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는 안 된다. 어떻게든 화를 잘 다스려서 ‘분노 조절 잘해’로 살아야만 한다. 이토록 명백한 뇌과학적, 생리적 변화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화를 내서 좋은 건 하나도 없다.
➊ 심장마비에 걸린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감정이 폭발할 때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5배,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면 뇌에서 신경 전달 물질인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신체 반응 때문이다. 혈압이 높아지고, 심장의 펌프작용도 어려워진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당뇨가 있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심장이 약하다면 화가 나는 순간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 심호흡을 하자.
➋ 못생겨진다
자주 화내는 사람이 더 못생겼다는 연구가 있다. 여러 개가 있으니 어느 정도 입증된 얘기다. 미국과 브라질에 있는 의료진은 화를 내면 콜라겐 수치를 줄이는 호르몬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가 줄어들고, 피부염이나 건선 등 피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화를 낼 수록 축 처지고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건조한 얼굴로 살게 된다.
➌ 뇌가 늙는다
화를 내면 머리에 피가 쏠리고 뇌에 대량의 산소가 공급되어 뇌압이 올라간다. 뇌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브레이크를 걸고, “감당 불가!”라는 신호를 보내며 비명을 지르는 게 분노다. 피가 쏠려서 과부하에 걸린 뇌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작동을 멈춰버린다. 뇌압이 떨어지고,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때까지는 최대 1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이 너무 많이 반복되면 뇌의 브레이크가 고장 난다. 나이가 들며 대뇌피질 기능이 쇠퇴하며 겪는 노화를 남들보다 더 많이, 빨리 겪게 되는 셈. 뇌를 저속노화하고 싶다면 화를 안 내는 게 유리하다.
➍ 공황장애를 유발한다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부위는 인간이 포유류였던 시절부터 있었다. 특히 ‘분노’를 담당하는 영역은 위협적인 자연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공포, 증오, 절망 등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게 발달했다. 자주 화를 내는 행위는 자연히 해당 부위를 자극해 공포, 증오, 절망을 불러온다. 감정 노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수시로 공포와 절망의 감정을 느끼는 ‘공황장애’를 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가설이 있다.
➎ 못난 사람이 된다
뇌 과학자 정재승은 한 방송에서 자주 화를 내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주로 누구에게 화를 내는지 생각해 보면 그 이유가 더 명확해진다”고 말한 적이 있다. 화는 주로 매우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표출되는 감정이다. 타인을 나 자신이라고 인지할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통제하고 싶어 하고, 그것이 잘 안됐을 때 화를 내게 되는 것. 화를 많이 낼 수록 가까운 사람을 상처입히는 못난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화를 멈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