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정교한 워치 메이킹 기술과 키치한 감성이 더해진다면.
미도 멀티포트 TV 빅 데이트 S01E01
브라운관 텔레비전 모양의 케이스를 지닌 시계들은 역사적으로 꽤 많았다. 미도는 케이스와 베젤을 TV형으로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화면조정 시간에 텔레비전이 켜진 모습을 다이얼에 그대로 옮기는 재치를 발휘했다. 시계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1973년과 1980년, 2000년에 선보였던 모델을 계승한다. 중앙에는 시간을 표현하는 스리 핸즈가 고정되어 있고, 다이얼 12시 방향에는 디지털 방식의 빅 데이트가 있다. 그리고 시계의 백미인 화면 조정 다이얼은 다채로운 컬러뿐만 아니라 스터드 장식과 같은 입체적인 장식까지 더했다. 재미난 사실은 예전 화면 조정 시간 중에는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시간 정보를 송출하기도 했었다는 점이다. 이를 시계로 표현한 아이디어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내부에는 80시간 파워리저브 사양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가 탑재되어 있다.
오데마 피게 X 카우스 로열 오크 콘셉트 트루비옹 ‘컴패니언’
미국의 팝 아트 작가 카우스를 상징하는 미니어처 조각 ‘컴패니언’을 다이얼로 삼은 시계가 유리 감옥이나 아트 토이 진열장처럼 보이기도 하다. 시간을 나타내는 핸즈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휠 방식으로 배치해 예술 작품 감상을 조금도 방해하지 않게 했다. 탑재한 무브먼트는 새롭게 개발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2979로 투르비옹 기능을 포함한다. 투르비옹은 마치 ‘컴패니언’의 심장처럼 구동하며, 케이스는 티타늄과 세라믹으로 완성했다. 패브릭처럼 보이는 스트랩은 송아지 가죽을 특수하게 가공한 것이다.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스케치 에디션
불가리는 워치메이커로는 이례적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만들고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사 스틸리아니를 앉혔다. 그는 옥토를 필두로 불가리 워치의 전성기를 열었고, 불가리 워치 컬렉션은 시계 역사의 이정표가 될만한 명작들을 줄줄이 발표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는 디자이너답게 자신의 스케치를 시계에 담은 시계를 몇 점 발표했는데 새롭게 등장한 옥토 피니씨모 스케치 에디션 역시 그중 하나다. 스틸 버전이 2,320만원이나 하는 시계에 스케치북의 한 장을 찢어 옮긴 듯 경쾌한 디자인을 담은 파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두께가 2.23mm에 불과한 울트라씬 셀프와인딩 칼리버 BVL 138을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