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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인 줄 알았던 이것, 알고 보니 심각한 피부질환

2025.03.31조서형, Dean Stattmann

화농성 한선염은 여드름으로 오인될 수 있다. 차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Kelsey Niziolek

여드름은 가장 흔한 피부 질환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직접 겪었거나, 적어도 주변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일 의대에 따르면, 여드름은 주로 10대와 젊은 성인에게 발생하며, 12세에서 24세 사이의 약 85%가 영향을 받는다. 여드름은 모든 연령대의 남성과 여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40대 남성의 12% 이상이 여드름을 경험한다.

여드름이 워낙 흔하고, 증상이 다양하며 심각도와 형태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피부 질환이 여드름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여드름이 다른 질환으로 착각될 수도 있다. 문제는, 비슷해 보이거나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도, 실제로는 전혀 다른 질환일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더 심각한 상태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완전히 다른 치료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여드름이 난 적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데 성인이 되어 갑자기 생겼다면 이는 박테리아 모낭염일 수 있습니다.”라고 마운트 시나이 피부과의 임상 강사이자 보드 인증 피부과 전문의인 기브란 셰이크 박사는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여드름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이는 곰팡이 모낭염이나 심지어 주사(rosacea)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혹은 더 심각한 질환인 화농성 한선염(hidradenitis suppurativa)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셰이크 박사는 덧붙인다. 화농성 한선염은 자가염증성 질환으로, 여드름과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치료하지 않거나 여드름으로 오진하여 잘못된 치료를 받을 경우, 극심한 낭종성 발진과 복잡한 흉터를 동반하는 고통스러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자기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환자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접촉성 피부염이나 더 심한 염증 반응, 혹은 상태 악화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그게 여드름이 아니었기 때문이죠.”라고 보드 인증 피부과 전문의이자 Epoch Dermatology의 원장인 니콜 리 박사는 말한다.

좋은 소식은, 화농성 한선염은 만성 질환이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이 존재하며, 조기에 발견하면 관리가 훨씬 쉬워진다는 점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즉시 피부과를 방문하세요. 기다리지 마세요.”라고 리 박사는 조언한다. 다음은 당신의 ‘여드름’이 사실 화농성 한선염일 수 있는 세 가지 신호다.

❶ 특정 신체 부위에 발생한다

“첫 번째로 살펴봐야 할 것은 병변이 나타나는 신체 부위입니다.”라고 셰이크 박사는 설명한다. 화농성 한선염과 여드름은 모두 모낭이 막히거나 폐쇄된 부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두 질환 모두 모낭이 존재하는 부위에서만 나타난다. 하지만 화농성 한선염은 더 제한된 부위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심한 낭종성 여드름과 비교했을 때도, 화농성 한선염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발생 부위입니다.”라고 리 박사는 말한다. “여드름은 주로 얼굴, 팔, 가슴, 등에 생깁니다. 반면, 화농성 한선염은 피부가 접히고 땀이 많이 나는 부위, 즉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에 주로 발생합니다. 어떤 환자는 목 뒤쪽에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증상이 피부와 피부가 맞닿는 마찰이 많은 부위에 나타난다면, 이는 화농성 한선염일 가능성이 높다.

❷ 면포가 없다

여드름이 있는 경우, 블랙헤드(개방 면포)와 화이트헤드(폐쇄 면포)가 흔히 동반된다. “물론 낭종성 여드름만 존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여드름은 다양한 형태의 병변을 동반합니다.”라고 셰이크 박사는 설명한다. 반면, 화농성 한선염은 주로 피부 아래에서 결절(nodule)과 낭종(cyst) 형태로 나타난다. “여드름도 모낭과 관련된 질환이지만, 그 과정이 주로 피부 표면에서 일어납니다. 블랙헤드나 화이트헤드가 보이거나, 피부 표면에 돌기가 나타나는 식이죠.”라고 셰이크 박사는 설명한다. “하지만 화농성 한선염은 그 과정이 대부분 피부 아래에서 진행됩니다. 깊고 통증이 있는 낭종이 두 질환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지만, 만약 어떤 사람이 ‘저는 블랙헤드나 화이트헤드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어요. 오로지 깊은 결절들만 있어요.’라고 말한다면, 그리고 그 병변이 전형적인 여드름 부위가 아니라면, 저는 의심해볼 것입니다.”

❸ ‘네트워크’ 형태의 흉터가 남는다

여드름은 피부의 여러 부위에 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개별적인 병변들로 구성된다. 즉, 손가락으로 만졌을 때, 하나의 돌기가 끝나고 다른 돌기가 시작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화농성 한선염도 처음에는 이렇게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낭종들이 서로 연결되어, 피부 아래에서 흉터 조직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우리는 ‘이제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치료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라고 리 박사는 말한다. 낭종이 터지면 ‘동굴길(sinus tract)’이라는 통로가 형성됩니다. “이것은 피부에 작은 구멍이 생겨 고름이나 피가 배출되는 현상입니다.”라고 셰이크 박사는 설명한다. 여드름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화농성 한선염에서는 터진 낭종들이 서로 연결되어 피부 아래에서 흉터 조직 터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흉터 조직은 점점 복잡한 네트워크를 이루게 된다.

“여드름 흉터도 분명 존재하고, 우리는 이를 자주 접합니다. 하지만 동굴길 형성과 같은 흉터 조직 네트워크는 화농성 한선염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여드름이 이렇게 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셰이크 박사는 말한다.

Dean Statt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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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sey Niziolek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