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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TXT)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목표는 높고 야망은 크거든요”

2025.03.17최태경, 김성지, 정유진, 신기호, 김은희

저마다 빛나는 다섯 시선을 따라.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 수빈의 캐멀 울 캔버스 재킷, 클래식 셔츠, 스트라이프 모크넥 톱, 휴닝카이의 카프 레더 코트, 그래픽 티셔츠, 스트라이프 코튼 저지 모크넥 톱, 태현의 멀티 컬러 카프 레더 후디, 범규의 스트라이프 코튼 캐시미어 크루넥 톱, 연준의 스트라이프 폴로 니트 톱, 레이어드한 포플린 베이스볼 셔츠, 코튼 데님 버뮤다 팬츠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캐멀 코튼 재킷, 스트라이프 포플린 셔츠, 블랙 울 트윌 팬츠, 니트 실크 타이, 자수 디테일 캡, 캡에 장식한 릴리 오브 더 밸리 브로치, DIOR 8 브레이슬릿, 양손에 하나씩 착용한 블랙 실버 CD 링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화이트 코튼 블루종 재킷, 블루 스트라이프 포플린 셔츠, 브라운 울 캔버스 팬츠, 니트 실크 타이, 오블리크 데님 자카드 쇼퍼 백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카나주 패턴 바시티 블루종 재킷, 화이트 코튼 저지 모크넥 톱, 블랙 울 트윌 팬츠, 버팔로 더비 슈즈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블랙 울 트윌 재킷, 코튼 코듀로이 베스트 톱, 브라운 트윌 팬츠, DIOR B30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캐멀 울 캔버스 재킷, 클래식 셔츠, 스트라이프 모크넥 톱, 데님 플레어 팬츠, 블랙 로퍼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멀티 컬러 카프 레더 후디, 브라운 울 캔버스 조거 팬츠, 버팔로 더비 슈즈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스트라이프 코튼 캐시미어 크루넥 톱, 오블리크 패턴 데님 버뮤다 팬츠, 버팔로 더비 슈즈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스트라이프 폴로 니트 톱, 레이어드한 포플린 베이스볼 셔츠, 코튼 데님 버뮤다 팬츠, 카를로 더비 슈즈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왼쪽부터 | 휴닝카이의 화이트 코튼 블루종 재킷, 스트라이프 포플린 셔츠, 브라운 울 캔버스 팬츠, 니트 실크 타이, 태현의 카나주 패턴 바시티 블루종 재킷, 화이트 모크넥 톱, 블랙 울 트윌 팬츠, 연준의 캐멀 코튼 재킷, 스트라이프 포플린 셔츠, 블랙 울 트윌 팬츠, 니트 실크 타이, 수빈의 블루 테크니컬 봄버 재킷, 그레이 재킷, 코튼 캔버스 셔츠, 울 팬츠, 범규의 블랙 울 트윌 재킷, 코튼 코듀로이 베스트 톱, 브라운 트윌 플리티드 팬츠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태현 TAEHYUN

멀티 컬러 카프 레더 후디 가격 미정, 디올 맨.

