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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이 아닌 시계에 뜬 달

2025.04.18.김창규

달의 위상을 나타내는 문페이즈 인디케이터가 큼지막하게!

아놀드 앤 선 루나 마그나 레드 골드

1764년부터 역사를 시작한 스위스의 워치메이커 아놀드 앤 선의 시계 중 가장 유명한 것을 꼽으라면 커다란 문페이즈 인디케이터를 적용한 것들이다. 특히 시간 표시 기능 이외에 문페이즈만을 더한 루나 마그나는 그 어떤 손목시계보다 화려한 문페이즈를 자랑한다. 시계 다이얼의 어두운 부분은 모두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암청색을 지녔다. 소재는 운석. 그야말로 우주를 담고 있다. 시간을 표시하는 다이얼과 달의 밝은 부분은 모두 유백색 오팔을 사용했으며, 문페이즈 인디케이터는 분리된 구의 형태를 지녀 입체적으로 회전한다. 밝은 곳에서 흰색을 띄는 다이얼의 파츠는 모두 야광 처리되어 밤에도 신비롭게 빛나 보는 재미를 극한으로 끌어 올렸다. 아놀드 앤 선은 이 시계를 위해 자체 개발한 핸드와인딩 칼리버 A&S1021을 탑재했는데, 구체의 문페이즈 인디케이터 뒷면과 또 하나의 다이얼식 문페이즈 인디케이터를 케이스백을 통해 볼 수 있다. 문페이즈는 122년간 수정할 필요 없이 정확하게 구동하며, 시계는 총 38점 제작됐다.

브레게 클래식 페이즈 드 룬 7787

브레게 역시 특유의 고전적인 정체성과 잘 어울리는 문페이즈 워치를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남녀 모델을 불문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문페이즈를 만날 수 있지만, 남성용 워치 중 문페이즈 인디케이터가 가장 커다랗고 인상적인 디자인으로 표현된 것은 7787이다. 권위적인 표정을 짓고 있으며, 별에 둘러싸인 달의 모습은 중세의 성화를 연상시킨다. 그랑푀 에나멜로 제작된 순백의 다이얼 위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문페이즈는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591 DRL로 구동하며, 지름 39mm의 케이스 소재는 18K 화이트골드, 다이얼 오른쪽 하단을 차지하는 인디케이터는 파워리저브 잔량을 알려준다.

제라드-페리고 캣츠 아이 셀레스티얼

고대 신화에서도 달은 늘 여성성을 상징했기 때문인지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컴플리케이션 기능으로는 단연 문페이즈가 꼽힌다. 제라드-페리고의 여성 시계 컬렉션인 캣츠 아이 역시 문페이즈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데, 달의 크기가 아놀드 앤 선 못지않다. 지름 35.4 x 30.4mm의 18K 핑크 골드 케이스에는 95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빛나며, 블루 어벤추린 다이얼이 밤하늘을 나타낸다. 하얗게 빛나는 달은 자개, 부채꼴의 디스크에서 움직이며 위상을 나타낸다.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GP03300을 탑재했다.