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이 의심될 때도 그의 음식만은 의심하지 말자. 과정과 결과물이 괴랄해도 언제나 맛있으니까. <냉부해> 웃음 치트키 , 그리고 요리에 진심인 김풍의 역대급 이색 레시피만 모았다. 집에서 따라하기도 좋다.

➊ 다이김


재료 김, 참치액, 다진 마늘, 양파, 파, 고춧가루, 맛술, 식초, 참기름, 즉석밥
다이김은 기본적으로 김으로 만든 국이다. 우선 김을 손으로 잘게 찢어 물에 불려 둔다. 달군 팬에 다진 마늘, 채 썬 양파, 파, 고춧가루를 넣어 향을 내고 참치액과 식초로 간을 한 뒤 물에 불린 김과 물을 넣어 끓이면 끝. 비주얼에 의구심이 들겠지만 절대로 의심하지 말자. 다이김을 먹어본 최현석 셰프는 “이렇게 대충 만든 음식에서 어머니 손맛이 나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➋ 치즈 듬풍 토스트
재료 호두, 식빵, 체다 치즈, 모차렐라 치즈, 설탕, 소금
초등학생이 어설프게 만든 것 처럼 보이는 이 요리에 대해, 샘 킴 셰프는 “미사일같다”고 평했다. 만드는 법은 세상에서 제일 간단하다. 설탕, 물, 호두를 졸여 만든 시럽과 체더 치즈를 구운 식빵 위에 올린 것 뿐. ‘치즈듬풍토스트’라는 이름이 붙은 이 토스트는 너무 맛있어서 아직도 요리 커뮤니티계에서 자주 회자된다.
➌ 연복풍덮밥
재료 게맛살, 고량주, 팽이버섯, 달걀, 식용유, 참기름, 마늘, 생강, 대파, 간장, 고춧가루, 전분, 즉석밥
‘혼자 사는 남자를 위한 야식’을 테마로 만든 중화풍 덮밥 레시피다. 식용유와 참기름을 두른 팬에 다진 마늘, 생강, 대파, 간장, 고춧가루, 게맛살을 다 볶은 뒤 고량주로 향을 낸다. 마무리로 팽이버섯, 전분물을 더하면 덮밥소스 완성. 비주얼은 엉망이지만 맛은 천상계에 있는 김풍 표 ‘얻어걸린 요리’의 서막이 열린 순간이다.
➍ 토달토달
재료: 방울토마토, 식빵, 곰탕라면, 달걀, 마늘, 참기름, 간장, 식초, 맛술, 전분
김풍에게 토마토는 징크스였다. 토마토만 집었다 하면 졌다. 토달토달은 달랐다. 괴랄한 요리법에도 불구하고 너무 맛있어서 징크스도 극복해버렸다. 요리법도 간단하다. 식용유와 참기름을 두른 팬에 마늘, 으깬 방울토마토, 간장, 식초, 곰탕라면 분말스프, 전분물, 맛술을 차례로 넣어 탕을 끓인다. 달걀을 곱게 풀어 탕에 천천히 부어 넣고, 깍둑썰기한 식방을 팬에 구워 함께 내면 끝. 시원하고 깊은 맛이 나서 자꾸만 먹고싶은 맛이다.
➎ 풍기명란토스트

재료 명란젓, 달걀, 우유, 식빵, 밀가루, 양파, 청양고추, 마늘, 소금, 마요네즈
김풍이 명란젓으로 커스터드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었더니 됐다. 속을 발라진 명란젓과 달걀노른자를 함께 저어 익힌 후, 밀가루와 우유를 넣고 계속 저었다. 여기에 양파, 청양고추를 넣고 마늘칩도 준비했다. 노릇하게 구운 토스트 위에 올린 명란 커스터드를 먹은 출연자들은 콧구멍을 벌렁이며 “너무 맛있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➏ 장풍덮밥

재료 돼지고기, 새우살, 파프리카, 인스턴트 카레, 달걀, 대파, 마늘, 고추, 고춧가루, 맛술, 간장, 된장, 식초, 즉석밥
김풍 레시피를 말할 때 장풍덮밥을 빼놓을 수가 없다. 잘게 썬 돼지고기, 대파, 마늘, 고추를 기름 두른 팬에 볶아 맛술, 간장, 된장, 카레가루를 넣어 간을 맞춘 후 물을 부어 덮밥 소스로 만든다. 새우살과 파프리카, 식초를 넣어 맛을 더하면 완성. 달걀 프라이까지 올리면 더할나위가 없다. 이걸 맛본 의뢰인, 배우 유연석은 “정체가 불명하나 어쨌든 여행은 안가도 될 것 같다”고 호평했다.
➐ 너는 힙합! 나는 햄팝!

재료 통조림 햄, 땅콩버터, 설탕, 밀가루, 전분
의뢰인 타블로가 ‘동화 속 악당같은 요리’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김풍은 팬에 설탕, 물을 졸여 시럽을 만든 뒤 땅콩버터까지 넣어 극강의 단맛을 지닌 소스를 만들었다. 거기에 튀김 옷 입힌 스팸을 버무려 캐러멜 팝콘같은 무드까지 냈다. 타블로는 힙합의 도전정신 그 자체라고 평하며 좋아했다. 이걸 직접 만들어 본 요리 크리에이터들은 아주 일부인데, “머리에 피가 돈다” “정신이 번쩍 든다”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어쨌든 맛있다”고 했다. 김풍이 만든 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스윗한 악당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