GQ 복싱은 여전히 즐기고 있나요?
TH 그럼요.
GQ 자신 있게 답이 바로 나오네요.
TH 어떤 의리 같은 게 있어요. 평생 같이해야 할 것 같은. 그리고 몸보다 마음이 훨씬 건강해지는 종목 같아요. 제 생각에 체육관에 붙어 있는 문구들이 정말 거짓이 아니어서.
GQ 어떤 문구가 붙어 있어요?
TH “지금 흘린 땀은 링 위에서 배신하지 않는다”. 삶에서 통용되는 말일 텐데 제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게 복싱 같아요. 피드백이 노력할수록 빨리 보이는 종목이에요. 할 때 잡생각도 들지 않고. 이 말은 조금 부끄럽지만 강함이라는 가치, 저는 그게 아름다움에 준하는 가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놓지 않고 복싱하러 계속 가요.
GQ 언젠가 “강해지기 위해 나를 깎는다”고 한 태현 씨 말이 인상 깊었어요. 강해지기 위해 더하고 붙이고 부풀리는 게 아니라.
TH 강해진다는 건 덜어냄의 미학 같아요. 춤도 노래도 복싱도 어느 순간까지는 더하고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느 선이 딱 지나면 얼마큼 버리느냐 같아요. 사실 복싱할 때 제일 무서운 게 습관 없는 사람이에요. 예측이 안 돼요. 한 2라운드째 뛰다 보면 상대의 타이밍이 읽히는데 기본기만 되어 있는 사람은 안 읽혀요. 그건 못 피해요. 그런데 춤과 노래도 보면 습관이라고 하죠. 그게 색이 되기도 하는데 그걸 덜어냈을 때 오는 감동이 또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지점에 왔으면 그다음부터는 얼마큼 덜어내느냐,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GQ 요즘 태현 씨가 깎아내고 덜어내고 있는 건 뭐예요?
TH 저 완전 지금 노래.
GQ 어떤 측면에서요?
TH 저희는 그룹이고 댄스곡이 많다 보니까 쉬어가는 구간이 없어요. ‘강강강강’, 전부 다 멋드러져요. 그런데 존 메이어 같은 뮤지션들 보면 되게 편하게 부르는 것 같거든요? 그렇게 부르기가 더 어려워요. 이렇다 할 습관이 없으니까. 그는 그냥 편하게 불렀는데, 내가 편하게 부른다고 그 소리는 안 나오고. 그런 게 제일 어려워요. 지금은 그걸 좀 생각해야 하는 타이밍 같아요.
GQ 덜어냄으로써 오히려 태현 씨의 색을 드러낼 수 있는 거네요.
TH 네, 딱 그런 것 같아요. 지금 계속 모든 걸 넣어서 맛있게 만들어왔는데, ‘평냉’ 같은 보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GQ 덜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TH 덜어낸 제 자신을 마주할 줄 알아야 해요. 왜냐면은 그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늘 양념 넣어서 먹다가 없이 먹으면 맛없거든요. 진짜 맛없거든요. 그런 느낌처럼, 편안하게 부르고 나서 내 노래 녹음 들으면 너무 밋밋하고 이제 막 노래 배운 사람 같고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면 그래도 그 안에서 괜찮은 게 나오더라고요.
GQ 낯선 나를 마주할 줄 알아야 하는구나.
TH 벌거벗은 나를 볼 줄 알아야 해요.
GQ 낯선 것도 아니네요, 벌거벗은.
TH 진짜 아무것도 없는. 그 느낌을 보면서 느는 것 같아요. 원래 저도 노래할 때 목소리를 엄청 꾸며서 내는 스타일이었는데 한 3, 4년 차 때쯤 크게 바뀌었거든요. 호흡을 섞어서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처음에는 지금보다도 훨씬 어려웠어요, 직면하기가. 호흡을 섞어서 촉촉하게 만든 목소리가 평소에 내가 듣던 건데, 말하듯이 노래하려니까 못 부르는 것 같고 목소리도 별로고 그랬어요. 그런데 훨씬 건강한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양념 없는 나를 마주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덜어내는 것도 덜어내는 건데 가장 이상적인 만큼 덜어내는 게 뭘까, 그걸 고민하고 있어요.
GQ 가장 태현스러운 순간은 언제예요?
TH 일 안 할 때. 저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거든요. 일할 때만 그렇지. 그래서 쉬는 날 저다움을 느껴요. 아무 계획 없이 헤드셋 끼고 돌아다니다가 배고프면 눈에 보이는 식당 들어가고. 그런 것들이 원래 태현스러움인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서의 태현스러움은 완전 정반대에 있죠.
GQ 극과 극의 태현을 어떻게 공존시켜요?
TH 딱히, 공존하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아요. 이것도 나고 저것도 나니까요. 두 페르소나가 서로 싸우지는 않아요. 둘 다 저는 너무 만족스러워요.

