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료가 필요할까? 치료가 오히려 기분을 나쁘게 만들 수도 있을까? 비용은 얼마나 들까? 치료에 대해 가장 많이 검색된 질문들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한 번도 치료실에 가본 적이 없다면, 이 모든 것이 꽤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혹시 치료사가 내가 깊숙이 묻어둔 마음의 어두운 부분을 파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치료 후 완전히 다른 성격이 되어버리면? 치료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이래저래 수많은 걱정이 따라온다. 다행히 치료의 목적은 뇌를 완전히 재프로그래밍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적인 상황에 더 잘 대처하고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언제든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사를 바꿀 수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의 주체는 바로 당신이다.
물론, 치료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는 잘 입증되어 있다. NHS 디지털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불안 및 우울증으로 심리 치료 과정을 마친 환자의 절반 이상이 회복을 경험했다고 보고하였다. 브리스톨 대학교의 또 다른 연구는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우울증 환자에게 인지행동치료(CBT)가 특히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또한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고자 하는 욕구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장기 심층 심리치료(정신역동 치료)가 매우 유익하다는 증거도 있다. 어떤 종류의 치료를 선택할지는 당연히 치료를 받는 이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치료는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처음 치료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을 것이다. 시간을 들여 구글 검색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다양한 경험을 가진 심리치료사들에게 비용부터 나에게 맞는 치료사를 찾는 방법까지 치료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작년 가장 많이 검색된 치료 관련 질문들
내가 정말 치료가 필요한가?
치료 비용은 얼마인가?
나에게 맞는 치료사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어떤 종류의 치료를 받아야 할까?
치료 효과는 언제부터 나타나는가?
치료가 오히려 나를 더 힘들게 만들 수도 있는가?
치료가 내 인간관계에 도움이 될까?
치료 후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까?
언제 치료를 그만두는 것이 좋을까?
치료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내가 정말 치료가 필요한가?
기분이 대체로 괜찮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고 있다면, 굳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영국 심리치료협회(UKCP)의 심리치료사이자 대변인인 드와이트 터너 박사는, 치료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좋은 방법은 ‘대체로 행복한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시간에 만족감을 느끼는가? 그렇지 않고 행복한 순간이 드물거나 거의 없다면, 이는 스스로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치료는 슬픔, 변화, 정체기 등 어려운 시기에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터너 박사는 “예전에는 친구나 커뮤니티를 통해 문제를 잘 해결했지만, 지금은 그런 지지 구조가 사라졌거나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사람과 함께 앉아보아야 할 시기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치료 비용은 얼마인가?
치료 비용은 매우 다양하다. 영국에서는 NHS를 통해 무료로 말하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만 18세 이상이며 잉글랜드에 거주 중이라면 NHS 웹사이트에서 직접 치료를 신청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 거주 중인 경우, 의사(GP)를 통해 의뢰해야 한다. 가능한 치료 방식은 거주 지역에 따라 다르며, 상담사와의 초기 평가를 먼저 받게 된다. 다만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NHS에 따르면, 환자의 75%는 의뢰 후 6주 이내에 첫 진료를 받으며, 95%는 18주 이내에 첫 진료를 받는다. 따라서 한 달 이상 기다릴 수도 있다.
사설 치료의 경우, 대부분 주 1회 1시간씩 진행되며 세션 단위로 비용을 지불한다. DBT London 설립자이자 UKCP 인증 심리치료사인 제이슨 워드는 “영국에서 치료 세션은 보통 1시간에 40파운드에서 150파운드까지 다양하며, 치료사의 경력과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반적인 정신 건강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소득에 따라 요금을 조정해주는 치료사도 많으므로 예산에 맞는 옵션을 요청하는 것도 좋다. 또한 일부 고용주는 직원 지원 프로그램(EAP)을 통해 무료 혹은 저렴한 치료 세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나에게 맞는 치료사는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적절한 치료사를 찾는 건 데이트와 비슷하다. 결국 중요한 건 케미와 궁합이다.” 워드는 이렇게 말하며, 여러 치료사를 만나보며 무료 사전 상담(대부분 제공됨)을 통해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어떤 문제로 도움을 받고 싶은지 먼저 고려한 뒤, 그 분야에 특화된 치료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 추천이나 온라인 리뷰도 좋은 출발점이다. UKCP와 BACP(영국 상담 및 심리치료 협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공인 치료사 목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을 수 있다.
