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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방해하지 말아줘, 휴가 때 보기 좋은 잔잔한 영화 4

2024.08.25박한빛누리

에어컨 틀고 얇은 이불 덮고 보세요.

런치박스 (2013)

인도의 도시 뭄바이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 매일 아침 인도 뭄바이에서는 5천여 명의 도시락 배달원이 부인들이 만든 점심 도시락을 남편의 사무실에 배달한다. 여주인공 일라는 결혼 생활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젊은 주부로 남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맛있는 도시락을 준비한다. 남자 주인공 사잔 프르난데스는 은퇴를 앞둔 외로운 회사원이다. 우연히 일라가 남편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을 받게 된다. 도시락을 받은 사람에 대한 일라의 호기심은 커져가고, 도시락이 다른 사람에게 배달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대신, 도시락 안에 편지를 넣는다. 그렇게 시작된 도시락 편지를 통해 두 사람의 일상은 위안과 활력을 얻는다. 두 사람의 관계는 어느새 친구관계를 넘어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되기 시작한다.

아메리칸 셰프 (2015)

열정적인 요리사가 푸드 트럭을 운영하며 새로운 인생을 찾는 이야기. <아이언 맨>, <라이언킹>의 존 파브로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았다. 주인공인 칼 캐스퍼는 요리 평론가와 SNS에서 설전을 벌이며 직장에서 해고된다. 이후 전처의 제안으로 마이애미에서 푸드 트럭 사업을 시작한다. 침샘을 자극하는 요리 장면이 백미. 영화는 유명 푸드 트럭 셰프 로이 최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으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더스틴 호프만 등 반가운 얼굴도 등장한다. 영화의 인기로 존 파브로는 넷플릭스에서 요리 프로그램 ‘The Chef Show’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해피 해피 브레드 (2012)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에서 ‘마니’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커플 이야기를 통해 소박한 행복을 그린 영화. 미즈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하고 하라다 토모요, 오오이즈미 요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계절마다 사연을 가진 손님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지며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에 대해 보여준다. 참고로 영화는 일본 훗카이도 토야코 호수를 배경으로 촬영했다. 실제로 영화에 담긴 예쁜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여름휴가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청설 (2009)

가족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자전거로 배달일을 하는 티엔커. 그는 종종 동네 수영장에 배달을 가서 훈련하는 청각장애인 선수들을 본다. 어느 날, 청각장애 올림픽에 출전하려는 언니 샤오펑을 응원하러 수영장에 찾아온 양양을 보고 반한다. 티엔커는 수화를 통해 양양과 친해진다. 양양은 가정을 부양하고 언니가 수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호감마저 사치라고 느껴지는 양양은 티엔커를 밀어내고 결국 서로의 사정에 대해 작은 오해가 생기며 멀어진다. ‘청설’은 세심한 드라마다. 남자 주인공의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가 이스터에그로 작동하는데, 주인공의 기분을 표현하기도, 당시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는 청각 장애인 사회와 그들의 문화를 사실적으로 담으며 대만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성공을 거뒀다.

에디터
박한빛누리(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