연준 YEONJUN

캐멀 코튼 재킷, 스트라이프 포플린 셔츠, 니트 실크 타이, 자수 디테일 캡과 캡에 장식한 릴리 오브 더 밸리 브로치, DIOR 8 브레이슬릿, 양 손에 하나씩 착용한 블랙 실버 CD 링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GQ 생각나는 대로 빈칸 한번 채워볼까요? ‘Tinnitus (___가 되고 싶어)’.
YJ 월드스타.
GQ 이유는요?
YJ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서요.
GQ 이보다 더요?
YJ 그럼요. 제가 좀 목표는 높고 야망은 크거든요. 아직 멀었어요.
GQ 무엇이 더 남아 있나요.
YJ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말해볼게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로서는 해외 차트에서 오르락내리락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좀 더 커다란 스타디움 공연장에서 우리 MOA와 만나고 싶고요. 음악적으로는 솔로 앨범도 내고, 솔로 콘서트도 해보고 싶고요. 패션, 음악, 예술, 사실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너무 많아요.
GQ 연준이 지키고 싶은 마음가짐에 대해 물으면요?
YJ 감사함. 그러니까 예를 하나 들자면 이런 거요. 지금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잖아요. 제가 댄스 학원 다닐 때와 지금은 또 다른 시대예요. 지금과 비교해보면 당시엔 춤 하나도 굉장히 어렵게 배우고, 연습했죠. 맞아요, 좀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이만큼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까 싶은 거죠. 춤뿐만 아니라 이전의 모든 경험을 떠올려보면 그래요. 그 경험들이 지금의 제가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GQ 그럼 반대로 어떤 궤도에서 벗어나보려 한 적도 있어요?
YJ 그럼요. 아티스트로서 조심하고 조심해서 안정적인 텐션을 유지하는 게 일반적인 궤도였다면, 저는 가끔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게 정말 필요하다면요.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며 넘길 때도 있는데, 네, 가끔은 이게 정말 맞다,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판단되면 실행에 옮기는 편이에요. 물론 제가 틀릴 때도 있죠. 서툴 때도 있고요. 그런데 또 그러면서 배워가는 거니까요.
GQ 유지하고 싶은 마음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구분해보면 어느 쪽에 더 기운 요즘이에요?
YJ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도전’, ‘변화’로 이해하면, 그쪽으로 아주 조금, 정말 조금 더 기울어져 있는 것 같아요.
GQ 유지하고 싶은 마음 안에는 어떤 생각들이 들어 있나요?
YJ 음악에 대한 사랑, 춤에 대한 열정, 이런 마음들을 언제까지나 지키고 싶다는 생각? 아까 답변이랑 비슷한데 감사함, 겸손함 이런 마음들이 변치 않길 바라죠. 도전하고 변화하고 싶은 마음도 같은 곳에서 출발해요. 음악, 춤. 이 두 가지 영역 안에서 최대한 많은 걸 해보고 싶어요. 제가 만족할 때까지.
GQ 오늘 화보 콘셉트가 ‘고전미’였죠.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가진 많은 아름다움 중 연준이 ‘고전미’로 꼽을 수 있는 건 뭘까요?
YJ 저는 우리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가장 유니크한 시도를 많이 한 팀이라는 자부심이 있어요. 그게 호불호가 있을지라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매번 성장해왔다는 것. 이게 가장 커다란 제 자부심이거든요. 고전미가 ‘변치 않는 아름다움’이라면 이런 시도들을 꼽고 싶어요. 앞으로도 늘 도전할 테니까요.

