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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둥거리며 인생 리셋하는 방법

2025.03.13조서형, Clay Skipper

멍때리세요. 지루할수록 똑똑해집니다. 

영화 <빅쇼트>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 – 멍때림이 만드는 위대한 변화’의 저자 마누시 조모로디와 지루함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조모로디는 WNYC의 ‘노트 투 셀프’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청취자 20,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관련 실험을 진행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루 동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지 않거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을 삭제하는 등 간단한 도전 과제를 공유한다. 기기에 시간을 덜 쏟고 빈둥대는 시간을 늘린 것이다. 일주일 후 투표를 통해 기분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했다. 조모로디는 흥미로운 피드백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빈둥거린다는 개념은 부정적이다. 불편하고 쓸모없는 상태로 무시당하기 쉽다. 사실 빈둥거리는 시간은 창의성을 꽃피우고 생산성의 훌륭한 원천이 된다.

신경과학을 통해 살펴보자. 생각은 멈추려 해도 멈춰지지 않는다. 대신 뇌의 ‘절전 모드’가 켜진다. 절전 모드가 설정되면 마음은 온갖 상상력이 풍부한 곳을 떠돌아다닌다. 저장한 정보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고 ‘자서전 계획’ 단계로 들어간다. 이상적인 미래를 상상하고 그 미래에 닿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거꾸로 계획하기 시작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얘기는 조모로디의 2017년 저서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에 나와 있다.

빈둥거리는 시간에 관해 얘기하면, 코로나19와 팬데믹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현재 정신 상태를 심심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하거나 두렵거나 걱정된다고 표현하는 쪽이 더 많을 것이다. 지루하고 심심하다는 표현은 건강하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특권 속에서 누릴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그러나 당신의 고용 상태나 건강과 관계없다.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오히려 시간이 더 많고 그 시간을 채울 게 더 적다고 느낄 수도 있다.

조모로디에게 전화를 걸어 고립된 세상에서 지루함은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물었다.

지난번에 우리가 얘기를 나눴을 때, 일을 빠르게 하는 편이라고 자신을 설명했어요. 생산성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궁금해요.

팬데믹 시기를 처음 경험했을 때는 “세상에. 모든 게 취소되었어!”라는 느낌이었어요. 말하기 좀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안도감이 느껴졌어요. 6월 한 달 내 일정이 꽉 차 있었고 그걸 생각하면 숨쉬기가 힘들었거든요. 분명 그 시기의 많은 것은 끔찍했지만, 갑자기 모든 문제가 사라진 기분이 들었어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우리에게 해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시간이에요. 하루에 주어진 24시간을 늘릴 수는 없어요. 두 아이와 생활하며 매일 세 끼를 요리하는 사람에게 하루는 더욱 짧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럴 수 있을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죠.

또 놀랐던 게 있어요. 처음에 받은 편지함이 조용해지더니, 곧 줌 미술 수업, 운동 수업, 온라인 회의, 스트리밍 콘퍼런스, 뉴스레터의 인비테이션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어요. “세상에, 모두가 사실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하는군.” 그렇게 생각이 들었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가족과 친구를 잃었으니 끔찍한 일이죠. 하지만, 이 기간은 동시에 우리에게 놀라운 실험이기도 했어요. 자신을 관찰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까요.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내게 정상이었던 것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걸 ‘위대한 리셋’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앉아서 앞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가 지금 그 지점에 있고요.

아이디어를 내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려고 시간을 비워놨는데 허탕을 치는 때가 있습니다. 이런 때 어떻게 하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요?

그 분야에 있어선 제가 확실히 습관을 고쳐야 했어요. 왜냐하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은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예술가나 작가들은 알 거예요. 어떤 날은 그냥 앉아 있다가 어디서 나온 건지도 모르는 아이디어가 튀어나와요. 반면 어떤 날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죠.

나이를 먹는 것의 좋은 점은 더 큰 그림에서 데이터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떤 날은 생산성이 떨어지고 어떤 날은 큰 폭으로 하락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곡선이 우상향하는 걸 알게 됩니다. 당신은 자신을 지탱하고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생각해 내고 있어요.

우리 행동을 냉정하게 관찰하는 게 핵심입니다. ‘지루함의 찬란함’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아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습관을 바꾸고 지루해져 보세요. 판단하려 하지 말고 그대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하세요. 뭔가 달라졌나요? 더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나요?

사람들이 느낀 것 중 하나는 고독입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혼자가 되는 기분이 힘들었다고 얘기했어요. 하지만 고독과 외로움 대신 점차 작은 순간을 즐기는 법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할 거예요. 자기 자신과 시간을 보내고 스스로를 알아가면서 편안해지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처음엔 지루할 수 있지만, 그러다 멋진 공상의 세계로 넘어갑니다. 백일몽이죠. 뇌는 앉은 자리에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어요. 멋진 일이에요.

백일몽에 도달하려면 “헐, 어쩌지? 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 뭔가 해야 해. 지금 당장.” 이런 공황 상태의 목소리를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모든 공상이 좋지는 않아요. 성찰로 이어져 불안감을 안기기도 하니까요.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쩌지? 사랑하는 사람한테 나쁜 일이 생기면?” 그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요. 하지만 우리에겐 건설적인 몽상이 있습니다.

지루한 상태는 대체로 이렇죠. ‘오 마이 갓. 내 마음이 방황하고 있네. 이렇게 떠돌아선 안 돼. 지루해.’ 또는 내가 그래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서 걷기 시작해요. ‘다리가 아프고 불편하네. 그냥 소파에 누워서 뉴스나 들어야겠어.’ 지루함에는 규정이 필요합니다. 더 많이 지루할수록 그 과정이 효과가 있어요.

지루함을 넘어 몽상의 문턱을 지나면 뇌의 ‘절전 모드’가 활성화됩니다. 절전 모드는 우리가 가장 독창적인 사고를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을 떠올리는 곳일 뿐만 아니라 미래를 계획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본질적으로 인생을 되돌아보고, 고점과 저점을 기억하며 이야기를 쓰고,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과 지금, 이 순간에 도달한 방법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미래를 예측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상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지금의 위치로 되돌아가서 그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과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는지 알아냅니다. 과거, 미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뇌 속을 여행하는 이 시간은 가능성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정말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뉴스를 듣는 일은 어떤가요? 세상엔 너무 많은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서 금방 길을 잃게 돼요.

제가 ‘인포매지컬 Infomagical’이라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정보 과부하와 대처 방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트위터의 문제는 줄거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아이디어에서 다음 아이디어로 그냥 이동해요. 그걸 보고 있으면 뇌의 포도당이 소모되고 곧 고갈됩니다. 기억력에 좋지 않아요. 읽은 내용을 곧 기억하지 못하게 될걸요.

저와 남편은 기자예요. 게다가 저는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속속들이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통제광이고요. 같이 사는 제 동생은 48 동안 뉴스 단식을 한 적이 있어요. 뉴스를 접하는 것은 매우, 매우, 매우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자신에게 적합하고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거예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는 것이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저는 매우 호기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정보를 얻는 것은 사실 읽는 것이 편안하고 안심이 됩니다. 정보를 얻는 것은 저에게 큰 힘이에요.

하지만 뉴스가 어떤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거나 공황 상태에 빠뜨린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개인은 정보의 목표를 설정하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라인에 접속할 때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하세요. 서울 마라톤이 언제 열리는지 알아볼 생각인가요? 좋아요. 그럼 가서 확인하고 접속을 끊으세요. 이제 다른 일을 하세요.

*이 인터뷰는 편집되고 요약되었습니다.

Clay Skipper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