소수자 그룹에 속해 있다면, 자신의 삶의 경험을 잘 이해하는 치료사를 찾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다. 특정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치료사를 찾고 싶다면, 터너 박사는 Pink Therapy(LGBTQIA+ 치료사 디렉토리)나 BAATN(흑인·아프리카·아시아계 치료사 네트워크) 같은 플랫폼을 추천한다.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받을 치료의 종류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강박장애(OCD)에 대한 치료는 분노 조절 문제를 위한 치료와는 다르다. 또한 ‘상담(counselling)’과 ‘치료(therapy)’는 종종 혼용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상담은 단기적 해결(예: 애도 상담 등)을 중점으로 하며, 치료는 장기적이고 반복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다룬다.
워드는 “치료의 세계는 방대하며, 다양한 접근 방식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인지행동치료(CBT)는 부정적 사고 패턴을 깨는 데 중점을 둔 말하기 치료 방식이다. 과거보다는 현재에 집중한다.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예: 경계성 인격장애)에게는 변증법적 행동치료(DBT)가 더 적합할 수 있다.
한편 정신역동 치료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방식으로, 과거 경험을 탐색하며 현재의 행동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여러 치료사는 다양한 치료기법을 혼합하여 사용하며,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환자에게 유용하다. 다양한 치료 방식에 대한 설명은 NHS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치료 효과는 언제부터 나타나는가?
치료가 3회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사람마다 다르다. “치료는 빠른 해결책이 아니라 하나의 여정입니다.” 워드는 이렇게 말하며, “보통 몇 번의 세션 후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하지만, 의미 있는 진전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꾸준함과 개방성이 핵심이며, 자신의 변화에 대해 치료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터너 박사는 “흑인 남성 치료사로서 처음 치료를 받는 유색인종 내담자들에게 치료가 항상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설명한다”고 말한다.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정화하는 과정이 시작되어야 비로소 변화가 생긴다. 그래서 단기 10회 모델이나, 어려운 문제가 있는 경우 정기적인 리뷰를 동반한 장기 치료를 권장한다”고 덧붙인다.
치료가 오히려 나를 더 힘들게 만들 수도 있는가?
간단히 말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대개 일시적인 현상이며 장기적으로는 유익하다. “많은 사람들은 치료가 매번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경험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종종 힘들고 감정적으로 소모되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워드는 말한다.
치료의 핵심은 당신이 회피하거나 억누른 감정과 마주보게 만드는 데 있다. 당연히 그런 감정들이 표면으로 떠오를 때 일시적으로 기분이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바로 변화의 시작이다. 불편함이 없으면 진정한 변화도 없다”고 그는 덧붙인다. 치료 도중 기분이 나빠진다면 그 사실을 치료사에게 털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그 감정들이 왜 나타났는지, 어떻게 다뤄야 할지 함께 다룰 수 있다.
치료가 내 인간관계에 도움이 될까?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 치료는 단순히 자신을 이해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파고든다. 워드는 “자신과의 관계가 나아지면, 자연스럽게 타인과의 관계도 개선된다”고 말한다.
치료는 우리가 가진 방어기제나 소통 패턴을 자각하게 하고, 감정을 더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친구, 가족, 연인 등 모든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터너 박사는 “치료는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우리가 사랑받고 싶어하는 방식과 그 이유도 함께 조명하게 된다”고 말한다.
치료 후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는 당신을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당신을 더 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워드는 “사람들은 치료가 자신을 바꿔버릴까 두려워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더 편안함을 느끼는 쪽으로 변화하게 된다”고 말한다.
치료는 삶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신의 자원을 활용하고, 왜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지를 이해하며, 더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지만, 더 나은 감정 조절 능력과 통찰을 갖춘 당신일 것이다.
언제 치료를 그만두는 것이 좋을까?
“치료는 끝나는 시점이 있는 여정이다. 평생 계속될 필요는 없다”고 터너는 말한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 그만두는 것이 좋은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일부는 단기 목표를 해결하고 나면 그만두는 반면, 어떤 사람은 수년간 꾸준히 치료를 받으며 깊은 자기 성찰을 이어가기도 한다.
치료를 그만두는 가장 일반적인 기준은 ‘더 이상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이다. 예를 들어,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반응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패턴에 빠지지 않게 되었을 때가 그 시점일 수 있다. 치료사와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검토하고, 종료 여부에 대해 함께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치료를 마무리하는 것은 단순히 “이제 안 올게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워드는 “치료사에게 종료하고 싶다고 말하면 대부분은 그 결정에 동의하며, 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한 1~2회의 종결 세션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세션에서는 치료 중 배운 것들을 되짚고, 앞으로 스스로 어떻게 그것을 실천할 수 있을지를 점검한다. 또한 치료사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치료가 끝난 뒤에도 자신감을 갖고 일상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결론: 치료는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치료는 단순히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구든, 어떤 시점에든,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고 싶을 때 받을 수 있다. 때로는 아픈 상처를 마주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더 강해지고, 더 자기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그 모든 여정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