수빈 SOOBIN

블루 테크니컬 봄버 재킷, 그레이 재킷, 코튼 캔버스 셔츠, 울 팬츠, 디올 로고 네크리스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GQ 2025년 첫 시작은 어땠어요?
SB 1월에 저희 모두 한 달 휴가를 받아서, 정말 오랜만에 즐기는 장기 휴가여서 너무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고 다시 한 해를 열심히 달릴 준비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GQ 수빈 씨가 쉬고 돌아와서 팬들에게 남긴 인사말이기도 했어요. ‘괜찮아요?’ 같은 걱정 섞인 질문 대신 조용히 살피는 안부 인사 같아서 빌려왔어요.
SB 보셨군요. 정말 오롯이 푹 자고 푹 쉬고 가족들과 집밥 먹는 되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와서, 오랜만에 삶을 평온하게 보내고 와서 나누고 싶었어요.
GQ 겨울 삿포로 여행도 하고, 운전면허도 따고. 자분자분 시간을 보낸 것 같더군요.
SB 저는 시도나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새로운 일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무언가 경험해본다는 게 설레는 사람이어서 하고 싶은 게 많았거든요. 위시리스트 비슷하게 적어뒀던 것들이 있는데 이번에 절반 이상 했어요.
GQ 그 위시리스트는 언제 적은 거예요?
SB 한 12년 동안 계속 적어온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게 생길 때마다.
GQ 이때 냅다 적은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왔네요. 아직 이루지 않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목록에는 뭐가 있어요?
SB 그런데 이게, 진짜 진짜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게 있는데, 너무 약간 되게 엄청 소박한 거라서 들으면 “후하” 하고 비웃을 수도 있는 건데···.
GQ 비웃지 않을게요.
SB 저 게스트 하우스를 꼭 가보고 싶거든요. 제주도나 이런 데 게스트 하우스 가서 처음 보는 모르는 사람들이랑 거실에 모여서 밥 먹고 대화하고 싶어요. <효리네 민박> 보고 가진 로망인데, 다음에 시간이 주어지면 꼭 하고 싶어요.
GQ 일단, 수빈 씨 원래 이렇게 조곤조곤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SB 네. (눈이 동그래지며) 크게 말할까요?
GQ 아뇨.
SB 제가 원래 엄청 차분한 성격이라···.
GQ 그렇다고 알았지만 실제로 이렇게 조근조근한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 그런 낯섦이 불편하지는 않은가 봐요.
SB 불편하긴 해요. 저는 친구들이랑 있을 때도 친구가 자기 친구 불러도 되냐고 물어보면 솔직히 안 불렀으면 좋겠거든요. 제 친한 사람이랑만 있고 싶은데, 그냥 글쎄···. 제가 이번 여행에서 눈 오는 날이면 무조건 나가서 모르는 사람이랑 이글루도 만들어보고, 혼자 인천 여행 가서 새벽에 조개구이집에 갔는데 사장님이 제가 혼자 왔다고 한 2시간 동안 옆에서 계속 대화해주시는 거예요. 너무 낭만 있고 좋은 거예요. 생판 모르는 사람과 섞여서 그의 인생 이야기도 듣고 내 인생도 말해주고 하는 그 순간이 정말 소박한 건데 되게 행복했거든요.
GQ 의외로 사람들이 수빈 씨라는 걸 못 알아보죠?
SB 네, 네, 네. 저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쌓은 분과 대화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사장님도 장사가 한번 해보고 싶어서 조개구이집 한다고, 도전하는 게 재밌다고 하시는데 너무 저 같은 거예요. 너무 재밌었어요. 그날 배운 것도 느낀 것도 많고 좋았어요.
GQ 수빈 씨에 대한 이야기는 무엇을 했어요? 말해줄 수 있다면요.
SB 저 그냥 춤추는 사람이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사장님이 아시는 댄서도 있고 생각보다 잘 아셔서 ‘이거 거짓말 들키는 거 아니야?’ 싶었는데(웃음) 잘 넘기고 재미있게 대화 많이 했어요.
GQ 친화력이 좋은데요?
SB 저 약간 생존성 외향형이라서. 사람 열 명씩 있으면 말을 아예 안 하는데 두세 명 소수 있는 자리에서는 친해지려고 말 잘해요.
GQ 스스로 도전과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을 때 의외였어요. 어머니 말씀으로는 넘어질까 봐 뛰지도 않던 아이였대서요. 지금 보니 잘 뛰는 사람 같은데요.
SB 저도 되게 되게 재미없고 얌전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쉬면서 엄마랑 대화 나눌 때 엄마가 너 아니라고, 아빠 몰래 자퇴도 하고 오디션도 부모님 몰래 지원했다고, “너 되게 얌전한 척하는 불도저였어. 너 그렇게 재미없는 사람 아니었을 걸?” 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내가 뭔가 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다가갔던 것 같기도 해요. 평소 내성적이고 약간 소심하지만 마음먹은 것에는 되게 적극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GQ 애초에 시도와 도전과 모험심이 있지 않았다면 지금이 없었을 거예요.
SB 저는 약간 후회가 있었거든요. 너무 재미없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서. 사고 한번 쳐볼 걸 너무 평안하게 살았다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엄마 말 듣고 보니까, 큰일 많이 쳤더라고요.
GQ 다음 도전해볼 거리로 또 무엇이 있으려나요?
SB 요즘은 예능. 지금 새로운 개인 예능 <최애의 최애 시즌 2> 촬영하고 있고, 그리고 다음 주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촬영하러 가는데, 팬분들이 몇 년 전부터 제발 나가달라고 많이 요청하신 거라 드디어 나가게 된 김에 잘하고 싶은 거예요. 혼자 리액션 연습하고 있어요. “진짜요?”, “어떡해”, “너무 궁금해”. 제가 리액션이 진짜 없어서 친구들이 말할 맛이 안 난다고 뭐라고 하거든요. 그냥 “응, 응”만 하는 사람이라. 그런데 그러면 통편집이 될 것 같아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GQ ‘생존성 외향형’ 영향일까요, 듣는 것도 말하는 것도 좋은 대화 상대예요 수빈 씨.
SB 그렇다면 너무 다행이에요. 저 늘었나 봐요.

