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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몇 번 운동해야 할까? 전문가가 찾은 해답

2025.04.10조서형, Tom Ward and Olivia Vaile

달리기 거리를 늘리거나 근육량을 늘리려는 목표가 있어 몰두하다 보면 욕심이 생겨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쉽다. 전문가들의 조언으로 밸런스를 맞춰보자.

‘일주일에 얼마나 자주 운동해야 할까?’이런 질문은 운동을 시작하면 으레 따라온다. 새 운동화를 사고 마음에 드는 운동복을 꺼내어 입으며 헬스장에 열심히 다니게 된다. 몸이 가벼워지고 활력이 생기며 쉬는 날에도 칼로리를 더 소모하려고 달리기를 하기도 한다. 효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하면 금방 헬스장에 열심히 다니게 되고, 쉬는 날에도 칼로리를 더 소모하려고 밖을 뛰기도 한다. 무엇보다 효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모든 게 무너진다.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이렇게 많은 운동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고, 번아웃을 피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부상이 생기거나 식단이 흔들리거나, 의욕이 떨어지는 등, 운동 초반에 무리하는 것은 대부분의 운동 계획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다면 근육을 키우기 위해 일주일에 얼마나 자주 운동해야 할까? 도대체 얼마나 자주 해야 ‘과한’ 것일까?

번아웃을 주의하라

오랜만에 헬스장에 돌아온 경우,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 아프고 뻐근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이런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근육통을 느끼는 걸 운동의 증거처럼 생각하고, 그 느낌이 사라지면 다시 운동해도 된다고 착각하지만, 그건 번아웃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라고 2019년 그레이터 런던 PT 오브 더 이어 수상자인 퍼스널 트레이너 로버트 어틀리는 설명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계와 중추신경계를 모두 사용하게 됩니다. 중추신경계는 쉽게 말해 우리 몸의 ‘처리 칩’입니다. 컴퓨터가 과부하로 다운되듯, 신경계도 과도하게 사용되면 작동이 멈추고, 기분 변화, 피로, 수행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회복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휴식입니다.”

휴식을 계획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유명인 트레이너 마이클 바는 “번아웃의 초기 신호를 무시하면 만성피로, 회복불능, 코르티솔 증가에 따른 수면장애, 체중 증가, 면역력 저하, 운동 수행력 감소, 부상 위험 증가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왜 쉬어야 하는가

운동 효과가 눈에 띄기 시작하면 쉬지 않고 계속 달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몸 상태가 괜찮다고 해도 번아웃은 서서히 쌓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휴식만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디로드 위크’라 불리는 헬스장 휴식 주간은 번아웃을 예방하고 동기부여를 증가시키며, 장기적으로 꾸준한 운동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라고 더 피트니스 그룹 디렉터 스티븐 딕은 말한다.

휴식 주간이 성과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되는가? 딕은 연구 결과를 인용해 “1주일간 쉬는 것이 오히려 이후 운동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휴식은 근육 성장과 회복을 도우며, 기존 루틴에서 정신적으로도 쉬어갈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딕은 나이나 운동 강도에 따라 약 10주마다 1주일간 휴식을 계획할 것을 권장하며, 어틀리는 8~12주에 한 번은 반드시 휴식 주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는 완전한 휴식일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몸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을 시작한 첫 1년 동안이라도 1주일간 쉬는 것이 장기적인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동기부여를 회복하고 회복할 수 있다면 반드시 쉬어야 합니다.”라고 딕은 덧붙인다.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에 따라 에너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바는 “난포기에는 회복이 빠르고 강한 운동이 가능하지만, 황체기에는 피로가 증가하고 회복 속도가 느려져 더 많은 휴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근육을 키우려면 일주일에 몇 번 운동이 적당할까?

근육을 키우는 데 있어서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은 ‘점진적 과부하’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즉, 근육에 점점 더 많은 부담을 줘서 근육이 성장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흔히 ‘지연성 근육통(DOMs)’이 따라온다. DOMs는 운동 후 최대 3일 후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딕은 “초보자의 경우 주 3일은 반드시 휴식하고, 최대 4일까지만 헬스장에 가야 근육 회복 시간이 확보된다”고 조언한다. 이는 스포츠 의학 저널에서도 지지하는 내용이다.

체중 감량을 위한 운동 빈도는?

