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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또 뛰어도 무릎이 아프지 않는 방법

2025.04.15.조서형, Phil Hilton

더 빠르게 달리고 무게를 더 많이 드는 것보다 관절 보호가 운동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나는 평생 운동광이었다. 그러나 60세가 된 지금도 언덕을 전속력으로 뛰어오르고, 박스를 뛰어넘으며, 10km를 달리고, 무거운 웨이트를 들어도 관절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스트레칭도 잘 하지 않았고 요가는 질색이었지만, 지금까지는 별 탈 없이 잘 지내왔다.

건강과 피트니스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내 관절이 지금까지 잘 버텨온 이유는 바로 ‘평범함’ 덕분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나는 학교 운동부에 뽑히지도 않았고, 최고가 되거나 기록을 깨거나 한계에 도전하겠다는 욕심도 없었다. 느긋하게 7km를 조깅하고, 벤치프레스 10개씩 평범하게 세트를 반복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게 장기적으로 얼마나 유익한 일이었는지는 전혀 몰랐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의 명예 석좌교수이자 『Back Mechanic』의 저자인 스튜어트 맥길은 사람들이 허리 통증과 관절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대표적인 전문가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뼈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문가인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분야에서 40년 일해온 제 결론은, ‘녹슬지도, 닳아 없어지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즉, 관절을 보호하는 핵심은 움직임을 소홀히 하지도, 과도하게 하지도 않는 것에 있다.

맥길은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몸의 모든 시스템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스트레스를 필요로 합니다. 스트레스는 몸을 자극하여 적응을 유도하고, 적응이 이루어질 때 신체는 더욱 강해집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임계점’이란 게 있어요. 그 임계점을 넘어서면 미세 손상이 축적되어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나 피로골절, 힘줄 손상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이건 몇 년간 지속될 수도 있어요.”

다음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20~30대에 어떤 식으로 운동해야 60대 이후에도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 중 관절을 보호하는 방법

관절을 보호하면서도 근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목표에 맞는 충분한 강도로 훈련하고, 기술적으로 스트레스를 잘 분산시키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골프든 종합격투기든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으로 무게를 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왜 필요한 이상으로 힘을 기르려는가? 굳이 그 ‘스트레스 임계점’을 넘길 필요가 있을까?

맥길은 젊은 남성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요즘엔 소셜미디어 영향 때문인지, 다들 서로를 능가하려고 듭니다. 하지만 그렇게 과도한 훈련을 하다가 허리 통증을 안고 저를 찾아오게 되는 거죠. 자신이 마치 무한한 하중과 반복에 견딜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겁니다.”

자신의 ‘스트레스 임계점’을 찾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가장 먼저는 타고난 체형이다. 손목이 굵고 뼈대가 두꺼운 체형이 있는가 하면, 마르고 가는 체형도 있다. 이런 유전적인 특성은 신체가 감당할 수 있는 부하량에 큰 영향을 준다. “한 사람에게 미세골절이나 관절 손상을 일으키는 하중이,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뼈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도 합니다.”라고 맥길은 말한다.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는 코어 근육, 즉 몸의 중심을 이루는 등과 복부 근육이다.
맥길은 자동차 조립공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이들은 매시간 무거운 짐을 여러 번 들어야 하는 작업자들이었는데, ‘지속 가능한 코어 근육’을 가진 사람들은 더 오랫동안 좋은 자세를 유지했고, 허리 부상도 적었다고 한다. “등 근육이 강한 사람들은 쉽게 피로해졌고, 결국 자세가 무너졌죠. 그냥 등으로 짐을 잡아당겨 버리면서 갑작스러운 부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반면 코어 근육이 강하고 지속력이 있는 사람들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고, 심각한 허리 부상을 덜 겪었습니다.”

달리기를 할 때 관절을 보호하는 방법

수십 년간 가장 우려했던 활동은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라 달리기였다. 별다른 증거도 없이, 나는 오랫동안 포장도로와 산길을 달리다 보면 결국 무릎이 닳는다고 믿어왔다. 러닝 코치 셰인 벤지는 전 세계 엘리트 러너들의 움직임을 연구해왔다. 『The Lost Art of Running』의 저자인 그는 러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멀리 달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달리느냐”라고 말한다.

“잘못된 자세로 달리면 무릎에 나쁩니다. 달릴 때는 체중의 약 2.5배에 달하는 힘이 몸에 되돌아옵니다. 하지만 몸은 항상 스스로를 재건하죠. 어떤 방식으로 손상되는지에 따라요. 제대로 움직인다면, 우리 몸 속의 골세포가 그 부위의 뼈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 줍니다.” 벤지에 따르면, 달리기도 기술이다. 올바른 자세는 의식적인 연습을 통해 만들어지고, 이것이 습관화되면 노년에도 문제없이 달릴 수 있다. 그는 4,000명이 넘는 러너의 움직임을 분석해 보았고, 이 중 84%가 다리를 곧게 펴고 뒤꿈치로 땅을 딛는 ‘힐 스트라이크’ 방식으로 달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충격이 발 뒤꿈치 한 점에 집중되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한다. 벤지는 발 전체가 지면에 평평하게 닿도록 착지해야 하며, 발의 자연스러운 충격 분산 기능을 활용해 체중의 하중을 고르게 나눠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러닝 습관을 바꾸는 데는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바뀐다. “러닝은 머리로 하는 게임입니다. 소프트웨어를 다시 쓰는 거예요. 근육 기억이란 건 없어요. 뇌가 동작을 기억하는 겁니다. 움직임을 반복하면, 패턴도 빠르게 바뀝니다.” 벤지는 자신의 달리기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보는 것이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추천한다.

결론적으로, 헬스장까지도 의식적으로 잘 달려가고, 필요한 만큼만 무게를 들며,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학교 시절 모든 운동부의 주장 출신이지만, 지금은 관절 상태 때문에 유산소 운동은 오직 일립티컬 머신으로만 해야 한다. 물론 그 친구가 럭비 경기의 승리와 패배, 팀워크 속의 짜릿함을 포기하고 나처럼 잘 돌아가는 관절을 택했을지는 모르겠다.

Phil Hilton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