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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바이커가 이 여름을 통과하는 방법

2024.08.06신기호

팔팔한 여름에도 기꺼이 바이크를 꺼내 앉고서.

이제민 | 모터사이클 선수, 제이진 MX 스포츠 대표

@jjaaee327 이제민은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 모터사이클 선수다.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 모터크로스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참여한 경기만 50여 개. 우승과 랭킹을 획득한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우뚝한 이력을 지녔다. 현재는 모터사이클 문화를 위해 ‘제이레이스웨이’라는 공식 트랙을 만들어 직접 교육도 하고 있다.

YCF BIGY 150-190cc 모터크로스 문화를 키우려면 진입 문턱이 수월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바이크부터 낮춰야 했다. YCF는 저가형 핏 바이크 모델이다. 직접 프랑스에서 계약해 들여와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여름 기억 캘리포니아의 글랜 헬렌 레이스 웨이. 세계에서 가장 큰 트랙이다. 산을 깎아 만든 경사도는 무려 40도. 그 트랙을 달리고 넘으며 맞던 흙이 그립다. 캘리포니아의 태양이 제아무리 뜨거워도 트랙에서 뛰어놀 땐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팔팔한 여름에도 기꺼이 바이크를 꺼내는 이유 모터크로스는 뜨거운 스포츠다. 익스트림의 짜릿한 희열은 중독 이상의 매력을 전한다. 22년째 모터크로스에 빠져 있지만 늘 새롭다. 서핑, 스키, 웨이크보드, 나아가 경비행기 조정까지, 짜릿한 취미를 모두 섭렵한 분들의 마지막 종목이 바로 이 모터크로스다. 하나같이 이런 희열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니까. 추천 루트 모터크로스는 갖춰진 트랙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정비되지 않은 산을 내달리면 위험한 건 물론이고 구사할 수 있는 기술도 한계가 있다. 아직 국내 트랙은 내가 만든 제이레이스웨이가 유일하다. 이곳에서 오프로드 교육과 체험 모두 가능하다. 드림 바이크 클래식한 카페레이서 바이크가 좋다. 그중에서도 트라이엄프 엔진에 노튼의 프레임을 더한 올드 클래식 모델을 좋아하는데, 모터크로스 바이크와는 전혀 다른 묵직한 스타일이 꽤 끌린다.

조철우 | RSG 대표

@rsg_seongsu 조철우는 바이커들의 성지로 불리는 라이더 카페, ‘RSG’를 운영한다. RSG는 바이크와 서브 컬처를 즐기는 이들에게 사랑방으로 존재하며, 문화 교류와 커뮤니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조철우 대표는 잠들지 않는 바이커들을 위해 매일 새벽 2시까지 문을 열어둔다.

HONDA MONKEY 125cc 난 ‘용비교 라이더’다. 하루 10분 정도, 집에서 RSG까지 몽키를 타고 용비교를 건넌다. 작고 가벼우니 내 맘대로 타는 재미도 있고, 운전 시간이 길지 않으니 주유비도 적게 든다. 매일 타려면 편하고 재밌어야 한다. 몽키가 딱 그런 펀 바이크다. 여름 기억 장마철에 투어를 떠났다. 열흘 정도. 카페를 비우려면 손님이 없어야 하는데, RSG에 라이더들이 비는 시기는 장마철뿐이니까. 루트는 7번 국도. 해가 뜬 건 열흘 중 딱 하루였다. 그래도 좋았다. 어린 친구들은 “이틀 만에 갈 수 있어!”라는 호기가 자랑이 되기도 하는데 나는 뭐. 타다 보면 느낄 것도, 볼 것도, 먹을 것도 많은데 빨리 가서 뭐 하나. 팔팔한 여름에도 기꺼이 바이크를 꺼내는 이유 비도 맞고, 바람도 뜨겁고, 더운 건 말해 뭐 해. 어쨌든 이 여름을 내 몸으로 다 받아내야 하는데, 자유로운 느낌 하나가 이 모든 불편함을 지운다. 어떤 단어를 데려와야 하나 싶은데, 이것만큼 생생한 표현이 없다. 결국 이 ‘쌩’이 주는 느낌 때문에! 추천 루트 두무개길. 용산으로 가도 좋고, 남산을 빙 둘러 타기에도 좋다. RSG로 오기에도 좋고.(웃음) 여름뿐인가. 도심에서 계절의 변화를 이만큼 느끼며 탈 수 있는 코스도 없다. 드림 바이크 GS. 언젠가는 유라시아와 중앙아시아도 달려보고 싶다. 온로드, 오프로드 모두 잘 달리니까. 아저씨들의 끝은 결국 투어링으로 마무리되는 거 아니겠는가.

