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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엔 술 한 사발 어때, 맛 보장 민속 주점 4

2024.07.22박예린

비가 오면 더 생각나는 민속 주점 4

배다리막걸리 | 오직 한 우물만 파는 곳

NAVER 업체 제공 이미지

공덕역 아파트 단지 사이 덩굴이 치렁치렁 늘어진 슬레이트 구조의 낡은 건물로 눈길을 끄는 ‘배다리막걸리 마포총판’도 막걸리 성지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막걸리 총판장을 운영하던 사장님이 오픈한 곳으로, 상호에서 예상할 수 있듯 100년이 넘는 역사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평양에 간 독특한 이력의 배다리 막걸리만을 취급한다. 막걸리를 주문하면 주전자를 내주는데 주전자 뚜껑을 열면 꽝꽝 얼린 락앤락 통이 있다. 당황해서 꺼내지 말고 막걸리를 주전자에 그대로 옮겨 담기만 하자. 끝까지 시원하고 신선한 막걸리를 즐기라는 이곳만의 센스와 배려다. 맛과 가성비 좋은 안주들도 다양한 편이며, 단골들은 아담한 토굴 같은 분위기로 비 오는 날이 더 운치 있어 좋아한다고.
주소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2길 13-8
영업시간 18:00~22:00

등마루 | 녹진한 매력 가득

봉천동 노포 맛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 하얀색 배경에 붉은색으로 ‘등마루 전통 시골 막걸리’가 쓰여있는 간판과 벽에 붙은 메뉴판, 식당의 모든 글씨는 미대 교수님 출신의 사장님이 직접 쓴 것이다. 날씨가 좋을 땐 야장을 깔기도 하지만 비 오는 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예스러운 분위기의 실내에서 막걸리를 즐기는 것이 찐이라고. 간판에 적힌 전통 시골 막걸리를 주문하면, 은은한 산미와 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수제 막걸리를 옛날 주전자에 가득 담아 내어준다. 탄산 없이 깔끔하면서도 녹진한 이곳의 막걸리를 한 번 먹고 나면 잊을 수 없다는 후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막걸리만 포장해 가는 사람들도 많다. 살짝 삭힌 가오리 위에 아삭한 콩나물이 올라간 별미 가오리찜과 두툼한데 바삭함까지 살아있는 호박전 등 막걸리 맛 돋우는 완벽한 안주도 다양하게 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무려 오전부터 영업을 시작해 낮술도 대환영이라는 것!
주소 서울 관악구 장군봉2길 13
영업시간 10:30~22:00

동학 | 조선시대로 타임슬립

접근성이 좋은 것도 아니고 허름한 입구에 문은 언제나 닫혀 있어 운영 중이 맞는 건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들 오는지 비 오는 날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신비로운 주막 ‘동학’. 큰 결심 끝에 문을 열어도 귀신의 집에 들어온 것 같은 위압감이 느껴지지만 조금만 더 들어가면 조선시대로 온 듯한 저잣거리 풍경이 펼쳐진다. 복층 구조의 오두막과 다양한 소품, 음산한 음악, 시끌벅적한 분위기까지 옛 주막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곳의 시그니처는 동학주(누룽지 동동주)다. 누룽지 맛 사탕처럼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동동주에 불고기 맛이 나는 바삭한 고기전을 곁들이다 보면 마치 조선시대 농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복층에 자리를 잡으면 사다리 같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므로 만취에 주의해야 한다.
주소 서울 관악구 대학5길 29
영업시간 17:00~01:00

허깨비 주막 | 통기타 라이브가 흐르는 주막

동대문 뒷골목, 낭만 그 자체라는 주막이 있다. 대학가요제 중창서클 쌍투스 출신 사장님의 통기타 공연을 안주 삼다 보면 막걸리가 술술 들어간다는 ‘허깨비 주막’이 그 주인공. 사장님 혼자 주문부터 요리, 서빙도 모자라 라이브 공연까지 해내시는데 이 모든 것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마치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약 100년 된 한옥의 아늑함, 직접 인삼을 갈아 넣어 인삼 알갱이가 씹히는 시그니처 인삼 막걸리, 재료를 아낌없이 넣고 푸짐하게 내어주는 다양한 안주, 7080 감성 충만한 통기타 라이브 등 온통 낭만투성이다.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날이면 이 낭만은 배가 된다. 상호는 허깨비지만 이곳에서의 맛과 음악, 이야기는 실재다.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52길 50-6
영업시간 월~금 12:00~24:00, 토요일 12: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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