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orial

조니 뎁 “소바쥬를 광활한 대지에 비유한다면, 오 포트는 그 안의 폭포입니다”

2024.10.05정유진

이토록 강인한 물의 힘.

about SAUVAGE EAU FORTE

“물의 놀라운 힘을 향수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 프란시스 커정

숲속의 거대한 폭포, 그 아래로 거칠게 쏟아지는 물보라. 크리스찬 디올 뷰티가 폭포수의 폭발적인 상쾌함을 담은 새로운 향수를 선보인다. 이름은 강인한 물을 뜻하는 ‘오 포트 Eau Forte’. 대담하고 강인한 남성성을 상징하는 ‘소바쥬’ 컬렉션의 새로운 라인업이다. 퍼퓸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시스 커정Francis Kurkdjian은 이 작은 병에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물의 상징성을 담고자 고민했다. 먼저 물에 담긴 힘을 표현하기 위해 레몬과 베르가모트의 전통적인 시트러스 노트에서 벗어나콜드 스파이스 노트를 선택했다. 여기에 산뜻하고 관능적인 라벤더 노트와 머스키한 우디 노트를 더해 신선하고도 스파이시한 푸제르 계열의 향기를 완성했다. 대담하고 강인한 소바쥬의 정신이 깃들었지만, 전형적인 남성 향수와는 확연히 대조되는 지점이다. 베이스 포뮬러는 물. 소바쥬 라인업 중 오 포트가 유독 상쾌한 흔적을 남기는 이유다. 물과 오일을 혼합해 탄생한 화이트 컬러의 에멀션 텍스처는 오 포트의 시원하고 매력적인 향을 더욱 오래 즐기도록 도와준다. 화이트 에멀션 텍스처의 존재감은 보틀 외관에서도 이어진다. 밑부분에서 향수의 밀키한 텍스처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시그니처인 미드나이트블루 컬러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옴브레 형태의 유리병은 시작과 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강인한 물줄기를 연상시킨다. 오 포트는 이렇게 물의 힘에서 영감 받고, 물의 힘을 빌려 탄생했다. 생명의 원천이자 강인한 남성성의 상징. 물의 힘에 아낌없는 헌사를 보내며, 소바쥬 오 포트가 당신을 물의 세계로 초대한다.

interview with JOHNNY DEPP

GQ 소바쥬 오 포트를 처음 마주한 순간이 궁금합니다.
JD 태양이 막 떠오르는 아주 이른 아침의 숲속에 떨어진 듯한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첫 향은 시그니처 소바쥬를 떠올리게 하지만, 소바쥬 오 포트만의 특별함이 분명하게 있었어요. 그리고 프란시스 커정이 향수에 대한 설명을 들려줬을 때, 그 이유가 명확해졌습니다.
GQ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나요?
JD 워터 베이스 향수라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말 그대로 물의 힘으로 탄생한 향수죠. 금방 증발해버리는 알코올과 달리 물은 더욱 오랜 잔향을 남긴다는 프란시스 커정의 설명이 떠오르네요.
GQ 프란시스 커정은 소바쥬의 상쾌하고 강렬한 향을 어떻게 구현했을까요?
JD 프란시스는 머릿속에 매우 방대한 양의 향 팔레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향기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치 위대한예술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과학이 향수 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는 보다 예술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향수는 어떤 성분이 생각보다 한 방울이라도 더 들어가면 모든 균형이 바뀌고 처음부터 다시 향을 만들어야합니다. 이렇게 매번 새하얗게 빈 공간, 빈 캔버스를 채우는 건 매우 아름다운 일입니다.
GQ 소바쥬 오 포트를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JD 산뜻함, 따스함, 정교함. 폭포 주변의 옅은 안개처럼 시원하고 산뜻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뭉근한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정교한 잔향은 종일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들어주죠.
GQ 향수는 나를 표현하는 개성입니다. 소바쥬 오 포트에도 당신의 스타일이 깃들어 있나요?
JD 물론입니다. 오 포트의 향은 여러 가지 노트가 어우러져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신비로워요. 루치안 프로이트와 피카소 같은 화가에게 그들만의 컬러나 화풍이 있는 것처럼 소바쥬 오 포트는 제가 가진 개성을 잘 표현해준다고 생각합니다.
GQ 소바쥬와 함께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함께한 캠페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JD 하나만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진가 장 밥티스트Jean-Baptiste와 촬영한 캠페인은 모두 좋았거든요. 물론 이번 작업도요. 그에게는 우리가 보지 못한 것까지 포착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그의 작업이 훌륭한 무성영화나 영화사 초기의 단편영화 같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를 전적으로 신뢰해요. 언제나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그는 천재예요.
GQ 이번 소바쥬 캠페인 역시 인상적이에요.
JD 이번 캠페인 영상은 단순히 남자가 사랑에 빠지고 악당과 싸우는 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험적이고 초현실적이죠.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도 장 밥티스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혼자였으면 쉽지 않았을 거예요. 덕분에, 캐릭터에 몰입해 감정을 아낌없이 쏟았습니다.
GQ 배우로서 연기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JD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스토리에 완전히 매료돼야 합니다.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펼쳐지는 그림이라면, 그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게 제 역할이죠. 시나리오를 읽고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노트에 메모하며 추가할 사항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더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색다른 무언가를 적용해야 마음속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얼마나 몰입했는지, 한번은 영화 오디션장에서 아기처럼 울음을 터뜨린 적도 있어요. 제 커리어의 두 번째 이정표인 <가위손(Edward Scissorhands)> 때의 일이죠. 그때 오디션장을 나가며 합격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 달 뒤 프로듀서에게서 “조니, 네가 <가위손>의 에드워드가 됐어”라는 전화가 왔습니다.
GQ 향수는 특정한 감정이나 분위기를 포착합니다. 연기는 캐릭터에 감정을 불어넣죠. 향수와 연기, 어딘가 닮은 것 같아요.
JD 연기를 하며 느낀 캐릭터 창조의 매력은 결과물이 나오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캐릭터에 몰입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거죠. 목표만 있을 뿐 결과물을 예측할 수는 없어요. 프란시스도 같은 생각일 겁니다. ‘다음에는 무엇을 시도해볼까?’, ‘이 성분과 또 무엇을 섞어볼까?’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머릿속에 그리는 향수에 한 발짝씩 가까워지겠죠. 마치 새하얀 종이를 채워나가는 것처럼요. 텅 빈 종이는 가장 두려운 존재지만, 동시에 설렘을 안겨줍니다.

