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다. 선택의 기술이다.

기준을 세우자
사람들은 대개 물건을 애매해서 못 버린다. 거의 쓰지 않지만 앞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서 등. 그래서 기준이 필요하다. 단순한 게 좋다. ‘1년간 한 번도 안 쓴 물건’, ‘고장 났는데 고칠 생각도 없는 물건’, ‘비슷한 게 이미 하나 더 있는 물건’. 이 세 가지만 체크해도 꽤 많은 물건이 걸러진다. 특히 잘 모르는 사이에 쌓이는 것들이 있다. 충전 케이블, 프로틴 보틀, 안 맞는 벨트, 고장 난 전자기기 같은 것들. 이 기준에 맞는 건 단칼에 버리도록 하자.
카테고리로 나누기
방 전체를 뒤엎겠다는 마음은 좋지만, 실전에서는 카테고리로 나누는 게 효율적이다. 옷, 책상, 욕실, 주방. 하루에 하나씩만 해도 한 주면 완전히 달라진다. 옷장은 ‘입는 옷만 남기기’, 책상은 ‘필요한 도구만 정리하기’, 욕실은 ‘지금 쓰는 제품만 남기기’가 핵심이다. 특히 옷장 안엔 안 입는 옷이 절반인 경우가 많다. 헬스 갈 때 입겠다고 쟁여둔 티셔츠, 그것도 아니면 잠옷으로 입기 위해 버리지 않은 낡은 옷. 눈에 띄면 바로 처리하자.

사진으로 남기기
물건을 못 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추억 때문이다. 여행 가서 샀던 거니까, 처음으로 월급 타고 산 거라서, 애인과 본 영화 티켓 등. 감정이 붙으면 손이 멈춘다. 이럴 땐 그냥 사진 한 장 찍고 정리하자. 스마트폰에 찍어서 앨범 하나 만들어 두면 된다. 기록은 남고, 물건은 빠진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사진으로 남긴 것 중에 다시 찾아보게 되는 건 거의 없다. 추억은 머릿속과 사진첩에, 공간은 지금 내 방에 남겨두는 게 맞다.
유예 박스를 만들자
당장 버리긴 아쉽지만 쓰진 않는 물건은 ‘유예 박스’에 담아보자. 박스 하나 정해서 날짜를 써두고, 한 달 뒤에 꺼내봤을 때 기억도 안 나거나 손이 안 가면 그게 답이다. 생각보다 버리기 어려운 건 쓰지 않는 게 아니라, 언젠가 쓸지도 모르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 ‘언젠가’는 대부분 오지 않는다. 유예 박스는 결정이 미뤄진 물건을 자연스럽게 걸러주는 똑똑한 방식이다.
비워야 채운다
미니멀라이프는 멋있어 보이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 불필요한 것들에 덜 신경 쓰고,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시작하는 거다. 공간은 결국 선택의 결과다. 방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오늘 하나라도 버릴 수 있다면, 그건 그냥 청소가 아니라 방향 전환이다. 중요한 건 물건이 아니라, 지금 이걸 실행하는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