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사랑하는 사랑꾼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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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외로움에 취약하다
연애 공백기가 없는 사람은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해 관계로 외로움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이를 관계 중독 상태로,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했던 경험이 애착 패턴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대개 주말에 어떻게든 약속을 잡아 누군가를 만나려 애쓴다. 연인, 친구, 옛친구, SNS 친구, 이성사람친구, 게임 친구…. 그렇게 가장 자연스럽지 않은 자만추를 준비하는 셈이다.
➋ 낯선 사람과 빨리 친해진다
상대의 관심사와 성향에 빠르게 맞춰 친밀감을 만들 줄 안다. 이전 연애에서 익힌 패턴과 지혜를 새 관계에 적용하는 속도도 빠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경청하고,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 표현도 잘한다. 첫 만남에서 간파한 음악취향으로, 두 번째 데이트에 맞춤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하는 등 센스 있는 행동도 보인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당연히 즐겁다. 물론이다. 친밀감을 만들기 위해서 내게만 맞춰주니까. 연애 공백기가 없는 사람들은 대개 이 단계에서 절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➌ “어제 처음 봤지만, 오늘 종일 네 생각했어”
사랑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오글거리는 사랑의 고백도 스스럼없이 건네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설렘과 환희로 가득찬 사랑의 눈빛도 보낸다. 그게 다 진심이다. 문제는 상대와 어제 처음 만난 사이라는 것. 연애 공백이 없는 이들은 감정선 없는 사랑에 푹 빠진다.
➍ “너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어”
이들은 연인을 통해 자아 가치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프로이트는 이런 성향이 자아 정체성의 불안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공백기 없는 이들은 새 연애를 시작하는 단계에 반드시 ‘현생 뿌리치고 연애에 과몰입하는 기간’을 갖는다. 해당 시기엔 일, 친구, 가족, 세상사 모두에 관심이 없다.
➎ 도파민 러브
연애 초기 설렘으로 인한 도파민, 옥시토신이 치사량 초과 수준에 이른다. 서로에게 몰입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가 몇 달 이어진다. 데이트, 선물, 힘이 되는 말, 애정 표현, 헌신까지. 이들은 모든 연애에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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➏ 빠른 관계 진전
관계 초기부터 속도를 낸다. 연애 공백기가 거의 없는 불안형 애착 유형은 상대의 애정을 빨리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귄지 일주일만에 동거하자고 하거나, 자녀 계획에 대해 신랄한 논쟁을 벌이거나, 함께 할 미래를 구체적으로 구획해주길 바라기도 한다.
➐ 상대가 운명의 상대임을 확신한다
존 볼비 애착 이론에 따르면, 연애 공백이 없는 사람은 상대를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동시에 관계가 계속될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그래서 연인을 “운명이 내게 보낸 천사”라고 생각했다가 콩깍지가 벗겨지면 바로 돌아선다.
➑ 이별이 빠르다
연애가 끝나면 빠르게 마음을 정리한다. 운명적이지 않았던 상대와의 이별일 뿐,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나를 실망케했던 전 연인의 모습이 이별의 이유였음을 주변에 알린다. 내내 잘 못하던 감정 컨트롤을 이별 시기에 몰아 쓴 후 다시 주말에 만날 사람을 찾는다. 친구, 옛친구, SNS 친구, 이성사람친구, 게임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