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러스해 보이지만 가격은 사악한 시계들.
위블로 MP 15 무라카미 다카시 투르비옹 사파이어
뉴진스처럼 예쁘고 귀여운 딸의 손목에 채워주고 싶은 이 시계가 플라스틱이었다면 구입하기 좋았겠지만, 극단적으로 곡면 가공이 어려운 사파이어 크리스털 소재로 만든 시계이기 때문에 가격이 약 5억 2천만원에 달한다. 럭셔리 업계가 사랑하는 일본의 팝 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는 그의 심볼이자 이 시계의 케이스 디자인이기도 한 <활짝 웃는 꽃>을 만들며 ‘원자폭탄이 터지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웃는 얼굴 이면의 절망과 공포를 담아내고자 했다’라고 밝혔는데, 시계 가격표를 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바로 귀여운 디자인 이면의 절망과 공포를 경험했었으리라 생각된다. “케이스의 제작 난이도가 높아 비싸진 건 이해하겠지만 5억이 넘는 가격은 너무 한 거 아니냐?”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해준다면, 투르비옹 중에서도 가장 제작 난이도가 높은 중앙 투르비옹 메커니즘도 이 시계에 적용되어 있다.
콘스탄틴 차이킨 조커 클래식
걸출한 독립 시계 제작자 콘스탄틴 차이킨을 대표하는 시계. 이 시계를 찬 모습을 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주 유머러스한 시계를 차는 재미난 사람이군’이라는 생각을 갖겠지만, 부가세를 제외한 가격이 16,900 스위스 프랑(한화 약 2,650만원)에 달한다. 2017년의 오리지널 버전에 비해 최신 모델은 케이스 지름을 40mm로 2mm 줄였고, 스위스의 무브먼트 매뉴팩처 라 주 페레의 베이스 무브먼트 G200을 수정한 오토매틱 칼리버 K.18-18을 탑재했다. 동공은 각각 시간과 분을 나타내며, 둥근 혓바닥은 문페이즈 인디케이터다. 시계의 연간 생산량은 최대 100개를 넘지 않아 희소성이 아주 높다.
H. 모저 앤 씨 인데버 센터 세컨즈 제네시스
‘IT 박람회에 참가한 회사 부스에서 홍보용으로 나눠 준 시계’처럼 생겼지만 가격은 27,000 스위스 프랑 (한화 약 4,242만원)에 달하는 이 시계는 ‘논란의 시계’를 가장 많이 발표한 하이엔드 워치 메이커 H. 모저 앤 씨의 것이다. 시계가 QR 코드 디자인인 것은 실제 코드를 스캔해 시계 소유권을 인증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 자산에 접속도 가능하기 때문. 40mm 지름의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티타늄을 혼합했으며, 다이얼에는 인공적으로 만든 가장 어두운 소재인 반타블랙®을 칠해 심연의 어두움을 표현했다. 탑재된 오토매틱 칼리버 HMC 200은 72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