스크림, 제로 파워에이드. 그리고 일본에서 사온 도쿄 바나나빵 정도 있습니다. 별거 없네요. 그래서 물어본 거예요. 저도 다 시켜 먹는 타입이에요.
AT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뭐야?
GQ 어떤 사람은 맛으로 기억되기도 하잖아요.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리면 생각 나는 사람 있어요?
IA 저는 냉모밀 진짜 좋아해요. 엄마 때문에 판모밀을 알게 돼서 냉소바 하면 엄마가 생각나요. 어렸을 때 소스에 찍어 먹는 면이 있다는 게 너무 신선했어 요. 그전까지는 수프에 빠진 면만 먹어봤으니까. “엄마, 이거 간장 너무 짜지 않아?” 하고 물어봤는데, 적당히 맛있었던 느낌까지 기억나요.
CR 저는 코리안 바비큐. 삼겹살, 소고기 뭐든요. 일주일에 한두 번씩 꼭 먹는 것 같은데요? 너무 많은 추억이 담긴 음식이라 하나로 꼽기 힘든데, 한국인이라면 삼겹살은 모든 추억의 응축 아닐까요?
AT 저는 평양냉면.
CR 어디 제일 좋아해요? 전 필동면옥 제일 좋아해요.
AT 맞아. 진짜 거기가 1등이지, 그치. 다들 요즘 관심 있는 주제는 뭐예요?
IA 서커스. <태양의 서커스>나 무대 보는 거에 관심이 많아요.
GQ 스타일리스트가 힘들어 보이던데…. 자꾸 어디서 뭐 신기한 거 보고 와서 해달라고 요청하는 거 아니에요?
CR 저희 콘서트에서 서커스 시키는 거 아니겠죠?(웃음)
IA 그건 댄서분들에게 부탁할게요.(웃음) 어렸을 때도 <캣츠> 좋아했는데, 다른 캐릭터에 저를 투영해서 쇼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AT 최근에 취미가 없어서 취미를 만들어볼까 하다 운동을 시작했는데, 스트레스가 엄청 풀리더라고요.
CR 저는 어떻게 하면 다시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을까에 관심이 있는 시기예요.
GQ 실은 질문 리스트를 보고 음악 얘기가 없다 싶었는데, 드디어.
AT 사실 음악 얘기는 평소에 많이 하니까, 안 물어봐도 다 알아요.(웃음)
GQ 2월에 아틱 합류 이후 3인 인터뷰는 처음이죠? 아틱 합류로 DPR에게도 변화가 있었는데, 음악적으로 DPR의 새로운 챕터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IA 저희가 클러빙과는 장르적으로 어울리진 않으니까, EDM 페스티벌 같은 데 나가진 않았는데요. 이를테면 이제 아틱이 일렉트로닉 쪽으로 활동할 수 있으니 그런 모습이 상상되는데요? DPR의 음악 세계가 확장되는 거죠.


GQ 이제 곧 월드 투어를 떠나요. 작년에 이어 새로이 추가된 도시가 있나요?
CR 많아요. 프랑크 프루트, 워쇼, 코펜하겐, 밀란, 바르셀로나. 그동안 동유럽에 갈 기회가 별로 없었던 지라, 폴란드 워쇼 같은 도시가 너무 궁금해요.
GQ 이 세상 어딘가 어떤 도시에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이곳에 왔었다는 흔적을 남긴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
AT 후쿠오카의 유후인이라는 작은 온천 마을이 힐링하기 너무 좋거든요. 거기 어딘가에 제 사인 하나 남겨놓고 올 것 같아요.
IA 예전에 바누아투라는 태평양의 작은 나라에 간 적 있어요. 중학생 때 1년 동안 머물면서 원주민들 도와주고 한 게 엄청 추억으로 남아 있는데, 나중에 거기 가서 나무로 된 집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해요.
CR 감동이 있었던 도시는 좀 디테일하게 곡에 담는 편인데요. 아직 공개하지 않은 곡 가운데 도쿄에 관한 곡이 있고, 이번 월드 투어에서 기대 중인 워쇼 도 그렇지 않을까요?
GQ 어때요? 오늘 서로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CR 근데 사실 저희 서로에 대해 잘 알아요.
AT 이런 식으로 얘기를 안 할 뿐이지.(웃음)
IA 인터뷰 내내 제 생각과 답변도 형들이 다 맞췄잖아요. 어떻게 알았지?
CR 말 안 해도 다 안다니까요. 저희는 진짜 그래요.

왼쪽부터 | DPR 이안의 이어커프, 샬롯킴. 셔츠, 타이, 블레이저, 팬츠, 슈즈, 모두 지방시. DPR 아틱의 이어링, 크롬하츠. 타이, 블레이저, 팬츠, 모두 아르마니. 슈즈, 루부탱. DPR 크림의 이어링, 스와로브스키. 셔츠, 타이, 블레이저, 팬츠, 링, 모두 베르사체. 슈즈, 돌체앤가바나.
포토그래퍼
최나랑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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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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