휴닝카이 HUENINGKAI

카프 레더 코트, 그래픽 티셔츠, 이너로 착용한 스트라이프 모크넥 톱, 블랙 울 트윌 팬츠, 버팔로 더비 슈즈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GQ 오늘 벨 에포크라는 고전 양식의 공간에서 만나고 있어요. 휴닝카이 씨가 몇 번이고 돌려보는 고전 작품이 있다면요?
HK 음악도 괜찮나요?
GQ 그럼요.
HK 제가 어릴 때부터 악기를 접했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을 가끔 들어요. 베토벤이나 쇼팽, 모차르트. 마음이 심란할 때, 비행기 탈 때.
GQ 가사 없는 선율이 매력적일 때가 있죠. 듣는 사람 나름 해석하게 되기도 하고.
HK 맞아요. 제가 베토벤 음악을 어릴 때 피아노 학원 다니며 쳤는데 그때는 그냥 멋있다고만 느꼈거든요. 빠르고 되게 강렬한 곡들이라고. 크고 나서 다시 들어보니까 새롭더라고요. 무언가 감정이 느껴져요, 피아노 선율 하나하나에서.
GQ 오는 길에 휴닝카이 씨가 만든 곡 ‘きっとずっと(Kitto Zutto)’를 들으면서 왔어요.
HK 감사합니다. 밴드 사운드에 청량한 느낌의 곡을 쓰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일본 앨범에 들어가게 된 노래예요.
GQ 이 노래를 기점으로 온전히 “내 노래”라고 말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죠. 온전한 휴닝카이의 노래란 무엇일지 궁금했어요.
HK 조금 더 제 색깔이 담긴, 밴드나 오케스트라처럼 악기 비중이 크고 악기 소리가 더 섬세하게 들리는 느낌의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실질적으로 제 작업 비중이 더 많아졌으면도 해요. 이때는 60퍼센트였다면 앞으로는 작사, 작곡, 멜로디 작업까지 1백 퍼센트 나만의 곡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GQ 악기가 휴닝카이 씨에게 무척 중요한 대상이라고 느껴지네요.
HK 맞아요. 제가 다른 데 막 재능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재능 있다고 생각했던 게 악기였거든요. 운동신경이 좋은 것도 아니고, 뭔가 부족한 게 많았는데 그나마 악기가 위로가 되는 것 같았어요. ‘Kitto Zutto’도 그래서 나온 곡이에요. 작년에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고 내가 아직 음악을 사랑하고 있나 고민이 많았는데, 그때 드럼을 치면서 느꼈어요. 나 아직 음악을 사랑하고 있구나. 악기를 통해서, 음악을 통해서 그 지점에서 또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GQ 악기의 무엇이 그렇게 좋아요?
HK 악기는 배신하지 않아요. 정말 노력한 대로 나오는 게 악기라고 생각해요.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치면 확실히 멋있게 들릴 수도 있긴 한데, 진짜 노력으로 열심히 하면 악기는 누구에게나 재능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꾸준함이 중요해요. 하루에 몰아서 하면 안 되고 꾸준하게 시간을 둬서 하면 1년만 지나도 멋있게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GQ 지금 수련 중인 악기가 있다면요?
HK 일렉 기타 배우고 있어요. 어제도 레슨 받고 왔어요. 밴드 노래를 만들려면 악기를 다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유일하게 못 하는 게 일렉 기타라서. 통기타는 칠 수 있어도 일렉은 몰라서 요즘 배우고 있는데 살짝만 다르게 잡아도 소리가 이상해지고 엄청 섬세해요. 개인적으로 밴드 악기 중 일렉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일렉 사운드 직접 쳐서 작업물에 녹이는 게, 그 수준이 될 정도로 잘 치고 싶은 게 일단 목표예요. 나중에는 기타 솔로 연주도 하고 싶어요.
GQ 수치 10을 목표점으로 현재 실력은 어느 정도예요?
HK 0점입니다.(웃음)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데 금방 갈 겁니다, 목표 지점까지.

