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물에 의한, 물을 위한 궁극의 향수, ‘소바쥬 오 포트’.
크리스챤 디올 뷰티가 아이코닉한 남성 향수 컬렉션 소바쥬의 라인업을 한층 강화한다. 바로 ‘소바쥬 오 포트’를 새롭게 출시한 것. 소바쥬 오 포트는 시원한 폭포수를 닮은 첫 향에 한 번, 농밀하고 강인한 잔향에 두 번 매력을 뽐낸다. 기존에 선보인 네 가지 제품처럼 관능적이고도 대담한 뉘앙스는 유지한 채 폭발적인 상쾌함을 더했기 때문이다. 핵심은 물. 프랑스어로 물의 힘(Eau Forte)을 뜻하는 제품명만 봐도 알 수 있다. 디올은 어떻게 물의 힘을 빌려 향수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물의 놀라운 힘을 향수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디올 퍼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시스 커정(Francis Kurkdjian)은 물의 특성과 그 안에 담긴 내러티브에 집중했다. 물에 흠뻑 젖은 상쾌함을 표현하기 위해 콜드 스파이스 노트와 라벤더, 머스키한 우드 노트를 조향하고, 피부에 부드럽게 스미는 워터 베이스 포뮬러를 고안했다. 화이트 에멀전 타입으로 완성한 워터 베이스 포뮬러는 옴브레 형태의 미드나잇 블루 컬러 보틀과 만나 신비로운 모습으로 존재감을 비춘다. 물의, 물에 의한, 물을 위한 궁극의 향수, 소바쥬 오 포트가 마침내 탄생한 순간. 이를 기념해 소바쥬의 얼굴, 조니 뎁(Johnny Depp)과 이야기를 나눴다.
GQ 소바쥬 오 포트를 처음 마주한 순간이 궁금합니다.
JD 태양이 막 떠오르는 아주 이른 아침의 숲속에 떨어진 듯한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첫 향은 시그니처 소바쥬를 떠올리게 하지만, 소바쥬 오 포트만의 특별함이 분명하게 있었어요. 그리고 프란시스 커정이 향수에 대한 설명을 들려줬을 때, 그 이유가 명확해졌습니다.
GQ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나요?
JD 워터 베이스 향수라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말 그대로 물의 힘으로 탄생한 향수죠. 금방 증발해버리는 알코올과 달리 물은 더욱 오랜 잔향을 남긴다는 프란시스 커정의 설명이 떠오르네요.
GQ 프란시스 커정은 소바쥬의 상쾌하고 강렬한 향을 어떻게 구현했을까요?
JD 프란시스는 머릿속에 매우 방대한 양의 향 팔레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향기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치 위대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과학이 향수 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는 보다 예술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향수를 만든다는 건 매우 정교한 작업입니다. 어떤 성분이 한 방울이라도 더 들어가면 모든 균형이 바뀌고 처음부터 다시 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매번 새하얗게 빈 공간, 빈 캔버스를 채우는 건 매우 아름다운 일입니다.
GQ 소바쥬 오 포트를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JD 산뜻함, 따스함, 정교함.
GQ 향수는 나를 표현하는 개성입니다. 소바쥬 오 포트에도 당신의 스타일이 깃들어 있나요?
JD 물론입니다. 오 포트의 향은 여러 가지 노트가 어우러져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신비로워요. 루치안 프로이트와 피카소 같은 화가에게 그들만의 컬러나 화풍이 있는 것처럼 저에게는 소바쥬 오 포트라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GQ 소바쥬와 함께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함께한 캠페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JD 하나만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진가 장 밥티스트(Jean-Baptiste)와 촬영한 캠페인은 모두 좋았거든요. 물론 이번 작업도요. 그에게는 우리가 보지 못한 것까지 포착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그의 작업이 훌륭한 무성영화나 영화사 초기의 단편영화 같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를 전적으로 신뢰해요. 언제나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그는 천재예요.
GQ 이번 소바쥬 캠페인 역시 인상적이에요.
JD 이번 캠페인 영상은 단순히 남자가 사랑에 빠지고 악당과 싸우는 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험적이고 초현실적이죠.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도 장 밥티스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혼자였으면 쉽지 않았을 거예요. 덕분에, 캐릭터에 몰입해 감정을 아낌없이 쏟았습니다.
GQ 배우로서 연기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JD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스토리에 완전히 매료돼야 합니다.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펼쳐지는 그림이라면, 그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게 제 역할이죠. 시나리오를 읽고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노트에 메모하며 추가할 사항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더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색다른 무언가를 적용해야 마음속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GQ 향수는 특정한 감정이나 분위기를 포착합니다. 연기는 캐릭터에 감정을 불어넣죠. 향수와 연기, 어딘가 닮은 것 같아요.
JD 연기를 하며 느낀 캐릭터 창조의 매력은 결과물이 나오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캐릭터에 몰입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거죠. 목표만 있을 뿐 결과물을 예측할 수는 없어요. 프란시스도 같은 생각일 겁니다. ‘다음에는 무엇을 시도해볼까?’, ‘이 성분과 또 무엇을 섞어볼까?’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머릿속에 그리는 향수에 한 발짝씩 가까워지겠죠. 마치 새하얀 종이를 채워 나가는 것처럼요. 텅 빈 종이는 가장 두려운 존재지만, 동시에 설렘을 안겨줍니다.
GQ 크리스챤 디올 뷰티는 지속 가능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JD 인간은 여러 세대에 걸쳐 지구를 병들게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구에 암 같은 존재죠. 이런 사실을 직시한 디올은 야생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남겨줄 이 땅을 오래도록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첫 단추는 인간이 자행한 행위를 제대로 마주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