GQ 곧 <모디(Modi)>가 개봉한다고요. 감독으로서 메가폰을 쥔 건 두 번째네요. 1997년 <더 브레이브(The Brave)>가 처음이었죠.
JD <더 브레이브> 때는 연기와 디렉팅을 동시에 했어요. 촬영장은 시나리오를 고치는 작업실이자 촬영 현장이었습니다. 감독은 현장부터 캐릭터까지 모든 것을 꿰뚫고 있어야 하죠. 반면에 연기는 대본을 기반하지만, 반응과 행위가 동반되는 예술입니다. 밀고 당기는 감정선 안에서 배우는 직접 캐릭터의 본질을 고민해야 합니다. 두 역할을 모두 수행하려니 부담이 됐었죠.
GQ 이번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무엇인가요?
JD 내가 등장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감독 조니 뎁이 배우 조니 뎁을 캐스팅하지 않았어요. 또 알 파치노가 본인이 연기를 하겠다며 감독을 맡아달라고 먼저 제안했습니다. 20년 전 본인이 감독하고 싶다고 말했던 영화를요.
GQ 연기를 하는 것과 디렉팅을 하는 것. 어떤 점이 다른가요?
JD 배우는 맡은 배역만 파악하면 되지만, 감독은 영화 전체는 물론 모든 배역을 파악해야 합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각 캐릭터 사이의 탄탄한 관계성과 정의를 만들어나가야 하고요.
GQ 배우와 감독 모두에게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JD 신뢰. 배우와 감독 사이의 신뢰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배우의 신뢰를 얻은 감독은 무엇이든 해낼 수 있습니다.
GQ 향기가 캐릭터 몰입에 도움을 준다고 했습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인가요?
JD 물론입니다. 저는 수년동안 연기를 하며 수신기와 작은 안테나, 그리고 이어피스를 사용해왔습니다. 수신기를 라디오에연결하면 트레일러에서 대기하던 친구가 음악을 틀어주곤 했죠. 한 장면을 촬영할 때 사흘에서 닷새가 걸리는데, 이 기간에 같은 노래만 반복해서 듣습니다. 저만의 세계 속에서 캐릭터의 본질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음악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을 만나는 가장 빠르고 간단한 방법입니다.
GQ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디올은 엄격한 규정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JD 인간은 여러 세대에 걸쳐 지구를 병들게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구에 암 같은 존재죠. 이런 사실을 직시한 디올은 야생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남겨줄 이 땅을 오래도록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첫 단추는 인간이 자행한 행위를 제대로 마주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