범규 BEOMGYU

범규의 블랙 울 트윌 재킷, 코튼 코듀로이 베스트 톱 가격 미정, 모두 디올 맨.

GQ 범규 씨가 하늘에서 뭘 봤다면 그건 뭘까요?
BG 새요.
GQ 문득 새가 떠오른 이유는요?
BG 저는 종종 하늘을 보는데요, 그때마다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를 보면서 좀 위로를 얻기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도 자유로워진 것 같고요. 그래서 새가 떠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GQ 자유롭고 싶군요!
BG (웃음) 네, 가끔은요. 그런데 제가 한 달 동안 자유로워봤는데 막상 또 완전한 자유가 주어지니까 어떤 틀 안에서 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이 나쁘지 않습니다. 좋습니다.
GQ 종종 하늘을 올려다봐요?
BG 네, 제가 몇 주 정도 하늘을 안 봤더니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안 봐야지, 했던 게 아니라 정말 볼 일이 없었어요. 근데 그때 느꼈어요. 괜히 생각도 깊어지고, 리프레시도 안 되고요. 그러다가 몇 초 정도 하늘을 봤는데 순간 깨끗해지는 거죠. 순간이지만 고민도 싹 잊게 되고요. 그래서 다시 ‘하늘 보기’ 하고 있어요. 한번 해보세요. 정말 좋아요.
GQ 범규 씨 성격은 어떤 편이에요? 지금 하늘 이야기할 때 제가 느낀 건 잠잠하다, 차분하다였는데 맞아요?
BG 네, 그런 것 같아요. 마음가짐도 비슷해요. ‘어차피 다 지나갈 텐데’가 제 주된 태도예요.
GQ 단단한 태도를 가졌군요.
BG 이렇게 생각하면 좋더라고요. 정서적으로 더 건강해지는 느낌도 들고요. 그러니까 지금 아무리 힘들고, 지치고, 감정이 바닥이고, 급기야 화까지 나도 이 한마디면 모든 게 잠재워지니까요.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하고요. ‘너무 진심이지 말자’. 감정이 불안정하고 부정적일 땐 특히. 그 감정이 다 지나가면 후회가 남을 게 뻔하니까요.
GQ 이렇게 바른 범규 씨도 어떤 일탈을 해본 적 있어요?
BG 마음속으로는 항상 하는 것 같은데요?(웃음) 실천을 안 할 뿐이죠.
GQ 실천까진 왜 안 해요?
BG 후회할 걸 아니까요. 그러니까 일탈이 전부 나쁜 게 아니라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건 아마도 제가 엄청 즉흥적이었기 때문에 그래요. 즉흥적으로 뭔가를 했을 때 늘 자책했던 것 같거든요. 지금은 생각을 차곡차곡 잘 정리한 후에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고요.
GQ 범규 씨가 가진 많은 달란트 중 변치 않았으면 하는 게 있다면?
BG 아날로그.
GQ 아날로그요?
BG 엄청 좋아해요. 옛날 음악도, 필름 카메라도, 라디오도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이유 없이 끌리는 거죠. 그래서 언젠가는 이런 생각도 했어요. ‘하늘에 별이 엄청 잘 보일 때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내가 우리 엄마, 아빠 세대에 태어났으면?’
GQ 범규는 하늘을 좋아하네요.
BG 그러게요. 그런 것 같아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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