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들의 영혼 없는 잔소리에 영혼 털리지 말고, 속으로 반격해보자.
“취직은 했니?”
공부, 성적에 관련된 친척들의 잔소리 폭격을 받았던 학생 신분이 끝나갈 무렵. 취직이라는 또 다른 잔소리가 기다리고 있다. 물론 자기계발이나 어학연수, 고시 준비 등을 이유로 취직을 미루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취직을 하고 싶지 않아 안 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취직은 언제 할 건데?”라는 말 대신 용돈이라도 쥐여 주면서 응원해주는 건 어떨까.
“월급 얼마나 되니?”
어떻게 한 취직인데 잘했다는 말 대신 돌아오는 질문이 “월급은 얼마나 되니?”라면, 과연 솔직하게 말해주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오랜 시간 준비해 어딘가에 합격을 했거나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제발 칭찬부터 해주자. 아무에게나 흔하게 하는 그 말,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말을 왜 가족들에게는 인색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연애는 하고 있니?”
공부, 취직까지 했으니 이제 연애 차례다. 대학 합격이나 취직 같은 큰 과제가 끝나면 서둘러 연애를 해야 하는 또 다른 의무를 지게 된다. 친척들이 여자친구는 없느냐, 사귀는 사람은 없느냐라고 물으면, 솔직하게 말해 줄 조카는 아무도 없다. 소득도 없이 쓸데없는 패배감과 상처만 주는 “너는 만나는 사람도 없니?”라는 질문은 부디 하지 말았으면…
“결혼은 언제 할 거니?”
연애까지 하고 있으면 다음은 결혼 차례다. 아니 연애를 하고 있지 않아도 결혼 적령기가 되면 “결혼은 언제 할 건데”라는 말이 먼저 나오기 마련이다. 결혼을 계획부터 꼼꼼히 세워놓고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본인들도 그렇게 못 했으면서 왜 어린 조카들을 괴롭히는가. 이들은 생각해본 적 없는 결혼과 관련된 잔소리보다, 당장의 연애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를 원한다.
“애는 언제쯤 낳으려고?”
출산율이 점점 저조해지고 있는 요즘 그 배경에 대해 말이 많다. 물론 아이가 주는 행복감과 감동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지만,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지출이 증가하고 빚이 늘어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아이는 낳고 끝이 아니다. 직접 키워줄 것 아니면 자녀 계획은 부부가 알아서 할 수 있도록 그냥 뒀으면 좋겠다.
“살 좀 빼야지?”
취업, 결혼과 마찬가지로 친척들의 단골 잔소리로 등장하는 게 다이어트 이야기다. 일 년에 손꼽을 정도로 만나는 친척이 오랜만에 만나서 대뜸 하는 말이 “너 다이어트 좀 해야겠다”라면 어느 누가 기분이 좋을까? 특히 온통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 찬 명절에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괜히 마음이 쓰여서 전 하나 집어먹는 것도 눈치가 보일 지경이다.
“돈은 얼마나 모았니?”
그리고 또 하나. 이 말 한마디면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바로 저축이다. 가뜩이나 연봉은 오르지 않고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에게 “돈은 얼마나 모았냐”, “청약은 넣고 있냐”, “앞으로 계획은 뭐냐”라고 하는 것은 가혹하다.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라고 해도 소용없다. 괜히 돈 얘기를 들으면 다신 명절에 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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