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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제이린드버그가 서울에 펼친 다채로운 비전

2025.04.18.임채원

어느 아침, 스웨디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제이린드버그의 CEO 한스, 디렉터 닐과 대화를 나눴다.

CEO 한스 크리스티안(우), 디렉터 닐 (좌).

GQ 스톡홀름에서의 아침 루틴은 어때요?
HC “음식이 약이 되지 않으면, 약이 음식이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말을 접하고 건강히 살려고 노력해요. 아침 명상 후 달리기나 헬스를 하죠.
GQ 한스 씨에게도 인생을 알려준 스포츠가 있나요?
HC 수상 스포츠와 잘 맞았어요. 별자리도 물고기자리고. 물이 가르쳐준 건 ‘언제든 예상치 못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거예요. 인생의 방향이 없다면 목적지 없이 떠도는 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GQ 항로를 설정한 선장만이 안전한 항구에 닿겠죠. 회사 안에서도 그런 스포츠 정신을 전파하나요?
HC “나쁜 날씨는 없다. 잘못 입은 옷만 있을 뿐.” 중요한 건 자연의 흐름을 이겨내는 태도예요. 우사인 볼트도, 타이거 우즈도 ‘난 이걸 해낼 거’라는 집중력과 결단력이 있었죠. ‘아니오’가 맞는 대답이 아니라면, 저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아요.

키네틱 아트워크를 활용한 1층 쇼케이스 공간.

GQ 서울과 진심으로 교류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이 공간은 브랜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HC 우리의 비전을 실현한 첫 랜드마크예요. 서울은 아시아의 뉴욕 같달까. 이곳에 커뮤니티의 허브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런 시대엔 글로벌하게 생각하고 로컬하게 행동하는 태도가 중요하죠.
NL 최초의 클럽하우스가 놓일 위치를 하이엔드 라벨이 즐비한 거리로 선택한 건 ‘우리는 골프 브랜드를 넘어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서예요. 저희에겐 꽤 큰 도전이었어요.
GQ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요?
HC 에너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했어요. 차분한 휴식의 파란색, 강렬한 활동성의 주황색, 우리가 늘 사용하는 흑과 백. 나무와 타일의 따뜻한 소재. 스웨덴 장인정신과 최신 기술이 어우러진 ‘건물 자체의 경험’이에요.
GQ 브랜드의 모든 에센스가 농축된 집약체네요.
HC 스웨덴 원두도 경험할 수 있죠. ‘Think Global, Act Local’ 철학을 커피에도 반영했어요. 아이디어는 항상 많지만 중요한 건 철학이 깃든 마인드셋이에요. 10년, 5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키 컬러를 적용한 제이린드버그 클럽하우스 서울의 입구.

GQ 클럽하우스 서울은 ‘스펙트럼 하우스’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어요. 어떤 개념이 녹아 있나요?
HC 패션과 스포츠, 글로벌과 로컬 감성, 다양성과 정체성, 스웨덴적인 정서, 이 모든 걸 아우르는 것이 스펙트럼이에요.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 각 층은 서로 다른 에너지를 상징하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경험 중심의 지하층과 쇼케이스 1층에 적용한 ‘Kick’은 에너지 넘치는 시작을, 2~3층의 리테일 공간 ‘Throw’는 운동성을, 4~5층의 VIP존 ‘Dive’는 몰입을 의미해요.
GQ 커뮤니티 역시 서로 다른 에너지의 총체일까요?
HC 역시 ‘스펙트럼’ 개념과 연결돼요. 저희의 고객은 대체로 4050인데, 저는 이걸 공항의 무빙워크처럼 생각해요. 언젠가 끝나는 길 위에서 항상 새로운 사람들이 올라타야 하죠.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커스터마이징, 음악, 예술, 커피숍 같은 요소를 넣었어요.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소속감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

사운드 시스템 등 경험을 제공하는 지하 1층.

GQ 한스 씨가 정의하는 럭셔리는 무엇인가요?
HC ‘시간’. 우리가 지향하는 럭셔리는 고객이 시간을 가치 있게 쓰게 해주는 것이에요. 리테일의 측면에서 이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GQ 그렇다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럭셔리를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HC ‘제이린드버그는 왜 존재하는가?’ 끊임없이 질문하며 브랜드 비전을 명확히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1996년, 골프장의 지루해 보이는 사람들을 바꾸기 위해 골프의 룩을 바꿨어요. ‘사람들을 더 활동적으로 만든다’는 사명을 가지고 진보적이며 에너제틱하고 포용적인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남들과 다르게 시도할 수 있는 용기, 현상 유지에 도전하는 태도. 변화와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가면서요.

사운드 시스템 등 경험을 제공하는 지하 1층.

GQ 골프에서 출발했지만 여러 스포츠로 확장하고 있어요.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법은요?
HC 패션과 스포츠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는 거예요. 스포츠에 항상 패션적인 해석을 더하고 싶어요. 랄프 로렌이 모든 걸 프레피하게 만들었 듯, 우리는 모든 것에 ‘스포티한’ 감각을 입히는 거죠. 상반된 두 요소를 결합할 때 생기는 긴장감이 신선한 창조로 이어지고 이러한 방향성이 있으면 어떠한 작업이든 이 철학을 적용할 수 있어요.

포토그래퍼
오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