최효근 | CHOPPER KOREA 운영자, BELLUM 디렉터

@Chopperkorea 최효근은 브랜드 벨럼의 디렉터다. 초퍼코리아의 운영자는 초퍼 문화가 좀 더 알려지길 바라는 그의 순수한 열정으로 시작한 역할이었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얻기 어려운 초퍼의 정보도 그의 커뮤니티를 통하면 해결될 정도로 깊이 있는 지식을 다루고 있다. 유튜브 <루저 필름>을 통해서도 초퍼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1960s PAN HEAD CHOPPER 초퍼에는 3가지 스타일이 있다. 라이더의 취향에 맞춰 제작하는 커스텀 초퍼(또는 쇼바이크), 오리지널 파츠만을 사용해 제작한 올드 초퍼, 과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서바이버 초퍼. 이 중에서 난 올드 초퍼를 탄다. 바이크는 내 취향과 연결되어 있는 액세서리라는 생각이다. 그런 이유로 초퍼 외 다른 모델은 생각해본 적 없다. 여름 기억 초퍼를 탄 여섯 명의 일본 여행기를 다큐멘터리로 찍어 유튜브 <루저 필름> 채널에 올렸다. 오사카를 시작으로 교토, 나고야, 하마마치, 야마나시를 돌아 도쿄까지 내려오는 루트였다. 초퍼는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규모는 일본이 으뜸이다. 초퍼 문화가 가장 깊은 일본에서 그들의 기술과 스타일,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팔팔한 여름에도 기꺼이 바이크를 꺼내는 이유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되었으니, 여름이라고 안 탈 수도 없지 않은가. 재밌는 건 앞바퀴에 펜더가 없어 비가 오는 날이면 물줄기가 얼굴로 전부 튀어 오른다. 그런 불편까지 감수하면서 탈 정돈데, 더운 날씨가 대수겠는가. 추천 루트 양양. 올드 초퍼의 안정적인 속도는 시속 80~90킬로미터다. 그러려면 비교적 도로도 잘되어 있고 통행 양도 적어야 하는데, 양양 가는 루트가 괜찮다. RSG에서 출발해 양평 만남의 장소까지 달리는 코스도 좋다. 드림 바이크 다른 모델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박다민 | BMW 모토라드 국제 공식 인스트럭터

@bike_damin 박다민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BMW 모토라드의 국제 공식 오프로드 인스트럭터로, 전 세계 라이더들을 교육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빠르고 멋있게 타는 법은 모르지만, 안전하고 즐겁게 타는 법은 누구보다 잘 알려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다.

MOTORRAD R1250 GS GS 트로피 2022 대회에 한국 대표로 나가면서 만나게 됐다. GS는 온로드와 오프로드, 어디든 달릴 수 있는 덕분에 장거리, 어드벤처 바이크로 잘 알려져 있다. 크고 무겁지만, 막상 타보면 꼭 오랫동안 타왔던 것처럼 굉장히 편하다. 편의사양을 탑재한 첨단 전자 장비도 훌륭하다. 여름 기억 가평 경반분교를 오른 후에 즐긴 계곡 캠핑, 그리고 강릉 옥계에서 오프로드 투어를 하고 동해 망상해수욕장에 뛰어들었던 순간이 가장 뜨겁게 추억된다. 태백과 봉화, 울진도 괜찮다. 팔팔한 여름에도 기꺼이 바이크를 꺼내는 이유 캠핑을 좋아한다. 여름에는 주로 60리터 가방에 텐트와 간단한 장비를 챙겨서 모토 캠핑 스타일로 떠나는데, 그래서 나름의 이유라면 역시 캠핑 때문에. 해가 오르기 전, 새벽 5시쯤 출발하면 사실 그렇게 덥지도 않다. 추천 루트 최근 몽골 투어를 다녀왔다. 약 3백50킬로미터를 달리는 루트인데 온로드와 오프로드가 섞여 있어 신선하고 재밌는 라이딩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빠르면 6월부터, 메인 시즌은 7월과 8월이다. 국내라면 태백이나 봉화. 실제로 봉화에는 에어컨이 드물다. 그 정도로 시원한 지역이니 경험해보시길. 4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드림 바이크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유라시아 횡단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때 MOTORRAD R1300 GS나 KTM 890 어드벤처를 타고 떠나면 좋겠다.

    포토그래퍼
    김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