체중 감량이 목표라면 규칙이 조금 다르다.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정확한 헬스장 횟수나 휴식일 수는 없습니다.”라고 딕은 말하며, 체중 감량엔 결국 칼로리 조절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일주일에 헬스장에 네 번 가는 게 감량에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는 근력 운동이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운동을 잘 소화하려면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유산소 운동은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

유산소 운동은 다양한 형태가 있다. 예를 들어, 러닝은 자전거 운동보다 충격이 크지만, 트레일 러닝은 러닝머신이나 도로에서 뛰는 것보다 덜하다. 따라서 유산소 운동의 빈도는 목표, 능력, 기존 부상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면, 운동 경력에 따라 휴식일 수가 달라집니다.”라고 딕은 말한다. “러닝이 처음이거나 오랜만이라면 주 23회 달리는 것으로 시작하고, 이후 점차 주 45회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이때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급고급 러너라면 주 34회 러닝과 주 1~2회 헬스장 근력 운동을 병행하라고 딕은 추천한다. 거리나 속도는 개인의 체력에 따라 다르며, 짧고 쉬운 운동 여러 번이 긴 고강도 운동 한 번과 같을 수도 있다.

액티브 리커버리의 장점

휴식일은 체력을 재충전하는 시간이지만, 완전히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상 중이거나 매우 피로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포인트는 ‘가벼운’ 운동이다. “액티브 리커버리는 혈류를 촉진하고 근육통을 줄이며 회복 속도를 높이는 저강도 움직임을 말합니다.”라고 바는 설명한다. “몸을 움직이면 젖산을 배출하고, 관절 가동성을 유지하며, 운동 사이에 정신적 집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바는 “가벼운 조깅, 요가, 수영, 산책” 등을 좋은 적극적 회복 운동으로 꼽는다. 단, 끝났을 때 피곤하지 않고 상쾌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최대 심박수의 30~60% 수준에서 심박을 유지해야 혈액순환을 촉진하면서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내 한계는 어디까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건 운동의 재미 중 하나다. 하지만 고강도 운동과 번아웃 사이의 균형을 잡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휴식일과 디로드 주간을 제대로 계획한다면, 운동할 때마다 최대치를 가까이 밀어붙일 수 있다. 단, 80/20 법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바는 “운동 세션의 80%는 중강도, 20%만 고강도로 구성하라”고 조언한다. 이 구조는 장기간 운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영양 섭취도 매우 중요하다. “체중 1kg당 단백질 1.6~2.2g을 섭취하고, 회복을 위한 충분한 칼로리도 먹어야 한다”고 바는 말한다.

번아웃 감지를 위한 웨어러블 사용법

과훈련의 신호를 잘 파악하지 못하거나, 신호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면, 몸에 추적 장치를 차는 것이 정답이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바는 웨어러블 기기를 “회복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번아웃 방지의 게임 체인저”라고 부른다. 심박수, 수면 상태, 기분, 에너지 등을 통해 회복 부족을 측정할 수 있다. 바는 심박수 변이(HRV)를 측정하라고 추천한다. HRV가 낮다면 회복이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다. 수면 측정을 위해서는 핏빗(Fitbit)이나 가민(Garmin)을 추천하며, 렘수면과 깊은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번아웃이 의심된다고 말한다.

다양한 운동을 섞자

한 가지 운동 방식에만 몰두하면 금세 지치거나 부상을 입기 쉽다. 아니면 단순히 지루해서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스쿼시, 클라이밍, 수영 같은 스포츠를 루틴에 추가하면 운동 목표에 활력을 줄 수 있다. 번아웃은 전문가에게도 찾아온다. 헬스장 생활 20년차인 어틀리도 최근엔 크라브 마가(Krav Maga)를 배우기 시작했다. “헬스장에 하루 종일 있어야 하는 입장인데, 솔직히 재미도 없고, 운동 강도도 유지가 안 되더라고요.”

딕은 “다양한 운동을 섞으면 운동에 대한 흥미와 동기부여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이틀 동안 스쿼시와 자전거 타기를 하면서 활동한 후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돌아가면, 헬스장이 다시 재미있어집니다.”

하이브리드 트레이닝은 운동 루틴에 변화를 주는 좋은 예시다. 다양한 운동을 섞음으로써 여러 근육 그룹을 자극하고, 정신적으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장기적으로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트레이닝은 다양한 에너지 시스템을 자극하기 때문에 특정 부위를 과부하하는 일이 없습니다.”라고 바는 설명한다. 또한 그날의 컨디션에 맞춰 유연하게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유도 생긴다. “에너지가 낮은 날엔 가벼운 유산소, 에너지가 높은 날엔 무거운 중량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딕은 휴식 주간에는 스트레칭과 가동성 운동 외에도 영양 상태나 수면 패턴을 점검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래도 헬스장에 가고 싶다면, 세트 수를 50% 줄여서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렇게 하면 운동 욕구는 해소하면서도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정말 필요한 건 몸과 마음을 위해 그냥 한 주 동안 발 뻗고 푹 쉬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

Tom Ward and Olivia Vaile
출처
www.gq-magazine.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