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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에 다시 꺼내 보는, 고전 로맨틱 영화 5

2025.02.13송민우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사랑과 연애를 주제로 한 영화를 찾는다면, 독창적인 매력을 지닌 이 다섯 편의 영화를 추천한다.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사랑의 다양한 형태와 감정을 그려낸 작품들이다.

라라랜드 (La La Land, 2016)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사랑과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연인이다. 뮤지컬 영화의 매력을 한껏 살린 영화답게 두 사람의 로맨스는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비주얼 속에서 펼쳐지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는 모든 것이 변해갈 수밖에 없다. 사랑의 끝에서 연인들이 생각하는 한 단어, ‘만약’을 펼쳐내는 장면이 영화의 백미.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연애의 시작과 끝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500일의 썸머는 남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연애의 기억을 조각처럼 나열한다. 톰(조셉 고든 레빗)과 썸머(주이 디샤넬)의 관계는 유쾌하게 시작하지만 결국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같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더 이상 전과 같지 않은 마음을 대면해야만 하는 연애의 현실적인 순간을 탁월하게 그려낸 영화다.

허 (Her, 2013)

어렸을 때 애착 인형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을 해봤을지도 모르겠다. 대체 인간은 무엇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허는 현대적인 사랑의 대상을 탐구한다. 외로운 삶을 살아가던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감정을 학습하는 인공지능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에 위로받으며 점점 사랑에 빠진다. 사랑의 대상이 달라지면 형태도 달라질까? 궁금한 사람은 이 영화를 보시길.

펀치 드렁크 러브 (Punch-Drunk Love, 2002)

펀치 드렁크(Punch-Drunk)는 권투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반복적인 타격을 받아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태를 의미한다. 또, 단순히 스포츠 용어를 넘어 감정적으로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상태를 묘사할 때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사랑을 나타내기에 이보다 적확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굳이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사랑의 못난 부분, 몽롱하고 중독적이며 불안한 감정까지도 섬세하게 그려낸다.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

끝없는 타임 루프 속에서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사랑의 블랙홀은 유머와 로맨스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시니컬한 기상캐스터 필(빌 머레이)은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리타(앤디 맥도웰)와의 관계를 변화시키려 노력한다. 사랑이란 상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하는 이 영화는 마냥 웃다가도 끝내 사랑이 변화시키는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